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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독립운동이여.!! 04편
Korea, Republic of 돌통 0 20 2020-08-14 13:16:11

***  민생단 사건의 상흔이 북한체제에 남긴 그림자

 

 

민생단 사건은 동만지역 항일투쟁 역량을 거의 궤멸 직전까지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였다. 동만지역의 거의 모든 혁명가들과 대중단체 활동가, 인민들이 민생단으로 몰릴까 전전긍긍하였고, 노련한 경험을 갖고 있던 동만지역 지도간부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조직이 파괴되었다. 

 

동북지역(만주)을 남만과 북만, 동만, 그리고 길동으로 구분할 때 가장 강력한 투쟁역량을 확보하고 있었던 동만지역을 기반으로 한 동북인민혁명군 2군 독립사를 조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동북항일연군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당조직을 개편할 때도 동만성위는 독자적으로 조직하기 어려워 남만성위에 포함되었고 유격대 내의 소위원회를 꾸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민생단 사건 이후 중국공산당은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고 노선 전환을 통해 조중 연대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였고, 이러한 방향 전환에 기초하여 조중인민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민생단 사건의 후유증을 극복해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생단 사건의 트라우마가 완전히 극복된 것은 아니었다. 

 

민생단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90여년에 가까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었으나 현재의 북한과 중국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김일성은 그 후 북한으로 돌아와 북한 정권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고, 민생단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나거나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김일성과 함께 유격투쟁을 벌이다가 북한으로 돌아와 지도적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김일성과 그의 대원들은 북한을 이끄는 지도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 민생단 사건의 상흔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동만지역에서 활동했던 거의 모든 유격대 출신의 사람들이 민생단을 언급하였을 만큼 이 사건의 상처는 깊었다.

 

 그들의 상처는 그냥 아물지 않고 북한이라는 체제의 성격과 운영 방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김일성(북한 정권)의 민족 자주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결코 이 민생단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김일성을 정점으로 항일빨치산 출신들은 이북의 지도세력을 형성했다. 해방 후 이북으로 살아 돌아온 유격대원들의 숫자는 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민생단 사건에 대한 집단적인 기억은 이북의 정치문화의 기본방향을 규정할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민생단 사건은 김일성으로 하여금 조선혁명의 독자성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하여 훗날 이북에서 주체사상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체사상이나 주체노선의 정당성에 대한 평가는 또 다른 문제이지만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시기의 여러 경험, 특히 민생단 사건의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가 왜 그토록 민족 자주성이란 문제에 집착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할 수 없다.

 

한홍구는 “민생단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지도자와 추종자 간의 특수한 인간관계는 김일성을 정점으로 한 이북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힘의 원천이 되었지만, 뒷날 세습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수령 중심의 사회주의를 낳음으로써 민생단 사건의 광기가 남긴 길고도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북은 독자적인 정권을 수립함으로써 민족적 갈등의 가능성을 벗어났지만, 정권 자체가 처한 열악한 환경은 극심한 혼돈 속에서 민생단 사건의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간 간도의 근거지 지도부가 처한 환경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포위된 근거지 특유의 농성심리 속에서 이북은 민생단 사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지도자와 대중의 특수한 인간관계가 가족국가라는 기이한 형태를 낳는 퇴행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백두산을 찾아 모닥불을 쬐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일본 NHK방송 캡쳐) 김일성의 항일유격투쟁은 여전히 북한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초가 되고 있다.

 

2011년 이후 북한 사회를 이끌고 있는 김정은 시대는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와는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고, 북한 사회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은 항일빨치산 시기의 유격대 경험과 그 전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다. 북한은 아직도 체제의 유지와 운영의 기본 골격을 항일투쟁의 혁명전통, 특히 ‘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심단결해야 한다’는 사상에서 찾고 있는데, 그러한 혁명전통의 어두운 그림자의 한 부분이 바로 이 민생단의 상흔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거의 한 세기에 가까운 과거 “간도의 궁벽한 산골에서 일어난 민생단 사건은 아직까지도 이북 사회에 끈질긴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

 

 

  0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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