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교과서들 “한국은 경제 선진국” 극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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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교과서들 “한국은 경제 선진국” 극찬 "첨단산업 크게 발전" "일본도 추격 가능할 것" 경제성장에 관심 많은 나라일수록 자세히 소개 "6·25전쟁 직후였던 1955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5달러로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그러나 2004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000달러(세계은행 기준)로 세계 208개국 가운데 50위를 차지했다. 2006년, 2007년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달러를 넘어설것으로 보이며, 국민총생산(GDP) 기준의 경제 규모로만 본다면 한국은 작년 세계 10위에 오른 경제 대국이다." 외국 교과서들은 이처럼 1950~1960년대 가난했던 한국이라는 동아시아의 신생 국가가 50년 만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사실을 ‘모범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가 세계 34개국 276종의 역사·지리·사회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36.2%인 100종의 교과서가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언급하고 있었다. 이들 교과서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 ‘신흥공업국(NICs)’이라는 용어나 높은 경제 성장률 수치를 제시하며 한국의 경제 발전을 묘사했다. 18.5%인 51종의 교과서는 한국의 경제 성장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정부의 효과적인 경제개발정책,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 외국과의 적절한 경제협력, 기업성장에 도움이 된 아시아적 가치 등이 경제 성장 배경으로 자주 언급됐다. 1997년 외환위기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교과서도 23종(8.3%) 있었다. 외환위기를 다룬 경우엔 대부분 경제위기의 극복 과정까지 언급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쿠웨이트, 폴란드 등의 교과서는 한국 경제에 대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리 교과서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 투자, 총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고도 첨단산업 제품의 비율이 세계 1위이며, 일본과 미국이 그 다음 수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집트의 교과서들은 특집 수준으로 한국을 다뤘다. 예컨대 알줌 후리야사가 발간한 중학교 3학년 지리 교과서 ‘세계 지리학 및 현대 이집트 연구’는 한국의 경제 성장을 3쪽에 걸쳐 소개했다. 하지만 일본은 1쪽, 중국은 채 1쪽이 안 되는 분량을 다루고 있다. 쿠웨이트의 세계사 교과서는 경제 성장의 주요 사례로 한국을 별도의 장(chapter)에서 소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고등학생용 지리 교과서는 새마을 운동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러시아의 역사 교과서는 “한국이 현재는 일본에 10~15년 뒤지고 있지만 현재의 발전 추세로 볼 때 추격이 가능하다”고 적었다. 한국을 아예 개발도상국 수준을 벗어난 선진국으로 기술하는 교과서도 증가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역사 교과서는 “한국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라며 다소 과장되게 소개했고, 태국의 한 사회 교과서는 “한국의 연구개발 지출 비율이 세계 4위 수준”이라며 이를 근거로 한국을 선진국으로 묘사했다. 몽골의 지리 교과서와 폴란드의 지리 교과서는 “한국이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길상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은 “자국의 경제 성장에 관심이 많은 국가일수록 한국에 대한 서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불리한 조건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룬 한국의 사례가 제3세계 학생들에게 교육적 효과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네 마리 용 국가(한국·싱가포르·홍콩·대만) 중에서도 한국에 대한 서술 비중이 높다. 네 마리 용 중 제대로 된 국가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서 제조업·첨단산업 중심으로 골고루 경제를 발전시킨 나라는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일 등 선진국의 교과서도 한국의 경제 성장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만이 아니라 경제 성장의 부작용도 균형있게 다루려는 게 눈길을 끈다. 독일의 한 지리 교과서는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위상을 자세하고 분석하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인터뷰를 덧붙여 산업화의 후유증까지 다루고 있다. 독일 헤센주의 중학교 지리 교과서는 한국 경제 발전의 주역으로서 대기업의 역할을 설명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현대 스토리’라는 제목으로 현대그룹과 설립자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성장 과정을 소개했다. 호주의 고등학교 지리 교과서인 ‘생생한 아시아(Asia Alive)’는 “1960년대 아시아 최빈국의 하나로 여겨졌던 한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매우 강력한 경제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그룹의 발전상에 대해 2쪽에 걸쳐 자세히 소개했다. 호주의 사회 교과서는 한국 경제 성장의 그늘을 설명하면서 농촌 총각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기도 했다. 프랑스의 나탄 출판사가 발간한 고등학교 지리 교과서는 ‘한국과 대만:두 마리 용의 성공’이라는 장에서 성공적인 발전 모델로 두 나라를 다루고, 울산의 현대중공업 조선과 대만 신주(新竹) 산업단지 사진을 실었다. 외국 교과서에서 한국을 잘못 소개한 경우도 발견됐다. 터키의 교육부 출판사에서 나온 고등학생용 ‘국가 지리학’ 교과서의 경우 한국에 대해 설명하면서 ‘무분별한 벌목, 산불 및 병해로 산림이 빠른 속도로 감소되고 있다’ ‘인구의 대부분은 한국인이고 나머지는 중국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돼 있다’ 등 엉터리 설명이 들어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을 곡물·컬러TV·라디오로 기술한 경우나 1인당 국민소득을 4500달러 수준으로 쓴 경우도 있었다. 한국의 기업 중 외국 교과서에 많이 등장하는 것은 삼성, 현대, 대우 등 대기업인데, LG의 경우엔 아직도 많은 외국 교과서가 럭키금성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한국문화교류센터는 오류가 발견되면 출판사와 집필자에게 개정 때 오류를 수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선 이집트와 쿠웨이트를 제외하곤 아예 한국에 대해 서술한 교과서가 없었다. 또 유럽의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의 교과서에도 한국 경제에 관한 서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 인터뷰 |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 “해외에 비쳐진 한국의 이미지가 분단, 북핵, 독재 등에서 놀라운 경제 성장, 문화·역사가 있는 나라로 바뀌고 있다.” 이길상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사진)은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외국 교과서에 한국 관련 내용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는 2003년부터 매년 10억여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외국 교과서 분석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분석 사업은 ▲ 외국 교과서 수집 ▲ 한국 관련 내용 번역 ▲ 오류·문제점 발견▲해당국 교육부·출판사에 의견 전달의 과정을 거친다. 이 소장은 “3년간 84개국 6000여권의 외국 교과서를 수집했다”며 “교과서 개정 주기가 5~10년 정도 되기 때문에 오류 발견에서 수정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오류 교과서의 수정을 요청하고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매년 6~7회 해외 현지를 방문하고 있고, 매년 7~8회 해외 인사를 초청해 1주일씩 연수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초청 대상은 교과서 편집자와 집필진, 외국 교육부 공무원들이다. 초청 후에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한 출판사는 초청 연수 후에 개정한 세계사 교과서에 600여쪽 중 한국 관련 내용을 30쪽 새로 추가하기도 했다. 또 일본해를 동해와 병기하거나 단독으로 동해로 표기하는 교과서도 증가 추세다. 이 소장은 “외국 교과서의 오류를 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관련 내용을 많이 다루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더 노력해야 한국이 세계 위상에 합당한 비중으로 외국 교과서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 교과서 분석을 통해 자국의 이미지 개선 사업을 하는 나라로는 한국 외에 독일·일본 등이 있다. /방현철 주간조선 기자 bangh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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