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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휴전선아리랑
동지회 8 9133 2007-02-21 12:05:20
만삭이된 아내를 두고 북에 포로된 남편을 기다려 수십 년 세월 유복자 하나를 키우며 지금까지 살아온 한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휴전선아리랑

노부인은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휴전선이란 팻말을 가슴에 그러안았다
주르륵 눈물은 흘러 팻말을 적시고
가슴속엔 또 한층 한이 쌓인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
돌아올 수 없는 사람
기다려 55년
장장 수십 년 세월
흘린 눈물은 강을 이루고도 남으련만
당신을 찾는 피 타는 내 목소리엔
작은 메아리도 없구려

무정타 하기엔
너무나도 수려한 강산
얄밉다 하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무궁화꽃

그 꽃 아래
내청춘은 시들었습니다
간절한 소원
소중한 희망도
모두 꺾이고 말았습니다

두고 간 아내가 그리워
당신도 울었겠지요
그때 뱃속에 잠자던 아기도
당신 눈망울에 분명 새겼겠지요

그래서 그 땅을 탈출한 당신
중년이된 아들 얼굴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어
삼국의 어두운 하늘아래에서
절규했건만

누구도 당신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검은 담벽안에 되 끌려갔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계십니까
그렇게 되 끌려가시면
당신 기다려 호호백발된
나는 어찌하라고요.

알고는 있습니다
그 담벽안에서
결코 샐 수 없는 당신의 눈물이
이제는 쌓이고 쌓여
커다란 호수가 되었음을.

당신을 만나기전엔
죽을래야 죽을 수 없고
혹여 생전에
님의 입김이라도 맡을 수 있을까하여
이렇게 휴전선까지 나왔습니다.

여보
내가 예까지 왔는데도
얼굴한번 안 내미시니
왜 그리도 무정하십니까.
지척에 분명 당신이 계시는데
왜 나 홀로 이 팻말을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려야 합니까
왜요

무궁화 꽃이 왜 그렇게 붉고
목란 꽃이 왜 그리도 흰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무덤가의 흰 꽃을
하염없이 들여다 만 보며
진 붉은 피눈물만 흘릴 뿐
속수무책인
이 현실이 저주스럽습니다

이제 분명 메아리가 있겠지요
담벽안에 넘치는 눈물이
또 하나의 한강물이 되고
진붉은 무궁화 꽃이 그 망울을 터칠때
목란의 하얀 한을
내 당신의 여윈 가슴에서 꺼내 주렵니다

기다립니다
휴전선 팻말이 내 눈물에 썩어
또 하나의 아픈 전설이 생겨도
가슴에 쌓인 이 응어리만 시원히 풀 수 있다면
그 소원만을 바라보는 내 마음입니다
당신을 향한 내 사랑입니다.

2007년 2월 16일 이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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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2007-02-21 14:28:14
    가슴이 찢어지네요 북한에게 끌려 다니는것 같은 이현실이. 참 좋은 글입니다. 하루빨리 통일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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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쨔 2007-02-22 00:15:00
    이지명님의 쓰신글 감동있네요. 찡해요 목란은 북한의 국화라지요 찡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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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란 2007-03-07 15:44:14
    내 이름도 목란인데 언제 내 이름 가져다 국화로 만들었어
    나처럼 인정깊으면 또 몰라라 이거 법원에 상소해야겠네 근데 납북자에 대해서 북에대고 한마디찍솔도 못하는 당국에 내 상소가 먹혀들까
    아니 김정일이가 그렇게 무서워? 정말그럼 나도 무서워해야하냐 하기야 악인이 원래 무섭기야 무섭지 힘만 합치면 그까짓 안 무서울긴데 이젠 소리 울릴때도 되었어 맨날 이렇게야 어찌살어 하나로 만들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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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2008-03-16 20:47:09
    좋은시군요 잘보고갑니다 남북이 서로 얼싸않을 바로 그날 그 통일이날에 가슴에 쌓인 모든 한 봄눈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그날을 위해 모두들 각성해야겠지요 가슴을 울리는 시 앞으로도 많이 써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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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미 2010-03-10 15:40:13

    - 호미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10-03-10 15: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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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생달 ip1 2011-05-29 20:20:00
    간만에 들렸네요.
    넘 맘아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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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운 ip2 2014-12-09 13:10:09
    좋은시네요
    잘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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