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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올림픽에 나간다고?…선전용 특혜일 뿐”



▲지난 2016년 리우데자니우르 패럴림픽에 참여한 북한 선수단들./사진: 연합뉴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 참가(3월 9~18일)도 확정되면서 북한 장애인 실태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기구했던 북한 장애인들의 삶이 개선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매체는 해마다 12월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청소년들의 공연을 방영하고 있다. 공연장소는 청년들을 결속시키기 위한 각종 행사가 열리는 평양청년중앙회관과 특권층 자녀들을 위한 대표적인 과외교육시설로 알려진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평양시 불구자는 공화국(북한) 위신을 하락한다’며 추방하던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북한 장애인들의 삶 개선?…“선전과는 완전히 달라, 개선 의지 없어”

북한 평양 사회과학출판사가(1992년) 출판한『조선말 대사전』에는 ‘장애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 ‘불구자 : 불구(不具)의 몸이 된 사람’이라는 설명뿐이다. 1998년 장애인을 위해 창설된 기구 명칭도 <조선불구자지원협회>다.

2003년 북한 당국이 ‘장애자 보호법’을 제정하면서 <조선불구자지원협회>는 <조선장애자지원협회>로 개정됐으며 2013년 수정 보충했다. 장애자 용어를 새롭게 규정하고 법을 수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문제 개선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다.

북한인권이 국제사회 이슈로 부각되자 북한 당국은 비장애인은 물론, 장애인들의 인권보장도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강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2년 영국 런던 하계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도 참여했다. 더불어 장애인예술단의 공연을 영국에서 선보이며 세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선전하는 모습과 실제는 얼마나 같을까?

북한 강원도에서 군 복무 중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황지애(가명) 씨는 23일 데일리NK에 “영예군인이라는 증서가 있었지만 배급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시당(市黨) 간부과를 찾아 ‘경노동직장’(장애인들이 일하는 직장) 지도원 자리를 신청했지만, ‘불구’는 간부사업 대상이 안 된다며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 씨는 “당시 20대 꽃 같은 나이에 사랑도 인생의 사치라고 생각했다”면서 “2012년 탈북, 한국에 들어왔는데 ‘불구’가 ‘장관’이 된 기분이었다”고 소회했다. 

평안남도 소식통도 22일 “지금도 거리와 시장에는 목발을 짚고 다니는 영예군인들이 수없이 많다”며 “특류 영예군인들은 해외 지원단체에서 들어온 삼륜차를 공급받고 있지만 일반 영예군인들은 목발도 시장에서, 의족도 함흥교정기구공장에서 사야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선천성 불구는 말할 것도 없고 공장에서 일하다 두 다리가 잘리거나 척추를 다친 노동자들은 삼륜차를 자체로 시장에 주문 제작해야만 한다”면서 “100~200달러에 거래되는 삼륜차를 살 돈이 없다면 그냥 방에서 콕 틀어박혀야 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군에서 훈련 도중 다쳐도 국영기업소에서 일을 하다 다쳐도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개선에 대한 의지가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北, 법제도는 완전히 무시…우대물자 명단에 장애인은 없어”

법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건 아니다. 북한 장애자보호법 제6장 44조에는 “지방정권기관과 해당 기관은 관할 지역의 장애자보호사업실태를 료해(파악)하고 개선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내각 상업성 소속 시 인민위원회 상업부가 관할하는 지역주민 우대물자(복지)명단에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상업국 출신 김은현(가명) 씨는 “상업관리국, 상업부는 정책에 따라 대남활동과 연관된 가족, 5과대상, 영웅 등 지정된 가정에 명절이면 양복지를 비롯해 고기, 기름 등 식품과 쌀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들은 우대물자 공급명단에 포함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평안남도 소식통도 “2010년 공장 전공(電工)이 고압선에 감전되어 팔 하나와 한쪽 눈을 잃은 사고를 당했지만, 공장에서는 경비실 직업만 줬다”며 “개인 돈벌이까지 할 수 없는 전공은 힘들게 연명하면서 ‘불구가 된 나만 불쌍하다’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처럼 법 제도를 무시하고 장애자 복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평양시에선 장애자들 보여주기용으로 추방 안 해…후원금 유도”

물론 평양에서 장애자를 추방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분명히 김일성·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1990년대 중앙당 청년사업부출신 이형운(가명) 씨는 “중앙당에 실무능력이 높았던 간부가 있었는데 장애인 아들을 낳았는데 추방이 두려워 몇 년 동안 비밀에 붙였다. 하지만 아들이 크면서 중구역 중앙당 아파트 밖으로 나가 놀면서 끝내 지방으로 추방됐다”고 소개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추방보다는 선전용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지체로 말실수가 우려되는 장애인의 경우 여전히 추방당하고 있다.  

평양시 소식통은 “이젠 평양시에서 정신 지체아를 제외하곤 육체 불구자를 지방으로 추방시키지는 않는다”면서 “만경대구역을 비롯한 여러 구역에 장애인학교도 개설되어 국제기구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양시 중구역 교구동에 위치한 장애인문화센터는 대동강구역, 동대원구역보다 현대적인 시설로 전해졌다. 탁구, 수영 등 장애인체육지도수업도 있다고 한다. 이곳은 국제기구 참관 시 북한 장애인복지정책을 보여주는 데 핵심시설이다. 이는 장애인을 활용해 국제사회 교류를 통한 후원기금을 마련하면서도 ‘김정은 식 애민정치’를 유도하려는 의도다.

“장애인이 올림픽에 나간다고?…선전에 필요해서 특혜받은 것 뿐”

하지만 평양시에서조차 장애인 간 차별이 심각한 상황이다. 성악, 악기를 배울 정도의 장애학생들은 간부, 돈주의 자녀들로, 일반 주민들은 꿈도 못 꾼다고 한다. 보여주기를 할 필요가 없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는 셈이다.

패널림픽에 참여하는 북한 장애인들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패럴림픽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 런던 때였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주민들은 드물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평양 시민들은 장애인문화센터 존재를 그나마 알고 있어 놀랍지 않겠지만 지방 주민들은 ‘장애인이 올림픽에 정말 나가냐’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방 장애자들은 문화시설은 고사하고 ‘장애인문화센터’ 말조차 모르는 버림받은 존재로 살고 있다”며 “올림픽 선수로 선발된 선수의 부모 직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김정은)선전용으로 특별 배려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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