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숨박꼭질 민족 |
---|
증조할아버지도 그랬단다
할머니가 얘기하기를 머나먼 광산으로 황금벌러 가셨단다 그리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그래서 증조할머니의 저고리 고름 늘 젖어있었노라고 “여보 영감 어디있노?” 목놓아 우신 증조할머니의 기막힌 인생살이 이젠 귀에 못이 박힌듯 출장갔다 돌아오신 나의 아버지께 힘드신 꾸지람 하시며 우리 할머니 또 증조할머니 얘기다 그리곤 잠자리는 꼭 집에와 들란다 그때는 다 그랬단다 윗동네 꽃분이 할머니의 아버지도 아랫동네 철이네 할머니의 아버지도 그리고 누군가에게서 들은 또 그의 증조부님도 다들 그렇게 헤어져 살았단다 “여보 어디있노?” 울분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것이 오늘날의 수학공식인양 우리 할머니 인젠 저 세상의 흙으로 변했건만 아직도 아마 눈도 못감았으리 반세기전 전쟁으로 할아버지를 여위었으니 내친구 똘만이 할머니는 남조선으로 월남했고 내친구 은숙이 할아버지는 포로가 되어서 그리고 뒷집에 큰 아빠는 시체도 없단다 어디에 꽁꽁 숨었는지 너 어디 있니 나 여기 있다 숨박꼭질은 어릴때만 하는줄 알았습니다 크면 다 그만두는 놀이인줄 알았더니 우리는 지금도 숨박꼭질합니다 웃으면서 아니라 울면서 그 놀이 지금도합니다 월남한 가족을 애타게 찾아헤메는 목소리도 납북된 아들 찾는 어머니의 늙으신 목소리도 인제는 쉬여져 귀맛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웨칩니다 우리민족은 “너 어디있니 나 여기있다” 서로가 서로를 버린 것도 아닌데 우린 왜 헤어져 살아야만 합니까 누가 누구를 버린 것도 아닌데 우린 왜 갈라져 살아야만합니까 이제 반세기 뒷면 끝나는 줄 알았던 숨박꼭질 우리가 그냥 이어야 합니다 혁명의 고난의 행군으로 갈라진 우리민족의 숨박꼭질 역사를 우리가 또 이었습니다 반세기 뒤에도 우리는 울부짖어야합니다 너 어디 있니? 나 여기 있다 가슴 아픈 숨박꼭질 언제면 언제면 그 언제면 멈추어집니까 우리는 숨박꼭질 민족입니까? 2003년 10월 6일 한은희 이산가족을 찾는 KBS라디오방송을 청취하고서
신고 0명
게시물신고
|
저도 고향에 언니를 두고 온 사람의 한사람으로써 님의 글을 읽느라니 가슴이 아픔니다 언니생각도 나고 그저 눈물만 흘립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