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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식당 외화벌이 내몰린 평양상업대학생 “올림픽 잘됩니까”



▲실습명목으로 외화벌이에 내몰린 평양상업종합대학 여대생들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북중합영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북한 당국이 일류급 봉사부문 인재를 양성하는 평양시 장철구상업종합대학 여대생들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등지에 위치한 북중합영식당 외화벌이 사업에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 특별취재팀이 최근 직접 현지 식당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이 대학 소속 북한 여대생들은 2학년을 마친 후 반드시 중국 식당에서 2년간 실습을 거쳐야 한다.

또한 북한 당국은 이 사업을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노동자와 비슷하게 자유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월급의 상당부분을 착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은 ‘해외 북한 노동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신규 송출을 중단하고(2371호), 기존 해외 북한 노동자는 계약이 만료되면 송환시켜야 한다고 못 박았다(2375호). 특히 지난해 말에는 북한 노동자를 2년 안에 귀환시킨다(2397호)는 내용도 포함됐다.

때문에 북한 당국이 노동자가 아닌 대학생 파견을 통해 대북 제재를 얼마든지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종일관 여유…“남조선(한국) 술 있습네다, 올림픽은 잘됩니까”

북중 무역의 요충지 단둥시 압록강가에 자리 잡은 식당 입구에는 북한 인공기와 중국 국기가 나란히 꽂혀있었고, ‘평양여성들의 공연이 진행된다’는 대형광고가 고객들을 끌어당겼다.

식당 안에서는 20대 중국의 남여 종업원과 북한 여대생이 함께 있었는데, 고객맞이는 주로 북한 여대생이 책임지고 있었다. 북한 여대생은 주로 북한에서 입던 대학 교복을 입는다고 한다. 설, 추석을 비롯한 전통명절에는 한복을 입는다.

한국인이라고 이야기 했는데도, 북한 여대생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반갑게 맞이하는 여유를 보였다. ‘한국 술 있어요?’라고 물어보자, “한국 술? 남조선 술 있습네다”고 돌려 말했다.

3년 전 지린(吉林)성 북한 식당에서 봤던 여성 종업원들과는 달리 당돌함도 엿보였다. “남조선 올림픽 잘됩니까”라고 먼저 질문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에 가고 싶나요’라는 질문엔 잠시 머뭇거리더니 “네. 가보고 싶습네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10cm 높이 구두를 신고 식당을 오가는 여대생들 중에는 발을 저는 사람도 있었다. 손님 없을 때는 의자에 앉아있으라 했더니 “앉으면 안 됩니다”며 미소를 지었다.



▲10cm 높이 구두를 신고 봉사하는 평양 여대생들의 다리 저는 모습에 편한 신발 신으라고 하자 "치마 입어 안됩니다"고 답했다.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월급 500달러 대부분 착취당해…“2년 후 소량의 외화만 받아요”

메뉴 설명과 주문 모두 중국어로 유창하게 말했다. ‘평양에서 중국어를 배웠냐’ 물어보니 “여기서 (퇴근 후)저녁마다 공부합니다”고 답했다. 퇴근 후 30분간 중국어 집체 학습이 있다는 것이다. 휴일은 월(月)에 한 번이다. 자유외출과 자율복장은 금지된다고 한다.

이들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12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한다. 2년 후 평양으로 귀국할 때 소량의 외화만 받는다고 여대생은 말했다.

이에 대해 단둥시 대북 소식통은 “실습생 명목이지만 중국 측에서는 월급으로 500달러씩 챙겨준다”면서 “다만 직접 주지는 못하고 대학 책임자에게 모두 지불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부대비용은 어떻게 처리하냐는 질문에 “화장품과 생필품은 책임자 동지가 내줍니다”고 답했다. ‘핸드폰을 쓰느냐’고 물었더니 “평양 집에는 핸드폰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선 사용하면 안 됩니다”고 했다. 단 우편은 가능해 부모가 그리우면 평양에 편지를 쓴다고 한다.

“끼가 넘치는 여성가수들도 외화벌이 동원된 상업대학생”

저녁 5시 30분부터 30분가량 식당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평양 대학생들의 공연이 진행됐다. 독창, 독주, 가무, 경음악 등 다양한 무대에 고객들이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들은 딱딱하게 무대에 한정하지 않고 손님들의 식탁 사이사이를 오가며 노래를 불렀다.

김정은 찬양노래 3곡을 빼면 모두 중국 노래였다. ‘전문 예술대학 출신이냐’고 물어보니 같은 평양상업대학생이라고 답했다. 외화벌이에 동원된 셈이다. 대학에서 예술기량이 뛰어난 학생들이 선발되어 해외 식당 공연조로 나온다고 한다.

일류급 평양 대학생들이, 그중에서도 끼가 넘치는 재원(才媛)들이 외화벌이에 내몰려 중국의 일반식당에서 노래하는 모습에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평양상업대학생들이 중국 식당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해외 근무 기회 有”…평양상업대학은 여성들에게 인기

한편 ‘평양상업학원’을 모체로 1970년 9월 발족한 ‘평양상업대학’은 1990년 10월 항일시기 김일성의 작식대원이었던 장철구를 기념해 ‘장철구대학’으로, 1997년 2월 ‘장철구상업대학’으로 개칭했다. 2015년 4월 다시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일류급 대학 서열에 올랐다.

대학에는 상업학부, 사회급양학부, 피복학부, 관광봉사학부 등 봉사부문의 과학기술인재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있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봉사학부의 호텔경영학과와 급양학부의 영양조직학, 호텔경영, 봉사기초, 요리학 강좌들이 신설됐다.

평양상업대학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상업대학을 졸업하면 평양시 고급식당과 외화전문식당, 외국인 전용호텔에 취업이 가능하고, 특히 대외봉사위원회에 소속돼 해외근무 기회까지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양상업종합대학생이 북한 교복을 입고 일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특별취재팀



데일리NK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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