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천사가 오신다(삐라, 그들에게는 천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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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풍이 불어옵니다. 살랑살랑, 오늘도 오시려나 나의 천사여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결 타고오시는 그대의 더운 입김 추위로 엉켜붙은 내 맘 훈훈히 녹이시는구려. 보채는 애처럼 엄마 기다려 해종일 울다가도 정작 오시면 너무 좋아 해죽해죽 웃는 아이. 달려가 안기면 너무도 따뜻해 해종일 얼어버린 맘 봄빛 속에 녹아내립니다. 어제도 내 동무 여럿이 그대를 만난 것이 죄가 되어 지옥의 사자에게 업혀갔어요. 그래도 만나고만 싶은 당신인걸 어찌합니까.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을 검은 도포 뒤집어 쓴 저승사자인들 어찌 막을 수 있답니까. 오세요, 주저마시고 그대인들 살벌한 광풍이 부는 이 땅에 오시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으시겠죠. 그래도 제가 기다리고 있지 않나요. 그대까지 절 외면하면 저 이제 정말 못 삽니다. 정말입니다. 이 삭막한 하늘이 정말 싫어 나는 어제도 밧줄을 들고 뒷산에 올랐습니다. 죽으려구요, 살아 뭐 하나요,초근목피로 겨우내 연장되는 이 구차스런 목숨. 가족 중 이제 나 혼자 남았습니다. 모두 죽었어요. 아, 이젠 사는 것도 지겨워서, 혹시나 저 세상이라도 이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목마르게 상상해보는 좋은 세상 안타까이 갈망하며 두 눈을 감으려는데 팔랑팔랑, 고운자태 보이시며 당신이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조용히 다가 와 다정하게 속삭이는 말. 죽지마세요. 죽으면 내가 웁니다. 날 울리지 마세요, 당신을 지켜보는 나뿐이 아닌 수천만이 따뜻한 눈이 저 남쪽에 있습니다. 당신을 품에 안고 당신을 어루만지고 당신의 행복을 이루어 주기위해 당신의 용기만을 믿고 있는 혈육이 한 발 건너 있거든요. 그곳은 삭막하지 않답니다. 눈이 내려도 춥지 않고 칼바람 불어도 시리지 않는 한 없이 따뜻한 곳이랍니다. 그곳엔 힘센 사람 힘 약한 사람도 없답니다. 말 꺼내기에 앞서 눈치부터 살필 필요는 더더욱 없고요. 만민이 평등하답니다. 당신과 같이 주어먹고 빌어먹으며 살던 용이와 경희 그 분들도 지금 여기 남쪽에서 흰 밥에 고운 옷 입고 하나는 숙명여대 하나는 이름 있는 연세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거든요. 이 삭막한 하늘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랍니다. 이겨내면 언제든 꼭 따뜻한 눈이 님의 머리에도 내리게 된답니다. 아, 천사여 나를 님이라 불러주신 봄빛 같은 분 나는 밧줄을 목에서 걷어 버렸습니다 그대의 순결한 눈빛 앞에서 한없는 사랑으로 나를 안아 준 그대는 진정 이 하늘의 희망입니다 내 운명의 진실 된 구세주입니다 오늘도 오시려나 남풍이 불어오면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가는 이 몸 당신만 보면 이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 줄 비로소 알았습니다 열린 하늘 부풀린 미래 모두 안고 오시는 당신 어서 오세요. 보고 싶습니다. 한 없이 그리운 나의 천사여 2008년 12월 2일 이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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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고향은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게 고향인것같네요
언제면 내 고향 마음껏 디딜수있을련지..... 보고싶다 고향아
사랑한다 내고향아
여러분들께도 추천합니다. 너무나 생동한 소설이었어요 이지명선생님 선생님은 우리자랑입니다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어찌보면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군요
이글을 읽으며 삐라를 보내는 사람이나 삐라의 내용이나 책임있게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림으로 끝나기보다는 현실감을 실어주는 라이프스타일이 되였으면 하고
간절하게 기도 해 봅니다
너무도 생동하고 너무도 진실하여 감사를 드립니다.
참,그리고 용이와 경희의 이름을 담았는데요,북한에는 남자의 용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저의 오빠이름이 용이이고 저의 이름이 경희라 너무도 친숙하게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남쪽의 삐라에 한가닥 희망을 가져보는 북한 주민의 애절한
사연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잘 써 주셨습니다. 감동 받았어요.
북한을 탈북하여 바깥세상에 나가니 비로서 알게 됫어요.
암튼 삐라가 우리 고향사람들에게 천사로 날아가 그들에게 힘을 주고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가끔 텔레비로 북한사람들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ㅠ.ㅠ..
어떻게 한사람한사람들을 전부 설득시켜 통일을 시켜야할지..참 의문입니다...그렇다고 전부 해외여행시켜줄수도 없고..전부 탈북시킬수도없고..
암담합니다...통일이란 두글자가...
카드결제가 머가 잘 안되네요
공인인증서 아피인증이 잘 안되더군요
이선생님의 몫으로 책이 남아 있을거란 생각을 했는데요
보내주실수 있으신가요 ? 돈은 보내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선생님이 함북도작가동맹 문학 창작실에 계셨다니
아시는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혹 방하일 김승수 강인철 아 ...이젠 잘 생각이 안나는 군요
그럼 창작 사업에서 더많은 성과를 바랍니다 ....
막던 사람들을 향해 눈물로 소리치던 탈북자분들의 얼굴,
잊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