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반 교양서 "탈북자 南서 신문 이불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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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인민반 회의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꽃제비'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거짓 선전까지 동원해 주민들의 탈북을 차단하려 나선 모양새지만, 정작 주민들은 이 같은 당국의 선전을 믿지 않는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한국에 간 탈북자들이 꽃제비가 되어 서울역 등 지하철과 공원 등에서 의자를 침대삼아, 신문을 이불삼아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의 인민반회의가 진행됐다"면서 "나라(북한)에서 남한에 간 탈북자들이 꽃제비라고 해도 믿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당국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보위당국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남한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내주던 (임대)아파트와 정착금도 이젠 다 떨어졌다고 선전했다. 또한 탈북자들이 남한에 가면 합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하게 되면서 싸움이 끊이질 않고, 합숙소를 탈출해 집도 없어 거리를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회의에서 인민반장은 '탈북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죽음을 재촉하는 길'이라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먹는 것이 좀 부족하고 생활이 어렵다고 해도 제집에서 발편잠을 자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의에서 최근 남한과 통화, 탈북 방조, 탈북자 송금 등으로 보위부에 체포돼 처벌을 받은 주민들의 사례가 언급됐다"면서 "'탈북을 계획하고 있거나 탈북할 결심을 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야 한다' '남의 땅에 가서 꽃제비가 되느니 제 땅에서 빌어먹는 것이 한결 편하지 않은가'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믿는 주민들은 아무도 없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일부 주민들은 '꽃제비처럼 집도 없고 돈도 없는데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은 어디서 나 보내는가'며 '처벌사례에서 말한 것처럼 송금 처벌을 받은 사람들 대부분이 탈북자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돈이지 않는가'고 반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고향, 가족과 헤어지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제집이라고 해도 먹을 것을 마련하려는 걱정으로 발편잠을 자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고 하는 말에 결국 회의를 집행하던 인민반장도 반원들의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탈북을 막기 위해 남한 탈북자들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오히려 주민들에게 탈북자들이 북의 가족들에게 송금할 만큼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한 것이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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