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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교실3기]말하기강좌 1회 - 국립국어원 황연신 강사

안녕하세요. 이수민입니다. 지난 8월 22일 하나교실 3기 말하기강좌 첫번째 수업 강의내용을 올려드립니다. 이번주에도 지난주에 이어 말하기강좌가 진행됩니다.

* 강사 : 국립국어원 황연신 강사
* 일시 : 2009.8.22 10:00~12:00

약력
-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박사과정 수료
-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 강사
- 서울성모병원 음성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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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번에 뵌 분들도 계시고 새로 오신 분들도 계시네요. 이미 말하기 강좌를 통해서 여러 번 말씀드렸기 때문에 같은 얘기만 계속 하기가 그렇지만, 또 다른 내용으로 다시 시작하기로 그렇네요. 이미 강의를 들으셨던 분들은 복습하는 기분으로 참여해주시고,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잘 따라오시면 될것 같아요.

강좌명이 '말하기 강좌'잖아요. 우리가 말을 잘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말의 의미전달을 잘 하는 사람을 보고 말을 잘한다고 할 수도 있고, 전달하는 내용은 별로인데 발음과 억양이 명료하면 말을 잘 한다고 할 수도 있구요. 딱 제한된 말하기 강좌라고 되어있지만, 말을 잘한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어요.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이나 경험으로 말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제가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는 부분이겠죠. 그런 것들은 본인 개개인의 문제인거죠.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릴 것들은 어문규정에 관한 것들이예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몇 가지의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겠죠. 일단 표준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고 말을 잘 한다고도 할 수 있겠죠. 여러분들, 대한민국에서 표준어가 무엇일까요? (서울말이요.) 과연 서울말이 표준말일까요? 제가 어렸을 때 '서울뚝배기'라는 드라마가 한 적이 있었는데요, 서울이 배경이었는데도 "~했걸랑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럼 저 말이 표준어일까요? 표준어가 아니죠. 서울말이죠. 서울말도 하나의 방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아나운서들이 하는 말이 표준어일까요? 그것 또한 표준어가 아닌 방송언어죠. 그럼 표준어는 무엇일까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요.) 따지고 보면 경상도 말을 쓰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요. 지역으로는 아마 서울, 경기권에서 주로 쓰는 말이겠죠. 서울, 경기권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것 같네요. 표준어의 정의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해요. 하지만 엄연하게 서울말과는 달라요. 딱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표준어는 방송어도 아니고 서울말도 아니예요. 1970-1980년대에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와서 그들만의 언어를 형성한게 계속 쓰이고 있는거죠.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표준어를 사용할 때 말을 잘 한다고 느끼게 되는거죠.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표준어를 안쓴다고 말을 잘 못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억양때문에 더 쎄보여서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경상도 사투리요. 경상도 출신의 아는 선배가 있는데요, 그 선배가 평소에 말할 때에는 굉장히 무섭게 느껴졌어요. 억양 때문이죠. 그런데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얘기해보니까 정말 얌전하게 말을 하는거예요. 억양이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거죠.

우리가 말하는 경상도 말, 강원도 말, 충청도 말들이 있는데요. 표준어를 안 쓴다고 덜 고급스럽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말에서 인상을 느낀다는거죠.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에도 종류별로 살펴볼 수가 있는데요, 우리가 지금 흔히 ‘산’이라고 말하는 것을 예전에는 ‘뫼’라고 불렀어요. 지금은 어떤 말이 표준어일까요?'산'이 표준어죠? '산'은 한자어이구요, '뫼'는 고유어예요. 결과적으로는 '산'이 '뫼'를 이긴거예요. 조선시대에는 '산'과 '뫼'가 공통적으로 쓰이다가 결국엔 '산'이 이긴거지요. 그래서 더 많이 쓰는 '산'을 표준어로 정한 것이지요. 예를 들어, '꽃'을 들어볼게요. '꽃'을 뜻하는 여러 가지 말들이 있을 수 있어요. 경상도, 전라도, 서울 등 각 지역의 말 안에서 '꽃'의 뜻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이 쓰는 말을 표준어로 정한 것이지요. 아까 전의 '산'을 표준어로 정한 것처럼요. 우리가 다시 되돌아가서 '표준어를 사용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적절한 어휘선택을 해서 말을 한다'라는 거예요. 사투리나 '뫼'같은 고어를 쓰면 안된다는 말이죠.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금요일'을 [그묘일]로 발음해야 할까요? 아니면 [금뇨일]이라고 해야될까요? 일부 지방에서는 [금뇨일]이라고 하지만, 서울 지방에서는 일정한 음운규칙에 따라 [그묘일]이라고 'ㄴ'을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발음했기 때문에 [그묘일]로 발음하게 된 것이지요.

제가 여러분들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저번에 인터뷰도 하고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 어떤 말이 서울말이고 아닌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다 인상을 가지고 있죠. 미국의 어떤 학교에서 실험을 했는데요, 영어를 잘 하는 학생과 영어를 잘 못하는 외국학생이 있는데 두 학생의 지적 능력이나 아이큐 수준은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 못해보이니까 다른 능력들도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을 한다는거예요. 인상이 중요한거죠. 아나운서 분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말씀도 잘하시고 발음도 정확하시죠. 그래서 인상이 좋은거예요.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인상이 크게 작용하는거죠.

우리가 북한 말에 대해서 선입견이 있죠? 주변에서 북한 말이 들리면 저도 모르게 쳐다보게 돼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전에 갔던 중국요리집에서 서빙하시는 어떤 분이 외국인 것처럼 보였어요. 하지만, 그런 분들을 보고 '아, 외국사람이구나. 대단하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그렇다고해서 무조건 서울말, 표준말을 쓰라는건 아니지만요. 선입견이나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예요.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남쪽에 있는 사람들은 북쪽에서 오신 분들의 생활양식이나 다름이 있음을 인식하는 시간이 필요한거죠. 서울말, 표준말을 꼭 해야된다는건 아니예요. 그래도 다름을 인식하면서 배워가는 자세로 수업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은 첫 시간이니만큼 맛보기 차원에서 표준어와 표준발음, 외래어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우리나라 말에는 표준어 규정이 정해져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꽃'이라는 단어가 있으면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가 있어요. '부추'가 뭔지 아시죠? 전에 넣어서 먹는거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정구지'라고 불렀어요. 서울에 오니까 '부추'라고 불르더라구요. 그럼 어느 말이 표준어일까요? '부추'겠죠. 가장 많이 쓰이고, 서울·경기권에서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표준어가 된거죠. '봉숭아, 봉선화, 봉숭화' 중에서는 어떤 것이 표준어일까요? '봉숭아, 봉선화'가 모두 표준어예요. '봉숭화'라는 말은 없어요. '간막이, 칸막이'중에서는 뭐가 표준어일까요? 네, '칸막이'겠죠. '간막이'의 '간'은 '間(사이 간)'이예요. 근데 왜 '칸막이'가 표준어가 됐을까요? 발음이 변한거예요. 원래는 '간막이'라고 계속 말하다가 '간'이 발음하기 쉬운 '칸'으로 변해서 '칸막이'가 된거예요. 표준어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잖아요. 이미 발음이 변화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그 발음을 따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발음이 너무 많이 변해서 어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했을 경우에는 발음이 변하기 전의 것을 사용해요. 예를 들어, '아지랑이, 아지랭이' 중에서 무엇이 표준어일까요? 네, '아지랑이'가 표준어예요. 물론 '아지랭이'란 말도 많이 쓰지만 원래 어원과 더 가깝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지랑이'가 표준어가 된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예요. 남쪽에 원래 살았던 사람들도 매우 어려워 하는 문제예요. 이런 표준어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간막이, 칸막이'의 경우에는 발음이 강한 쪽인 '칸막이'를 표준어로 사용해요. 표준어는 발음이 강하거나, 어원을 따르는 경우가 있어요. '동녁, 동녘' 중에서 어떤게 표준어일까요? '동녘'이 표준어죠. '물려받은 재산을 떨어먹었다, 털어먹었다.'에서는 어떤게 표준어일까요? 네, '털어먹었다'가 표준어지요. 발음이 강한 쪽이 표준어예요. '재떨이, 재털이'는 '재떨이'가 표준어예요. 살짝 톡톡 떨어뜨리는 것을 '떤다'라고 발음해서지요. 계속 발음에 대해서 하고 있는거예요. '강남콩, 강낭콩' 중에서는 '강낭콩'이 표준어죠? 원래 어원으로 살펴보면 '강남콩'이 표준어이지만, 발음상 '강낭콩'이 편하기 때문에 강낭콩으로 부르는거죠. '삭월세, 사글세'는 '사글세'가 맞죠. 제가 어렸을 적에만 해도 '삭월세'가 맞았는데요, 바뀌었어요. 발음이 편하게 바뀐거죠. 발음을 따지는지, 어휘를 따지는지를 잘 보셔야 돼요.

"얘가 우리집 처째/첫째야."라고 말할 때, 사이시옷을 써야될까요? 말아야 될까요? 예전에는 순서와 수량을 구별해서 썼지만, 지금은 무조건 사이시옷을 써요. 그래서 '첫째'가 맞아요. "얘가 우리집 두째/둘째야."에서는 어떤게 맞을까요? 네, '둘째'가 맞겠죠. 'ㄹ'이 굉장히 까다로운 발음이예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발음의 편의상 '두째'라고도 많이들 하시는데, '둘째'라고 발음하시는게 맞아요.
"내일이 우리 아이 돌/돐이예요."할 때, 어떤게 맞을까요? 제가 어렸을 적에는 '돐'이 맞았는데요, 요즘에는 '돌'이 맞습니다. 이것도 발음의 편의상 표준어가 바뀐 것이지요. 영어도 어렵지만 우리 말도 굉장히 어렵죠. 예전에는 영어만 중요시해서 영어점수만 요구했지만, 요즘에는 우리나라 말을 너무 모르고 또 어렵기 때문에 한국어 자격증을 요구하는 곳도 많아졌어요. 언어는 계속 바뀌기 때문에 어려운 면이 더 있는거죠.

'오뚜기, 오뚝이'중에서는 어떤게 맞을까요? '오뚝이'가 맞아요. '오뚜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상표명이죠. 그냥 상표명일 뿐이예요. 이게 어원에 따라 오똑하고 서있잖아요. 이게 어떻게 보면, 'ㅗ'라는 양성모음이 'ㅜ'라는 음성모음으로 바뀌고 있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저번에도 말씀 드렸었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했고요."라고 쓰는 것을 저렇게 발음하지 않죠? "~했구요."라고 발음하죠. 이게 더 자연스럽죠. 그래서 '오똑이'보다는 '오뚝이'라는 발음이 편하기 때문에 '오뚝이'가 표준어가 된 것이지요. 발음에 따라서 정해진거예요. '오뚜기'는 단지 상표명일 뿐이예요.

'깡총깡총, 깡충깡충'은 어떤게 맞을까요? 예전에 제가 어릴때만해도 작은 토끼는 '깡총깡총'뛰고, 큰 토끼는 '껑충껑충'뛴다고 배웠어요. 양성모음이 점점 음성모음화 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모음조화 현상이 깨지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요즘에는 거의 다 '깡충깡충'이라고 발음을 해요.

'오손도손, 오순도순'중에서는 뭐가 맞을까요? '모르는 사람들끼리 오손도손/오순도순 정답게 살고 있었습니다.'라는 문장에서는 어떤게 더 자연스러울까요? '오순도순'이 표준어예요. 바뀐거죠. '늦동이, 늦둥이'도 예전에는 '늦동이'였지만 지금은 '늦둥이'로 바뀐 말이죠.

제가 어렸을 때 '삼촌'을 '삼춘'이라고 불렀는데요, 그 때는 일촌, 이촌, 삼촌, 사촌을 잘 몰랐어요. 사촌한테는 그냥 '사촌'이라고 불렀는데 왜 삼촌은 '삼춘'이라고 불렀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 경우에는 어떤게 맞을까요? '삼촌'이 맞는거죠. 발음이 변했다고해도 어원때문에 '삼촌'이 맞아요. 그러면, '부조금, 부주금'중에서는 뭐가 맞을까요? 보통 일반적으로 말할 때는 "너 부주금 냈어?"라고 발음을 많이 하곤하죠. 하지만 '부조금'이 맞아요. 이런 경우에도 발음보다는 어원이 이긴거라고 볼 수 있죠. '안사돈, 안사둔'도 '안사돈'이 맞아요. 하지만 [안사둔]이라고 발음을 많이 하곤 하죠. 언어라는게 일부러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발음하기 쉬운 쪽으로 저절로 변해서 발음되고 있다고 보는게 맞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ㅗ'가 'ㅜ'로 변하는 현상처럼 어떤게 맞다, 틀리다 보다는 전반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게 맞아요.

예전에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 유행했던거 아시죠? 거기서 박신양이 "애기야, 가자."라고 했는데요. '아기, 애기'중에서 어떤게 맞을까요? 이 경우에는 '애기'가 맞아요. 모음삼각도를 보시면, 앞뒤와 높고낮음을 볼 수 있으실거예요. '아'는 약간 낮지만 앞부분에 있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리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래 아'가 있었죠. 그러면 입의 뒷쪽과 아랫쪽에서 발음되는 '아래 아'는 어떻게 발음이 될까요? 제가 추론을 해보면, '아래 아'가 사라졌다는 것은 그 발음을 쓰는 사람들이 늙어서 죽었거나 쓰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뜻하죠. 아래에서 나는 발음이었겠죠. 제가 계속 말씀 드리지만, 발음은 쉽게 할 수 있는 측면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아래 아'발음은 뒤에서 나는 발음인데요, 발음이 굉장히 어려워요. 'ㅏ'가 점점 뒤로 가면서 어려운 모음이 된거예요. 'ㅏ'발음이 힘들어서 점점 'ㅐ'로 바뀌고 있어요. 노래 가사에서 많이 틀리죠. '바람, 바램'중에서 뭐가 맞을까요? 흔히 '바램'을 많이 쓰곤하죠. 하지만, 이것의 기본형은 '바라다'이기 때문에 '바람'이 표준어예요. "내가 너에게 ~을 바래."는 맞는 문장이예요. 하지만 '바래'의 기본형은 '바라다'이기 때문에 '바람'이 맞는 명사형이예요. 이런 현상을 'ㅣ모음 역행동화'라고 해요. 'ㅏ'가 'ㅐ'로 바뀌고 있는 현상을 말해요. 발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현상이죠.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가 맞죠. '서울나기/서울내기는 상대하지 마세요.'는 어떤게 맞을까요? 이런 경우에는 이미 'ㅣ모음 역행동화'가 진행되어 표준어로 인정됐기 때문에 '서울내기'가 표준어예요.

'미류나무/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있네.'라는 문장에서는 뭐가 맞을까요? 원래 어원상으로는 '미류나무'가 맞지만,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해 '미루나무'가 표준어로 인정이 됐어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미류나무가 맞았거든요. 제 생각에는 두 발음 모두 발음하기는 비슷한것 같은데 말이죠.

'으레/으례 맞다.'에서도 발음상의 문제로 '으레'가 맞아요. '으례'라는 발음은 발음하기 어렵다는거죠.

'너무 나무라지/나무래지 마세요.'라는 문장에서는 '나무라지'가 맞아요. 이건 'ㅣ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예요. 고기를 '상추/상치'에 싸먹는 것은 '상추'가 맞겠죠. '웃몸/윗몸 일으키기'는 '윗몸 일으키기'가 맞겠구요. '웃사람/윗사람'에서는 '웃사람', '웃돈/윗돈'에서는 '웃돈'이 맞아요. 왜냐하면, 대립이 이루어지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져요. 대립이 이루어지면 '위'이라고 쓰고, 대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웃'이라고 써요. 웃어른은 있지만 아래어른은 없잖아요. 웃돈은 있지만 아랫돈은 없어서 그렇게 쓰는거예요. 여기서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이, '윗층/위층'에서는 뭐가 맞을까요? '위층'이 맞아요. '윗몸일으키기'와는 왜 다를까요? 사이시옷은 뒤의 발음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뒤에 거센소리(ㅋ,ㅌ,ㅍ)같은게 오면 사이시옷이 붙지 않아요. '뱀이 또아리/똬리를 틀고 앉아있다.'에서는 '똬리'가 표준어예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시누이가 더 밉다.'에서는 둘 다 표준어예요. '저녁 노을/ 저녁놀'도 둘 다 표준어예요. 둘 다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예요. '서울에 머물게/머무르게 되면 전화주세요'도 둘 다 표준어예요. 준말도 많이 쓰이니까요.

'알타리무/총각무' 중에서는 뭐가 표준어일까요? 이 경우에는 '총각무'만 표준어로 인정이 돼요.

'우렁쉥이/멍게'는 원래 표준어는 우렁쉥이인데요, 사람들이 멍게를 훨씬 더 많이 써서 멍게가 표준어로 인정된 경우예요.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울경기권 말을 표준어로 지정했지만, 다른 지역 방언의 쓰임이 더 많기 때문에 '멍게'가 표준어가 된 것이지요. 그래서 둘 다 표준어로 인정이 됐어요.

또, 우리가 흔히 "저 사람은 너무 주책이다./주책없다."라고 말하죠. 여기서 '주책'이란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을 말해요. 그러면 '주책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 되겠죠. '주책이다'라고 말하면 틀린 말이 되는거죠.

우리가 이렇게 익숙한 것들은 쉽게 알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말들은 표준어인지 아닌지 구별하기가 참 어려워요. 표준어는 발음과 어원에 따라서 규정이 되는데요, 주로 서울·경기권에서 사용하는 말이 표준어가 돼요. 많이 쓰이는 말에 따라서 방언일지라도 표준어가 될 수 있어요.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멍게처럼요.)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 표준어가 되는거죠.

이렇게 토요일 오전에 나오셔서 수업을 듣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요, 주로 어떤걸 배우고 싶으세요? (북한 말투, 억양 등) 억양때문에 고민들이 많으시군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남쪽에 오신 지 10년 이상 되신 분들 계세요? (없었음.) 사투리 교정도 원하시는것 같은데요, 주로 어떤 것들을 원하시는지요? (어휘를 교정하고 싶음.) 주로 표준말과 발음, 억양 등을 교정하시고 싶은 것 같아요. 제가 계속 말씀 드리지만, 어휘나 억양같은 것은 계속 말씀을 많이 하셔야 돼요.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이랑 말을 많이 하다보면 교정할 수 있어요. 아니면 TV를 통해서 교정하는 방법도 아주 좋아요. 드라마 보는거 있으신가요? 선덕여왕에 보면 고현정씨도 발음이 참 좋은것 같아요. 얼굴도 예쁘고 발음도 좋아요. 어린 나이에 대기업으로 시집을 가서 은퇴를 했지만, 결국은 되돌아왔잖아요. 사람은 자기 자리로 돌아오는것 같아요. 다른 배우들 중에서는 심은하씨도 발음이 굉장히 좋아요. 연기도 잘하시지만 발음이 매우 정확해요. 말을 위해서 책이나 다른 것들을 참고하시는 것도 좋지만, 방송매체를 통해서 익히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도움이 되실 수 있어요.

외래어 같은 경우에는 저도 모르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유비쿼터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세요? 예전에는 집에서만 통신이 가능했지만, 요즘에는 집이나 거리, 산, 해외에서도 가능하죠. 어디에서든지 사용이 가능하도록 퍼져있다는 뜻에서 저런 말을 써요.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라고 말하곤 하죠.

'피싱'은 정보를 함부로 가져가는 것을 말하죠. '파일러프로그램'은 뭘까요? 맛보기 프로그램을 말하는건데요, 저도 처음 들어봐요. 우리말이 있고 한자어도 있긴 하지만, 요즘에는 외래어를 너무 많이 써서 어려워요. 이런 어휘들은 익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표준어 발음이나 한글 맞춤법들은 국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한 학기 또는 일 년동안 배우는 내용이예요. 이런 내용들을 제가 수업시간 내에 모두 전달할 수는 없겠죠. 저도 모두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니까요. 외래어나 외국어들은 여러분들께서 스스로 충분히 공부하실 수도 있구요. 가장 어려운건 억양과 발음이죠. 발성 또한 중요하죠. 억양은 정말 어려운 얘기거든요. 발음이 선행이 되지 않고서야 억양을 교정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예요. 억양은 발음이 형성이 되면 그 위에 플러스로 얹혀지는거예요. 발음이 선행이 되지 않으면 억양은 고칠 수 없어요. 억양을 고치면 말이 굉장히 순화가 될 것 같죠? 경상도 사투리의 억양을 고친다고 하면, 그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억양만큼 발음 또한 중요해요. 발음과 억양 모두 함께 공부하지 않으시면 힘들게돼요. 제가 하나교실 말하기강좌를 몇 번 강의하면서 여러분들을 살펴본 결과 발음, 억양 모두 정확하신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어요. 그 분들은 모두 발성이 문제가 되는거였죠. 발성에 관해서 짤막하게 말씀을 드릴게요. 발성은 '울림'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말을 할 때 뒤에 계신 분들이 들을 수 있는 것은 제 목소리가 울려서 들으실 수 있는거죠. 발성이란 것은 울려야 돼요. 내 몸 안 공간에서 울려야 돼요. 입을 벌리고 목젖 부근을 살펴보면 그 뒤에 약간의 공간이 있는데요, 그 부분을 '인두강'이라고 해요. 그리고 입 안을 '구강'이라고 얘기해요. 코 뒤에 있는 꽤 큰 공간을 '비강'이라고 얘기해요. 저 기관들이 적절하게 울려야만 좋은 소리를 낸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제가 몇 일 전에 설악산으로 휴가를 다녀왔는데요, 거기서 락커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어요. 가수 중에 김경호라고 있는데요, TV에서는 잘 몰랐는데 실제로 노래를 들으니 정말 노래를 잘 하는거예요. 하지만 이 가수는 절대로 비강을 사용하지 않아요. 순전히 목과 구강만을 사용해서 소리를 내요. 이런 사람들은 성대(목)를 다치기 쉬워요. 비강을 제대로 쓰는 사람들은 주로 성악가들이예요. 목으로만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코 울림으로 소리를 내서 소리를 내는거죠. 가수 중에서는 양희은씨를 들 수 있겠네요. 본인도 무리가 가지 않게 노래하고, 듣는 사람도 듣기 편하구요. 그래서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편하게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이구요. 반면에 김경호 가수는 시간이 많이 지나면 목이 많이 힘들거예요. 아무래도 양희은씨나 성악가들보다는 목소리가 망가지기 쉽다는거죠.

가장 효과적인 발성법은 구강과 비강을 가장 적절하게 섞어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해요. 저를 포함해서 주변을 살펴보면 주로 비강은 사용하지 않고, 구강만을 사용해서 소리를 내요. 저도 콧소리를 잘 안내죠. 요즘 김대중 전대통령께서 서거하셔서 북한에서 조문단이 왔죠. 그 분들의 발음을 들어보면요, 주로 평양 출신이고 고위직에 계신 분들의 발음은 표준말과 별 차이가 없어요. 가장 도드라지는 소리는 여성분들 중에서 평양 출신이 아닌 분들이신데요, 그 분들은 비강을 사용해서 굉장히 효과적으로 발성을 하고 계신것 같아요. 첫 번째 음절에 강세를 두는 억양을 갖고 계셨구요. 울림소리가 심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굉장히 튀는거죠. 중국어와 타이어의 특징이예요. 중국어는 억양이 관여를 하는 성조어이기 때문에 그래요. 중국어는 억양이 없으면 제대로 전달이 안되죠. 우리나라 말 중에서 어떤 사람이 중국어를 말하면 갑자기 잘 들리잖아요. 요즘 일본인들이 관광을 많이 와서 말을 잘 들어보면 중국어처럼 튀지 않아요. 중국어와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억양만 고친다고해서 모두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예요. 모두가 복합적으로 교정이 이루어져야 하는거죠. 앞에 계신 분이 가장 도드라지는 음성을 가지고 계신데요, 고향이 어디시죠? (함경북도요.) 네, 역시 그러셨군요. 뒤에 계신 분은요? (저도 함경북도요.) 어쩐지 두 분의 발성과 말이 비슷했어요. 좋은 발성을 가지고 계세요. 말을 하실 때 힘을 빼시고, 약간은 맥빠진 듯한 소리를 하시면 될것 같아요. (웃음)

우리나라 말에는 모음과 자음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건 억양을 하기 전에 꼭 하셔야 돼요. 다음 시간에 자음과 모음, 억양까지 순서대로 할 예정이니 꼭 들으시길 바래요. 오늘은 발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할 건데요, 발성은 굉장히 어려운거예요.

제가 봤을때는 북에서 오신 분들의 발음을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이 서로 발성법이 다른것 같아요. 일본도 그래요. 제가 일본에 일 년동안 유학을 다녀왔는데, 저는 한국말은 굉장히 남성스럽게 얘기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일본말은 되게 여성스럽게 한다고 일본인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북한의 발음도 일본과 같은 맥락인것 같아요. 굉장히 여성스러운 발성을 가르치는것 같아요. 또렷하고 명쾌하고 발음이 정확한 발음들을 가르치는것 같아요. 이에 반해서 남쪽의 발음은 약간 낮고, 맥빠진다랄까요. 그런 느낌으로 말씀하시면 될것 같아요. (수강생분들의 말씀: 저도 전화받을 때 신경쓰면서 말하면 북한에서 온 줄 몰라요. 힘을 쫙 빼고 그냥 축 늘어지게 말하면 이상하다는 말을 안하더라구요.) 북쪽의 말은 참 예쁜것 같아요. 발음하는게 참 여성스럽고 예뻐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사람들의 말은 굉장히 닭살스럽고 이상하게 들리도록 방송해준걸 봤어요. 그걸 보고 남한 사람들은 다 말을 저렇게 하는구나 싶었는데 막상 와보니까 아니더라구요.) 그러셨군요. 말을 서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자음, 모음, 억양에 들어가기 전에 앞서서 오늘은 발성에 대해서 잠깐 말씀을 드렸는데요. 한 분씩 돌아가면서 책을 한 번 읽어볼까요? 제가 발음이나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드릴게요.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은 책 보다는 소설책같이 가벼운 책으로 한 번 읽어주세요.

여러분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거의 모든 분들이 비슷해요. 발음도 정확하시고 억양도 비교적 괜찮으신데, 말씀하실 때 뒷쪽의 톤을 높여서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끝을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해보세요.

또, 여기 계신 분들의 고향들이 비슷하셔서 그런지 말투도 거의 비슷한것 같네요. 발음하실 때 의식해서 읽으셔서 더 도드라지게 보이는걸 수도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큰 소리로 자연스럽게 끝을 내리면서 읽어보세요. 입모양이 동그랗게 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구요.

강의 들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다음 시간에는 자음과 모음, 억양을 연달아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예요. 발성만큼 중요한 부분이니까 꼭 참석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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