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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책, 核에서 인권 중시로, 북정권 붕괴임박 - 강철환
동지회 30 4636 2005-12-08 10:24:32
지난 월 13일 오후 2시 20분부터 3시까지 약 40분 동안 미국의 조지 w부시 대통령과 특별면담을 할 기회가 생겼다. 20여년전 9살의 소년 노예에 불과했던 정치범으로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현직 기자로서 세계를 움직이는 대통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탈북자로서 북한 인민이 겪고 있는 인권 참상에 대해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자리였기에 개인적으로나 탈북자 전체에 큰 희망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부시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건의 한 것은 탈북자문제와 정치범수용서문제이다. 탈북자문제를 우선순위에 넣은 것은 국제사회가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미국대통령이라면 탈북자들 북송 못하도록 중국 설득할 것

부시대통령은 나에게 “당신이 미국대통령이라면 어떻게 북한을 다루겠는가?”고 질문했다.나는 “중국의 胡錦濤후진타오 주석을 설득해 탈북자들의 북송을 막겠다”는 답변을 했다. 미국이 조금만 노력한다면 못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 관계상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고민했던 문제다.

과거 일제 강점기에도 조선인들은 일제의 폭정과 굶주림을 피해 눈물의 두만강을 건너 만주에 정착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2백만 동포들이 그들이다. 일제가 아무리 악독했어도 굶주림을 피해서 떠나는 조선인들을 붙잡지는 않았다.

전쟁없이 통일하려면 수많은 탈북자들 한국에 정착해야

지금 북한에서는 굶주림과 폭정을 피해 그 나라를 떠날 자유마저 주어지지 않는다.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도 중국에서 기다리는 것은 잔인한 인간사냥에 의해 체포돼 포승줄에 묶이어 북송되는 참상이 기다리고 있다.

임산부는 강제낙태, 기독교인들과 접촉했거나, 南韓으로 망명을 시도한 자들은 정치범으로 분류돼 수용소에 수감된다. 과거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을 보면 수백만은 아니더라도 수십만의 탈북자가 대한민국에 정착해야 전쟁 없이 김정일독재 권력을 무너뜨리고 통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

북한당국이 최근 북·중북·중국경을 수용소처럼 봉쇄하고, 탈북자색출에 국가적 힘을 기울이는 것은 체제붕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정부가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북한정권의 평화적 붕괴, 또는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두 번째, 부시대통령에게 제안했던 북한정치범 수용소문제는 사실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다. 현재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상황은 최악의 수준이다. 식량난으로 일반 사회에서도 수백만이 굶어죽는 판인데 정치범수용소는 더 말할 것도 없을 정도로 심각할 수밖에 없다.

여성 정치범에 대한 보위부원들의 강간·성폭행 다반사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력과 중국의 개혁개방 영향을 받아 12개에 달하던 정치범수용소를 5~6개로 통폐합하고 각 도에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정치범들을 수용하고 있다.
북·중북·중 국경지역인 함북 회령, 온성, 종성 일대의 대규모 수용소가 차례로 폐쇄돼 함북 화성, 함남 요덕 수용소 등지로 분산 수용됐거나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비밀 수용소를 만들어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부시대통령이 읽은 「평양의 어항」은 사실 수용소에서도 가장 경한 지역인 혁명화구역의 실태로 정치범들의 씨를 말리는 완전통제구역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완정통제구역인 회령수용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하다가 탈북한 안명철씨의 증언이 현재로선 유일하다.

혁명화구역은 요덕수용소의 일부지역에만 존재하고 다른 수용소들은 일단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나올수 없는 곳이다. 1990년 초에 국제사면위원회(AI)의 충격적인 폭로로 북한최악의 수용소로 알려졌던 승호리정치범교화소가 가장 먼저 폐쇄됐다. 이어 1990년 초 함북 종성일대의 수용소에서 정치범들의 대규모반란이 일어나자 6000여명의 정치범을 사살하고 인근 수용소인 회령수용소로 생존자들을 이송하고 종성수용소를 완전 폐쇄했다고 이 곳에서 근무했던 안명철씨가 증언했다.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북한의 주요 수용소는 함북 화성(16호), 함남 요덕(15호), 함북 청진(25호), 평남 개천지구(14호)와 정확히 확인 되지 않은 2~3개의 수용소가 더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최근 요덕수용소에서 탈북한 김정일의 경호원 출신 이영국씨는 1990년대 후반 요덕수용소의 실상을 폭로한 바 있다. 내가 경험했던 1977~1987년의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집단구타나 고문 등은 크게 늘었고, 식량공급은 줄어들어 영양실조로 죽어나가는 정치범들의 참상이 더 심각했다.

특히 수용소내 기강이 무너져 보위원들의 도덕적 타락이 극심해진 것이 예전과 달라진 또 다른 모습이다. 예전에는 보위원들과 정치범들과의 불륜은 큰 문제로 제기돼 양쪽 다 심각한 처벌을 받았지만, 현재 정치범수용소에서는 여성 정치범에 대한 국가보위부원들의 잔인한 성폭행, 강간도 더 높아졌다.

최근 좌파진영의 한 매체는 내가 부시대통령을 만나면서 다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수용소에 대해서 “수용소의 노래”속의 실상은 15년 전 이야기로 지금과는 다르다는 검증안 된 언측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북한주민들을 취재해보면 국가안전보위부가 운영하는 지하 감옥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고문이 예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손끝에 바늘 꼽고 팔다리 관절 부러뜨리고 고무망치로 머리 때려 죽여

대남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고위 탈북자는 “최근 국가보위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문방법이 더 잔인해져 손가락 끝에 바늘을 꼽아놓는 다든가, 팔, 다리 관절을 부러뜨리는 고문, 비밀 지하실에서 고무망치로 머리를 때려죽이는 잔인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북 청진시에 위치한 국가보위부 지하 감방은 쥐굴처럼 만들어졌는데 거기에 수용됐다가 죽은 사람들은 시체를 꺼내지도 않고 굴속에 암매장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체제가 붕괴되면서 주민들의 동요가 심각해지자 이들을 다스리는 국가보위부의 행위도 점 점 잔인해질 수밖에 없다.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하여, 국가보위부에서 운영하는 지하 감옥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력은 수십만 정치범들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핵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정권교체전엔 절대 해결 안 된다.

나는 부시대통령에게 과거 히틀러 나치수용소에서 수백만의 유태인을 학살할 때, 보여준 국제사회의 무관심이 더 큰 희생을 부르게 됐고, 결국은 수용소해방으로 그 비극은 막을 내렸기 때문에, 인류는 두 번 다시 이런 참상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하며 미국이 더 강력하게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시대통령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미국이 직접 거론하는 것이 바람직한가”고 물었을 때, 지금 당장 문제는 김정일정권을 무너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50년간 김정일의 기만선전에 의해 잘못 알려진 미국에 대한 오해를 북한주민들이 풀지 않으면 더 큰 심각한 문제가 야기됨으로 인권문제야 말로 북한 인민들과 미국의 오해를 푸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시대통령은 아주 일리있는 말이라고 나의 의견을 수긍했다. 미국이 국제사회와 공조해 인권문제를 강력하게 압박할 경우 북한 인민 수십만의 생명을 구함은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자행되던 반인륜적인 고문, 학살도 완화돼 궁극적으로 북한인권개선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핵문제는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부시대통령도 김정일이 쉽게 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고, 핵 포기 대가로 무엇인가를 지불할 의시도 없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체제변화를 이루거나 민주화의 과정이 없이는 근본적인 핵문제 해결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전 노동당비서인 황장엽씨도 김정일의 핵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자주 강조하고 있고 다른 고위탈북자들도 북한의 핵은 정권이 붕괴되기 전에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핵문제로 북한을 압박할수록 김정일은 주민들에게 미국을 비난하는 구실을 찾아 반미반선동에 열을 올리게 되고 결국은 체제결속을 강화시키는 결과만 가져오게 됨으로 인권문제를 강력하게 거론함으로써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미국이 인식할 필요가 있고 이번 대통령 면담 때 이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과거 구소련이 막강한 핵탄두를 보유하고 도 체제가 무너졌듯이 김정일의 핵무기 역시 자유와 인권이라는 강력한 무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정권의 근본적 변화오면 미국은 가장 많은 자금과 식량 제공하겠다.

한국정부는 6월 11일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자평하지만 한국정부에 대한 미국의 인식은 여전히 불안한 것 같다. 김정일정권을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우선 부시대통령이 기독교정신에 기초해 김정일집단과 같은 폭정을 일삼는 세력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신뢰를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는 그 대상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고, 한국정부는 북한 퍼주기가 유일한 대안처럼 미국에 설명하고 있으나 부시대통령은 이런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 김정일이 먼저 신회를 줄 수 있는 행동을 하기 전에는 그를 믿을 수 없다는 게 부시대통령의 생각이다. 이런 점을 한국정부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한미관계의 기본 신뢰는 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부시대통령은 김정일정권과 북한주민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 “ 김정일은 밉지만 주민은 무슨 죄가 있는가?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굶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주민에게 혜택이 되는 대북지원이나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부시대통령은 김정일정권을 통하지 않고도 풍선을 날리는 방법으로 북한인민에게 쌀을 보낼 수 있다는 나의 제의에 관심을 보였다. 또 지난 한미정상회담 때 부시대통령은 노무현대통령에게 “김정일정권의 근본적인 변화가 오면 미국은 가장 많은 자금과 식량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 번째로, 북한을 다루는 전략에 있어 핵문제 보다 인권문제를 더 비중 있게 다를 것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대북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문제가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국정부가 세 번씩이나 유엔에서 결의한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해 기권 또는 불참한 것을 포함, 남북기권 또는 인권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점을 미국은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김정일은 유일한 북 정권유지 자금줄인 남한 이용해 위기돌파를 꾀하고 있다.

네 번째, 부시대통령은 북한핵문제가 대화로 풀어지리라는 기대는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6자회담에 거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부시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독재자는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부시 행정부는 한 국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햇볕정책에 이어 평화번영정책을 추구하는 노무현정부나 한국의 수구좌파는 김정일정권과의 교류만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생각하는 대북관은 본질을 꿰뚫고 있는 반면 노무현정부의 대북관은 북한을 관념론적으로 그 허상만을 바라보고 북한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행동, 즉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인 경제적 압력과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정동영장관이 김정일을 만나고 와서 북한이 6자회담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회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핵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김정일의 의지가 중요한 문제로 미국은 보고 있다.

요즘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무척이나 들먹거리고 있다. 김일성이 일으킨 6.25전쟁으로 수백만의 우리 동족이 총칼을 겨누고 싸웠는데 그에 대한 한마디 사과도 없었고, 또 1990년 후반 북한주민 3백만을 굶겨 죽인 엄청난 죄에 대해서도 아직 우리는 문제제기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김정일·정동영 회담 때도, 인권문제는 고사하고 핵 문제조차 변변히 공식적으로 제기하기 못했다. 핵을 포기하면 큰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한국정부의 메시지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에 왜 관심없는가 라는 진문은 부시가 아니라, 노무현이 미국인에게 했어야

김정일이 정 장관을 면담한 것은 그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단호한 압력과 북한내부가 걷잡을 수 없이 경제적으로 무너지고, 식량문제가 다시 1998년 최악의 상황과 비슷한 정도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구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온 것이다.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 된 것처럼, 어린아이들처럼 기뻐할 일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일반 인민들이 일방적으로 당했다면 지금은 외부의 원조로 연명하는 특권층의 위기이고,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할 경우 김정일체제 붕괴로 직결될 수 있다.

북한정권수명연장의 유일한 자금줄을 대고 있는 한국정부를 이용하지 않으면 독재정권은 유지조차 하기 힘들 정도이며, 한국정부는 체제변화를 원하는 북한인민의 민심을 읽고 대남전략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관리하는 2300백만 인민조차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폭정을 일삼는 독재자와 어떻게 민족공조를 할 수 있으며, 독재정권과 “우리민족끼리”를 들먹이는 수구좌파세력의 행태는 김정일보다 더한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19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식량난이 가장 극심했던 1997년 이전 아사로 사망한 사람들이 100만 명이 넘었다고 증언했다. 그 뒤를 이은 많은 탈북자들은 그때의 참상에 이구동성, 수백만 명이 아사로 죽어갔음을 폭로하고 있다.

6.25전쟁보다 더 참혹했던 1990년대의 참상이 3.8선 이남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남의 일이거나 관심 밖의 문제로 전락해버렸다.
부시대통령은 나에게 “왜 한국인들은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는가? 알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몰라서 그러는가”고 질문했었다.

나는 이 말이 한국의 노무현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왜 미국민들은 북한인권에 관심이 없는가?”고 반문해야 정상이 아닐까 순간 느끼기도 했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이다.

1998년 취임한 김대중정부 이래 한국의 공영방송들은 북한에서 벌어진 엄청난 참사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으며, 특히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눈과 입을 닫아버렸다.

김대중정부가 북한 지원하지 않았다면 김정일 독재는 끝장났을 것

2000년 6.15정상회담의 환호 속에 숨겨진 2300만의 노예들은 한국의 미디어에겐 귀찮은 존재요, 관심 밖의 일이 된 것이다. 때문에 90년대 후반의 참상에 대해 한국국민들이 모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탈북자들은 김대중정부가 북한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김정일정권은 끝장났거나 근본적인 변화를 했을 것이라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한 탈북군인은 1998년 전방군단에서 한 달에 300명의 병사가 굶어 죽어나갔다고 증언했다.

노동당과장급 간부들이 많이 살고 있는 평양 창광거리의 아파트가 정전으로 전기가 끊겼다고 한다. 기차와 역전에는 구걸하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나라는 마비상태에 들어갔고, 주민들은 김정일정권의 종말을 실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부의 지원식량이 물밀듯이 북한에 들어왔고, 군대와 권력기관은 서서히 무너진 시스템을 정비했고, 선군정치라는 해괴망측한 새로운 정치시스템이 북한사회를 지배하게 됐다.

김정일정권은 핵심당원을 포함 500만이면 조국을 통일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 말 뒤에는 나머지 인민들은 죽든 말든 신경 안 쓰겠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2002년 7월 새로운 경제개선조치라는 것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인즉 인민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완전히 털고, 군대와 권력기관만 국가가 책임지고 나머지 인민은 알아서 먹고 살든지 죽든지 관심을 끄겠다는 김정일정권의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의 수구좌파는 이 조치가 마치 북한의 경제변화를 가져오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떠들고 있다. 한국정부와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은 죽어간 300만의 인민과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고, 현재의 지원도 북한주민과는 무관한 일이다. 북한인민들이 남한의 대북지원에 대해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과거 북한인민이 겪었던 참상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1990년 후반에 북한땅에서 벌어진 수백만주민의 아사한 참상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고 그와 같은 일이 다시 되풀이 되게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당만 믿으면 우리는 산다」대신「당만 믿으면 우리는 죽는다」

식량난 이후 북한인민들은 “당만 믿으면 우리는 산다” 는 구호대신 “당만 믿으면 우리는 죽는다”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북한의 주체사상에서 주장했듯이 자기 자신의 운명은 자기 자신이라는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 잡게 됐다.

때문에 힘없는 주민은 뙈기밭에, 조금 수완 있는 사람은 장사판에, 권력자들은 뇌물에 의존해 새롭게 변화한 북한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김정일의 지시나 당의 정책은 겉으로만 받들 뿐 주민들은 오직 살기위한 생존전쟁이 가장 큰 조건이다.

남한 비디오테이프가 북한사회를 휩쓴 것도 이러한 북한주민의 의식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서 전쟁이나 콱 일어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북한주민들의 의식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주었다. 그것은 김정일의 종말을 원하는 북한주민들의 바램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쟁하자”고 말하는 주민들에 대해 주의 감시를 주고 있다. 이는 북한사회가 상당히 긴박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과 북한주민들은 현재상황이 1990년대 후반 보다 더 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보다 아사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지 않는 것은 이미 굶주림에 내성이 길러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민은 주민대로 정권은 정권대로 각자 알아서 살아가는 시스템이 고착화되고 있다.

북한주민 90% 김정일정권 교체바라. 폭발직전의 분노 점화만 기다려

북한당국은 핵무장이 체제를 유지하는 선전수단이 됨과 동시에 외부의 대규모원조를 받아낼 수 있는 무기로 생각하고 있지만, 김정일이 생각과는 정반대로 상황은 변하고 있다. 우선 미국이 핵 포기를 대가로 그 어떤 보상도 없다는 확고한 원칙을 보여주고 있고, 일본도 납치자문제, 핵 문제로 경제제재에 들어가고 있다. 중국도 겉으로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하지만, 핵문제에 관해서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식량지원이 줄자, 사회의 혼란은 위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평양시민에 대한 배급이 전면 중단되고, 인민군대의 군관(장교)들도 30일 분량에서 10일분으로 식량공급이 축소되고, 백미에서 옥수수로 질도 떨어져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의 위기는 바로 인민군대의 위기이고, 선군정치의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이다. 북한정부가 느닷없이 비료지원을 요구한 것 같지만, 이런 내부의 급박한 상황과 밀접히 연관된다.

구체적인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최근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주민의 90%는 김정일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정권교체가 바란다고 말한다. 거의 분노가 폭발해 누군가가 건드려주길 원한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최근 한국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 “북한을 인정하라” 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김정일정권이 갑자기 사용하기 시작하는 “우리민족끼리”는 수구좌파의 구호로 돼버려 독재와의 공조가 마치 민족공조로 둔갑되고 있다. 절대다수의 주민이 노예화 된 북한에서 독재정권과의 교류가 민족공조로 인식된다면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부시 행정부 2리 구상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해준 나탄 샤란스키는 소비에트연방시절 9년간의 감옥생활을 경험하고 자유세계에서 정착한 뒤, “민주주의는 말한다”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자유진영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악의 세력을 알아볼 수 있는 도덕적 분별력을 잃고 독재정권을 포용하거나 그들을 인정했던 과거의 서구 지도자들 때문에 독재정권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고 노예생활을 강요당한 점을 지적했다. 이는 현재 김정일정권을 바라보는 한국정부와 수구좌파세력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정동영이나 수구좌파들, 자신의 가족친지 북한수용소에 있어도 민족공조 하자겠는가

본질을 꿰뚫지 못한 허상의 북한을 바라보는 한 한국의 수구좌파에게는 김정일이 수백만 인민을 굶겨 죽인 사악한 집단의 괴수로 보일 리는 만부하다. 만일 정동영장관이나 기타 수구좌파들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현재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 있거나 1990년대 식량난으로 굶어죽었다면 지금처럼 행동할 수 있겠는가.
도덕적으로 타락했고, 독재정권과 인민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보내지는 쌀이 북한인민에게 가지 않고 군대로 계속해서 보내진다면 분배의 투명성을 북한당국에 요구해야 한다. 북한을 인정하고 김정일을 평가하는 것은 한국정부의 몫이 아닌 바로 북한인민의 권리이다. 북한인민들이 김정일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가 강압적인 방법으로 인민의 투표권을 무시하고 부자세습과 폭압을 계속하는데도 인민이 그를 이겨낼 힘이 없으면 한국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인민의 편에 서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변화와 주민들의 참상을 한국 정부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미 북 전략의 초점이 핵문제에서 인권문제로 옮겨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미국정부의 대북인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정동영장관이 김정일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면담의 결과를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김정일이 6자회담 테이블에 나오겠다고 발언한 것이 마치 문제해결이 다 된 것처럼, 그것이 깨지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듯 북한에 극도의 눈치를 보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김정일의 대남전략에 놀아나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정동영장관은 김정일의 전략에 놀아나고 있다.

김정일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가 결정적인 문제이며 이제 국제사회, 특히 미국의 관심은 인권문제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인권문제는 한국정부가 외면할 수 없는 새로운 대북정책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가 유엔 인권결의안을 무시한 것 까지는 국제사회가 그냥 넘어 갈 수는 있지만, 미국정부나 국제사회가 북한 정치범수용소문제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그 문제에 대해 김정일을 변명할 아무런 여지가 없어지게 된다.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 현재 복잡하게 얽혀 대북전략에 혼선이 생기고 있는 것은 문제의 핵심인 김정일정권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도덕적 분별력을 잃은 수구좌파에 기인하고 있다.
김정일정권을 포용해 무조건 지원하고 달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착각한다면 북한인민들로부터 오는 지탄과 분노는 감당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독재자와 인민을 구분해, 자기반성과 변화가 없는 독재정권에 대해서는 강한 압력도 행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고, 우리가 수용할만한 것이라면 공조하는 것도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8년간 한국정부의 대북포용정책으로 북한인민의 인권과 자유는 더 악화됐고, 식량사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대북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1998년 김정일이 사실상 항복했을 때, 한국정부가 중국식의 개인농만이라도 관철했으면 먹는 문제는 해결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3.8선에 밀집한 수만 문의 장사포와 70만의 인민군을 후방으로 후퇴시키는 것도 식량지원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런 요구조건이 하나씩 이행된다면 평화로 가는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일 군대가 지겨운 총구 내리려 하지만 한국정부가 그것을 막고 있다지 않는가

하지만 김정일정권은 체제유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개혁개방이나 민주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인민들의 고통은 더 가증되고 있다. 샤란스키는 과거 구소련이 서방으로 향한 총을 내려놓기 시작하면 일부 포용론자들이 자꾸 독재자를 지원해 총 든 손을 들게 했다는 비유를 쓰며 독재정권의 포용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금 김정일을 둘러싸고 있는 군인들은 이제 남한을 향한 그 지겨운 총구를 내리려고 하고 있지만 한국정부가 그것을 막고 있지 않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됐다. 대한민국의 국가와 의회를 장악한 이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한반도의 북행은 이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2300만의 불행으로 끝나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다.

악의 정권을 용납함으로서 4700백만의 또 다른 동족이 불행해지는 길은 한국정부와 수구좌파의 도덕적 분별력을 키우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2005년 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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