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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3900원 착한 순대국집…최저임금 받다 식당주인까지
데일리NK 2017-10-23 14:09:49 원문보기 관리자 5584 2017-10-26 22:20:51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5천원짜리 한 장이면 별다른 메뉴 고민없이 푸짐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바야흐로 점심 1만 원 시대가 열렸다.

불경기속에서 저렴한 분식집, 편의점을 제외하고 오천원짜리 한 장으로 제대로 된 점심 한 끼 해결하기 어려운 요즘, 3900원이란 착한 가격으로 사람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음식점이 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소고기순대국’ 주수진(2010년 입국·함경북도 회령) 대표는 “요즘 직업이 없는 사람들도 많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여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갈수록 인건비, 재료비가 올라가겠지만 3900원이란 가격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혼자 온 손님들이 순댓국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을 조용히 비우고 가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할 때가 있는데 이 때가 기분이 가장 좋다”면서 “순이익이 적더라도 단골손님들을 많이 만들어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순댓국엔 보통 돼지 고기가 들어가지만 이 집은 소고기를 넣는다. 이 집의 특징은 진한 국물인데 소고기를 넣어 느끼함은 덜고 담백함을 더했다. 이런 국물 맛을 내기까지 레시피 개발에만 수 백번을 거쳤다. 3900원 판매에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상권 분석도 필요했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한국사람의 입맛, 선호도를 파악한다는 것 역시 결코 쉽지 않았다.

사업준비 기간인 1년 동안 동거동락해 준 은인이 있다고 했다. 주 대표의 은인은 한국에서 몇 십년간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식당을 열기까지 한국인의 입맛, 주변 상권분석, 매출, 메뉴개발 등 모든 것을 함께해줬다고.

과거 주유소에서 2년간 일했을 당시 월급은 120만원. 월급으로 핸드폰비, 보험료 등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게다가 어린 딸의 생활비, 학비부담까지 더해져 언제쯤 허리를 펴는 날이 찾아올런지 고민도 많았다. 주 대표의 절실함을 알아 본 은인은 광명 2호점 개업부터 현재까지 늘 함께해주고 있다.

칠전팔기 정신으로 주변 사람 감동시켜야

주 대표는 정착을 잘하기 위해선 자신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가 잘못되면 누군가가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는 오히려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점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만 유념한다면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자연스럽게 주어진다는 것. 평범한 주유소 직원의 간절한 바람과 노력이 지금의 주 대표를 만들었듯 그의 칠전팔기(七顚八起)는 주변 사람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최저임금에 허덕이던 지난 날도 있었지만 이어 주 대표는 봄 날을 맞이했다.

주 대표는 “많은 탈북민들이 정착을 잘 하고 싶지만 일을 하지 않으려 하거나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면서 “한국에 와선 요행을 찾지 말아야 한다”고 직언했다. 물론 북한에 있는 가족 생각에 방황하는 사람을 여럿 봤기에 그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역시 정착 초기 ‘누가 이 곳에 투자를 했는데 돈을 잘 벌었다’ 등 주변의 달콤한 유혹이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었다면 지금처럼 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쉽게 되는 일은 늘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을 하나 만들더라도 정직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 대표. 손님이 고향을 물어볼 땐 당당히 북한에서 왔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사람이 만든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도 분명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현재까지도 한국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만들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3호점 개업 앞두고 탈북 청년 지원까지

광명시에서 2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주 대표는 현재 3호점 개업을 준비 중이다. 사업 확장의 꿈 보다는 순댓국밥을 창업하고 싶다는 젊은 탈북청년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 체인점 보다는 스스로 꾸려나갈 수 있는 직영점을 늘리고 싶다고 했다. 꿈이 있는 탈북민이라면 언제든 문을 두드리라는 것이 주 대표의 말이다.

손님이 방문했을 때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거나 재방문 손님을 알아봐주는 사소한 일만으로도 착한식당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주 대표. 탈북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개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정신, 정산, 유통 등 매출 유지할 수 있는 비결까지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김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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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용 ip1 2018-05-17 15:35:23

    - 정지용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8-05-17 15: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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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용 ip1 2018-05-17 15: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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