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대북심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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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자유언론도 없고 휴대전화 사용도 자유롭지 않다. 보통 주민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도 불가능하다. 세계의 뉴스로부터 차단된 북한에 재스민 혁명의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가 확성기 방송과 전단이다. 김정일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남한의 심리전이다. 북한군과 주민을 상대로 한 심리전 재개는 천안함 폭침 이후 정부가 발표한 5·24 대북(對北) 제재 조치 가운데 핵심 사항이다. ▷작년 12월 취임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단호한 대북 자세로 국민의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그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하는 세력까지 대응 타격에 포함될 수 있다” “응징 차원에서 휴전선을 넘어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확성기나 전광판을 이용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 원칙은 재개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전방 지역에 새로 설치된 확성기는 여전히 깊은 침묵에 빠져 있다. 군은 전단 살포를 2월 이후 중단하고 바람 탓을 한다. ▷국방부 고위 인사들은 “북한군이 ‘다시 남한을 공격하면 김관진 때문에 큰일 난다’는 얘기를 한다”며 김 장관 취임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에서 김 장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한다는 의미로 ‘김관진 효과’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뉴스도 정부에서 흘러나왔다. 북이 지금은 용두사미가 된 대북 심리전을 지켜보며 “김관진도 별수 없다”는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다. 확성기와 전단 살포 장소를 조준 격파하겠다는 위협에 우리가 겁을 먹고 몸을 사리는 게 아닌가. ▷탈북자 출신인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11월에만 손바닥 크기의 비닐 전단 수십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전단 살포 때문에 북한이 포섭한 탈북자에게 독침 공격을 받을 뻔했다. 탈북자들은 북한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데 ‘북을 공연히 자극하지 말라’는 정치권의 우려가 우리 군의 손발을 묶어 놓은 모양이다. 군이 행동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엄포를 놓으면 북한의 도발 습벽을 고칠 수 없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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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더 열심히 <사실과 진실>을 북한동포에게 전달해 주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