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뉴스

칼럼

상세
통일 애국자 황장엽 선생의 영전에…
Korea, Republic o 관리자 1 24802 2010-10-14 02:57:02
생전에 황장엽 선생은 해마다 우리 탈북자들의 송년회에 와서 "고령인 내가 이번이 정말 마지막 송년회일 수도 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진한 감청 정장 차림으로 얼굴에 주름살 깊이 팬 노학자가 청중을 향한 연설만큼은 언제나 기력과 열정이 넘쳐 보였다.

평생토록 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 배불리 못 먹고 사는 불쌍한 북한 주민들을 걱정할 때는 손수건을 눈가에 가져가 흐느꼈고, 무능하고 잔인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독설을 퍼부을 때에는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매년 송년회 연설에서 눈물과 분노의 감정으로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황 선생님은 가히 철학자였고 우리들의 참스승이었다. 그의 훈화는 우리 탈북자들이 한시도 헐벗고 굶주리는 고향 땅을 잊지 말고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라는 고귀한 지침이기도 했다.

'나이에 비해 건강하시구나. 암! 그래야지. 통일되는 날 황 선생님 모시고 우리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우리를 비난했던 노동당 간부들이 정신이 뒤집히도록 보란 듯이 보무당당히 말이야' 하는 생각에 그의 말을 흘려들은 적도 있었다.

청천벽력 같은 황장엽 선생의 별세소식에 분향소를 다녀온 엊그제 하루 종일 착잡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다. 그의 말대로 작년 논현동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렸던 2009 탈북자동지회 송년회가 정말 마지막이 됐다.

자유 남한에 와서 북한의 암살과 테러 위협은 물론이요 지난 좌파 정권의 방해에도 아랑곳없이 오로지 북한 민주화와 김정일 독재정권 반대 투쟁에 온몸을 태우신 선생이셨다.

항상 오늘이 생의 최후라고 생각하고 강철의 의지로 사셨던 분이다. 함께 있을 때 미처 몰랐던 그분의 위대함을 영정 속에서 보았다. 우리는 너무나 큰 분을 보냈다. 세계 유례없는 북한의 김씨 왕조 3대 세습을 온몸으로 항거한 통일 애국자를 말이다.

아! 황장엽 선생님! 우리 2만 탈북자들의 정신적 지주이고 아버지였던 당신의 자리를 이제 누가 지켜주겠습니까. 우리에겐 할 일이 너무나 많은데…. 울지 않겠습니다. 일어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지 못한 통일 조국의 모습을 하늘나라에서 꼭 봐주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 부디 편히 쉬십시오.

분단 조국에서 한 떨기의 비운의 꽃으로 지셨지만 통일 조국에서 부디 만발하십시오. 당신의 그 위업과 정신을 우리가 굳세게 이어가겠습니다.

2010년 10월 13일 림일 탈북작가 / 조선일보 사설
좋아하는 회원 : 1
3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 조은글 2010-10-14 15:43:14
    새터민들의 마음을 적절히 담은 글이네요. 이럴 줄 알았다면 작년 송년회 참가했어야 하는데... 여하튼 조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랍니다.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qkr 2010-10-15 14:16:19
    넘 애석하군요ㅠㅠ 맘이 아픔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선 편히 쉬시길..!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애도 2010-10-15 19:26:51
    정말 눈물이 나네요. 좋으신 분은 왜 그렇게 빨리 가시는지... 오늘 내일 하는 북한의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는 안가고...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ㅋㅋㅋ 2010-10-15 20:26:16
    ㅋㅋ~~~~ 위대한지도자 김정일동지 ~~~~~
    오래만에 들어 보넹 ㅋㅋ 하하 ~ 빨리 가라고 기도 할 수 밖에 ㅋ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똥때 2010-10-16 09:09:31
    김일성이 나쁘고 김정일이 더 나쁘고 그보다도 몇백배나 나쁜 사람이 누군지 아나요? 바로 중국의 지도자들입니다. 혈맹? 이념? 의리?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그렇게 공산주의가 좋으면 자본주의 꽃인 시장경제는 왜 받아들이는지... 그냥 모 주석 학습만 하고 살지... 저들은 그렇게 살기 싫고 북한은 그렇게 살라고 놔두는 중국의 두 얼굴... 그런 나라에서 올림픽을 했다는 것은 수치다. 자국민의 노벨평화상도 알리지 않고... 그게 무슨 대국인가? 뭐? G 2 라고... 세계 2인자? 영혼이 없는 대국이 바로 중국이다. 어떻게 독재를 보고 잘한다고 하는지... 중국이 있는한 우리 나라 통일은 영원히 안 된다... 백년이 가도 중국은 공산국가로 남으라...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옳소 2010-10-16 09:13:29
    똥때 말이 백번 옳다. 중국은 덩치만 컸지 정의의 강국은 아니다. 무식하고 둔한 나라이다. 독일통일은 그래도 주변에 신사적인 유럽대국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통일은 주변에 아둔한 중국인들이 한사코 공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이상 불가능하다...중국은 세계앞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속빈 강정. 무식한 폭군이 바로 중국이다. 그래서 북한하고 수십년간 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사회자 2010-10-16 10:44:22
    정말 가슴이 아픔니다. 작년 송년회때 사회를 볼때 그렇게 간곡히 부탁드렸습니다.황장엽선생님은 꼭 건강하셔셔 다음해 송년회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기를 간절히 바란다고...그리고 북한이 말하는 2012년 강성대국때는 선생님을 모시고 북한을 해방하고 고향으로 가자고..정말 비통하고 절통합니다.그때 공연과 기념사진이 마지막이 될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시기 바라며 선생님께서 바라시던 념원을 저희들이 반드시 이루고야 말것입니다.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반민족주의 2010-10-16 21:57:38

    -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0-10-22 16:46:17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새길 2010-10-17 10:58:12
    아 탈북자 동지회 송년회도 있었네요. 그런게 있으면 가보아야 했었는데 정말 고인의 비보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네요. 고인의 뜻대로 한반도가 하루빨리 통일이 되고 민주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 자유 민주 통일아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해피3 2010-10-18 23:44:4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장엽아 2010-11-12 10:32:57
    무심하게 먼저 갓냐 .. 나뿐눔아 .. 흑흑흐,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배우는자 ip1 2010-12-15 12:54:24
    황장엽 선생...
    너무 일찍 가셨다 ...... 적어도 10년은 더 사셨어야 할 인물인데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고향의해돋이 ip2 2011-06-04 14:23:05
    원래부터 죽어라 죽어라 하는것들이 더 오래 살든데 .......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 물물물 ip3 2011-11-01 21:16:57
    황장엽선생님의 서거소식에 혼자서 눈물흘린 한사람입니다
    너무 일찍 떠나셨네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이자유 ip4 2017-04-30 18:21:45
    삼가 황장엽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통일되는날 황장엽선생님이랑 함께 고향가고 싶었습니다.
    부디 하늘에서도 통일이 하루빨리 올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고 통일되는날 미소지어 주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남갈등을 보며
다음글
북은 대포를 쐈는데 우린 왜 대북방송도 겁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