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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눈물의 끝은 어디(4)
Korea, Republic o 관리자 1 7957 2009-01-12 00:46:42
첩첩 산중,
철이 곽지로 땅을 찍다 쓰러진다.
식은땀은 정수리를 적시고
반나마 채워진 배낭, 옆에 놓은 채
아,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는가?
영롱한 무지갯빛 타고 철이 앞에 나타난 엄마.

엄마,,,
아무 말 안하시고 그저 눈물만 흘리시며
오셨던 그 길로 다시 조용히 사라지는데
나도 함께 갈래, 왜 혼자 가는 거야.
엄마,,,

철이 눈을 뜬다.
한 마리의 늘메기 먹이 찾아 철이의 발밑을 지나는데
뿌옇게 흐린 망막을 뚫고 들어온 늘메기의 움직임
철이 번쩍 정신을 차린다.

엄마가 보냈구나.

안간힘을 다해
곽지로 내리 찍는 어린 소년

한 토막 두 토막,
생것으로 늘메기 살점 씹어 넘기는
소년의 얼굴에 드디어 혈색이 어리고
굶어 늘어진 동생들 삼삼 떠올라
다시 힘겹게 배낭지고 산길을 톱아 내려온다.

캐 모은 부채마 바치려
군중외화수매소에 들린
철이의 눈에 비쳐든 공시문.
아, 이 무슨 철의 뇌성인가.
누나가 사형을 당하다니,
이 무슨 마른하늘의 천둥이란 말인가?

누나 없이 고통 심은 삶 생각한적 없고
일일천추 풀려 날 그날만을 기다려
간신히 죽음의 문턱 비켜 왔는데
누나,,,
누나가 왜 사형 당해야 하나.

철이의 손에서 맥없이 떨어지는 배낭
소년은 정신없이 수성천 기슭으로 달려 달리는데
벌써 재판 공정은 끝나고
다섯 정의 총구가 일제히 누나를 겨누고 있다.
쐇, 구령만 내리면,,,,,

안 돼.
검은 말뚝에 매 달려 이미 초벌 죽음을 당한 누나의 시신 같은 몸체 앞에
소년은 장승처럼 버티고 섰다.
평시 소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연약한 소년의 모습 찾아 볼 수 없었다.

때 없이 박히는 검은 말뚝 웬 말이냐.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누가, 누구에게 준 권한이 있어
이 같은 살인 행위가 백주에 공공연히 자행되는 것인가.

내 누날 왜 죽여.
죽을 만큼 죄 진 것 절대 없어.
근데 왜 죽여.
동선 자른 건 나야. 그것도 그 자리에서 돌려주었는데
이건 도대체 뭐야.
시범? 시범은 뭐야 그게 왜 필요한데
안돼, 죽이지 말어.
누나 없으면 쌍둥이 내 동생들 다 죽어.
배급도 없는데 누나 없이 어떻게 살라는 거야.
엄마도 죽고 아빠도 죽었어,
이게 무슨 법이야.
눈에 거슬리면 바로 내다 죽여도 되는 거야.
안 돼,,,
내 누나 죽이지 마.......

꽝,
굉음이 울린다.
꽝, 꽝꽝꽝
연속 울리는 다섯발의 굉음
다시 반복
또 반복
열 다섯발의 총탄이 처녀를 향해 주저 없이 날아간다.

말뚝에서 떨어진 처녀
밑에 깔린 가마니 위에 조용히 누웠다.
두개골이 빠개져 흘러내린 허연 뇌수
아,,,
그 뇌수를 작은 손으로 움켜쥐고
소년은 하늘을 향해 절규한다.
피를 토한다.

누나야,,,,,,,

소년은 피의 그 절규를 가슴에 묻은 채
울컥 한을 토하며 누나의 품에 쓰러진다.
눈을 뜬 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이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 또다시 이렇게 죽어야만 할
어린 동생들이 영혼을 굽어 살피려,
오, 그랬다.
감지 못한 소년의 선명한 눈에 어린 추한 세상의 진면목.
그것은 암흑이었고
역사의 죄인들이 살판 치는 피의 난무장이였다.

계속

2008년 12월 20일 이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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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로새끼 ip1 2011-01-20 10:26:31
    심슬쟁이가글을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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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해 ip2 2014-12-23 16:42:48
    난 눈물이나는데 이런 아푼사연에다 이런 못된 댓글을 달면
    속이 시원하냐?
    참 인간이 못나도 너무 못낫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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