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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부자되기는 힘들어도 부자가 거지 되는건 한순간이다.
Korea, Republic of 김태산 0 148 2018-10-17 21:14:28

오랜만에 존경하는  독자님들에게 한담을 한번 해보련다.
다름 아닌 나의 초년과 - 말년은 먹을 복이 참으로 없다는 소리다.

1950년대 초에 북한의 산골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나의 어린 시절은 정말 참기

어려운 배고픔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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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 오니 어떤 분들은 50-60년대는 북한이 잘 살았다고 하던데 그것은 북한을 거의

모르는 소리다. 물론 그 당시 북한은 노동자, 사무원들에게 매달 배급을 주기 때문에 죽을

쑤어먹을 망정 굶어서 일을 못나가는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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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을 하면 매달 배급을 주는데 왜 죽을 쑤어먹는가 하고 묻는 분들이 꼭 있기에 좀 길지만

설명을 곁들인다. 
북한 정부는 일하는 어른들에게는 하루에 700g, 중학생은 500g, 인민학생 400g, 환자이거나

일 못하는 노인들은 300g ..이렇게 등급을 갈라서 식량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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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일을 하는 어른들이 많은 집은 700g 짜리가 많으니까 좀 괜찮았지만, 늙은 부모들과

어린 자식들이 많은 집은 모두 300-400g 짜리들 뿐 이니까 매달 식량난에 허덕인다. 어린 학생들도

어른과 같은 양을 먹어대는데 매끼 밥을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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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공급하는 부식물은 소금, 간장, 된장이 전부다. 그마저도 부족하여 집집마다 간장과 된장을

공급받으면 거기에다가 소금을 더 부어서 짜게 만들어야 한 달 동안 먹을 수가 있었다. 지금의

한국처럼 채소, 기름, 고기가 많았다면 국가에서 주는 쌀이 남아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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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그러니 오직 아버지 혼자 일하고 6남매나 되는 자식들 모두 학생이고 어머니 마저 일을

못하는 우리 집에서 ....어린 시절 우리 형제들의 배는 항상 고파 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 할 때까지 점심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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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지금도 전복죽이 맛있다고 먹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못한다.
씁쓸한 도토리를 섞은 밥을 너무 먹어서 지금도 도토리라는 말 자체도 싫다.
북한이라는 사회주의사회에서 보낸 나의 초년은 정말 먹을 복이 없는 눈물겨운 인생이었다.
..................
그러나 중년은 좋은 직업 때문이었는지. 먹을 걱정은 없이 살아온 인생이라 할만하다.
..................
그런데 지금 나의 인생 말년은 한국에서 보내고 있다... 아마도 먹을 것이 넘치는 한국에서 왜

“먹을 복이 없는 말년 인생”이라고 하는가 하고 의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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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
북한은 먹을 것이 없어서 걱정인 나라이고 한국은 먹을 것이 너무 넘쳐서 걱정인 나라다. 이것이

바로 내가 살아본 남과 - 북 두 제도의 큰 차이점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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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은 먹고 싶어도 먹을 것이 없어서 못 먹는 슬픈 인생이었고 - 지금은 맛나고 기름진 먹거리들이

많지만 내 몸을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먹고 싶어도 더는 먹어서는 안 되는 행복한

고통을 느끼는 말년 인생이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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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내가 말년에 먹을 복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투정인 것 같다.
먹고 싶은대로 다 먹으면 아마도 100Kg 을 훨씬 넘어서 걸어 다닐 수도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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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북한에 있었다면 아마 지금쯤은 나의 부모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먹고 살기위해 어느 산골에

가서 도토리를 줍거나 추위에 떨면서 농장 밭에 나가서 이삭이나 시래기들을 줍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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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나의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비참한 삶을 사는 나라로 전락했다.
북한에 있는 형제들을 생각하면 나 혼자 누리는 이 행복이 죄스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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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이란 것을 모르고 사는 남한의 어린이들과 노인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남한 사람들은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이 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땅인지를 잘 모른다. 응당

자기네들이 받을 것을 받은 것처럼 감사함을 전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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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행복과 자유를 지키려는 자들이 점점 사라져간다. 아니 오히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북한을 추앙하는 정치가들과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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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부자 되기는 힘들지만 부자가 거지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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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이나 하자던 글이 마지막에 와서 정치적인 색체를 띠어서 미안 하지만 두 제도를 살아본 경험자들의 호소를 제발 흘려듣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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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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