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나선 교통안전원·식당복무원 중국인에게 물자부족 호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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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국제사회의 잇따른 대북 제재로 한때 북중 교역과 합작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함경북도 나선 지역도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풍성한 한가위를 즐겨할 시기에 북한 주민들은 쓸쓸한 민속 명절을 보낼 처지에 놓였다. 나선을 오가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한때 중국과 수산물 무역으로 막대한 자금을 끌어 모았던 나진선봉 경제특구가 최근 연이은 대(對)조선(북한) 제재로 인해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사업가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수산물 가공 공장을 운영하던 중국인들은 대부분 빠져나간 상황이며, 그나마 남아 있던 봉제 공장의 중국인 관리자들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휘발유 가격이 폭등해 중국인이 운행하는 차량 외에 북한 소속 차량들은 자취를 감춘 상태이며, 북한 보위부는 각종 명목으로 중국인들에게 휘발유 상납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조선 교통안전원이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이동할 때 편의를 봐줄테니 야광봉과 속도검사기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최근 나진선봉 지역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이들에게 필요한 물자 공급이 되지 않은 탓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나선 지역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수산물 시장의 경우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겨 작년 동기 대비 생선이 팔리지 않아 상인들은 울상이다. 나선의 수산물 가공공장과 봉제 공장에서 일하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사람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시장에 나와 명절을 준비하는 주민들도 줄어들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나진선봉에 자주 가는 북한 식당의 복무원으로 일하는 20대 여성의 경우 매일같이 같은 옷만 입고 나와 불쌍해 보였다. 나중에 친해지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복무원이 ‘월급이 적어 옷 살 돈도 없다. 얼마 있으면 겨울인데 외투 하나만 사줄 수 없냐’고 부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복무원이 받는 월급이 중국돈으로 150위안(元, 한화 약 2만 6000원)이라는데 이 돈으로는 먹는 데만 써도 모자란 것”이라면서 “이렇게 어렵게 사는 조선 주민들을 흔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나진선봉경제특구는 괜찮은 편. 이곳에서 50km만 벗어나도 상황은 최악이라고 한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비(인민폐) 50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할 정도로 소득이 적다”면서 “이 때문에 새벽과 야간에 몰래 벼 이삭을 주우러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충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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