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30kg 때문에”…北서 생계비관 자살사건 잇따라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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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로 북한 시장 물가가 널뛰기하고 있고 곡물 작황도 예년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내부에서 생계에 불안감을 표하던 주민 자살 사건이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말 양강도 삼수군에서 강냉이(옥수수) 30kg 때문에 50대 여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소규모로 장사하던 이 주민은 최근 장사가 잘 안 되고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고리대(高利貸)로 꿔먹은 옥수수를 갚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여름에 빌린 강냉이 30kg을 가을에 60kg으로 갚아야 했는데, 수확이 좋지 않고 장사도 변변치 못해서 강냉이 가을(수확)을 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도 갚지 못했다”면서 “강냉이를 꿔준 집에서 매일 같이 독촉하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주민들은 이 여성의 자살사건을 두고 ‘죽기는 왜 죽나, 기를 쓰고 살아서 빚도 갚고 그러다보면 좋은날이 올 수도 있는데’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보이고 있다”면서 “더구나 11월에 결혼할 자녀가 있어서 측은해 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곡물농사가 초봄 가물(가뭄)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장사활동도 침체돼 북한 내 시장 현금유통이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 격한 몸싸움도 가끔 일어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고리대 업자의 과도한 폭행을 비난하는 목소리와 함께 ‘강냉이 30kg와 목숨을 맞바꾼 사건’이라는 소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유사한 사건이 함경남도에서도 발생했다. 함남 허천군의 한 농촌마을에서 생활난을 비관하던 한 주민이 주변 야산에서 시체로 발견됐다는 것. 소식통은 “월동 준비 화목(火木‧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산에 갔던 주민들에 의해 발견된 이 주민은 가족에겐 ‘삼지연 돌격대에 가게 됐다’는 말을 남기고 대충 배낭을 꾸려서 떠났다고 한다”며 “떠나기 전날 식구들과 ‘집 떠나면 고생이니까 그 전에 한 번 잘 먹자’며 특식을 요구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주민은 죽기 전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기 힘들어 더는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었다”면서 “때문에 주민들은 ‘주변이나 당국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일리NK는 지난 9일, 올해 북한 전역에서 지난해에 비해 농사작황이 좋지 않아 곡물 도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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