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에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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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생각하는가. 이승만을 생각합니다. 시라큐스 대학의 교수를 지냈고 19년 동안 이승만의 정치 고문이었던 올리버(Robert T. Oliver)가 쓴 라는 제목의 책이 근년에 우리말로 옮겨져 출간되었습니다. 곰곰 생각하면 적절한 판단이고 올바른 주장입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대한민국을 세울 수 있었겠습니까. 김구가 반대했고 김규식이 반대했습니다. 그 두 사람은 남북협상을 고집하였습니다. 그래서 김구도 김규식도 김일성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이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이승만은 단독 정부를 세우고 싶어서 세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승만은 유엔 감시 하의 남북 간 총선거를 주장했지만 김일성은 그 감시단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뿐입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을 세울 수도 없었고, 그 대한민국을 때려눕힐 생각으로 김일성이 625에 남침을 감행했을 때 누가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없었다면 박정희도 전두환도 노태우도 김영삼도 김대중도 노무현도, 그리고 오늘의 이명박도 과연 존재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승만은 단군시대의 사람도 아니고 삼국시대의 인물도 아니고 고려조나 조선조의 인물도 아니었고, 국권을 상실하여 한국이 지도에서 사라진 36년 동안 조선의 독립을 위해 악전고투하다가 그 원수 일본군이 패망하고 연합군이 승리하여 자유를 되찾은 조국 땅에 돌아와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을 세웠고 그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렀으니 이승만이 건국 대통령인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 하나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라는 묘비가 마음에 안 맞는다고 이를 깨버리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라고 묘비를 바꾸어 세웠다니, 이 겨레의 용서를 받지 못할 민족 반역자가 아닙니까. 대한민국 이전에 우리나라가 있었습니까.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됩니다. 그 이전에는 미군정이 있었고 해방되기 전에는 이 땅이 일본 놈의 식민지였던 것을 모릅니까. 그 허허벌판에 처음 대한민국을 세우고 그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뽑혔으니 ‘건국 대통령’이라는 표현에 불만을 품는 것 자체가 정상은 아닙니다. “이승만 없었다면 대한민국 없다”라는 생각을 오늘 하루 종일 하면서, 이 글을 쓰는 이 사람도 대한민국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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