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硏 "언급 자제…유야무야 가능성" 北 마이너스성장…'생활고 해소' 기대감 낮추나
얍쌉하고 교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출구전략'에 돌입한 모양새다.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이 요원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과시할만한 경제성과 도출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은 김 위원장이 이달 개최한 정치국 확대회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최고인민회의 기간 동안 '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연구실은 "향후 북한이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새로운 경제담론으로 희석하거나 유야무야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016년 제7차 조선노동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처음으로 내세웠다. 공식적인 목표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연평균 8% 성장을 목표로 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당창건 75주년이자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북미 핵협상 교착과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이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국은행은 2017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5%로 추정했고, 지난해는 -5%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제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효과가 확산되는 만큼 올해 성장률은 이보다 더욱 떨어질 수도 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양덕군 온천지구를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연구실은 이어 "북한은 과거 2012년 '강성대국' 진입 실패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목표를 '강성국가'로 하향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외적으로 내세울만한 뚜렷한 발전성과가 없고 주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구호의 톤을 낮췄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강성국가' 구호도 하향조정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강성국가 건설'이 선대의 유훈이라고 강조하며 2016년 신년사까지 이를 빠짐없이 언급해왔다.
그러다 2017년 신년사에서는 '강성국가 건설' 대신 '사회주의 강국건설'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강성국가 건설'은 경제·군사 등 전 분야에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의미하지만 '사회주의 강국건설'은 사회주의 이념수호로 범위가 좁혀진다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또 올해 신년사에서는 "자력갱생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는 것이 우리가 들고 나가야 할 구호"라며 지난해 구호에서 '강국' 단어를 빼고 '사회주의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경제목표를 하향하고 연일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하는 것은 대북제재 및 경제난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주민들의 기대치를 미리 낮추고 불만이 일시에 분출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줄기차게 전진시켜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자력갱생'을 총 27번 언급했다.[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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