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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밥이 없는 집에
동지회 13 2922 2005-12-19 14:13:24
어디서 얻었는지
찬 밥 한덩이
안해 앞에 내밀며
남편은 즐겁게 말했네
-나는 먹고 왔소

온종일 뙈기밭 일구고
뒷산에서 돌아오신 시부모께
며느리는 그 밥덩이 배부른 듯 내밀었네
-이것밖에 안 남았네요

임신한 새 아기
굶기는 게 평생의 죄 같아서
속이 더 주름지던 노인내외
보물처럼 감추며 말했네
-이 밥이면 아침은 되겠수

그 날 결국
밥이 없는 집에
밥이 남았네

2005년 1월 장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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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토박이 고담녹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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