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재수 없는 날 [1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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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없는 날
(도명학) 창수는 힘밖에 가진 게 없다. 뭐든 배만 채우면 황소처럼 용을 쓴다. 생김새까지 소를 닮았다. 하체는 짧은데 상체는 요란하게 크다. 그 큰 몸뚱이를 떠이고 다니는 장딴지가 돌처럼 굳다. 실팍한 팔은 소 앞다리 같다. 허리 굽혀 구루마를 끌 때면 엉덩이에 꼬리라도 붙여주고 싶은, 틀림없는 쇠새끼다. 동네에선 힘 쓸 일만 생기면 의례히 그를 찾는다. 부려먹은 후 좋은 것을 먹이지 않아도 된다. 아무거나 배만 채워주면 된다. 그저 술만 빼놓지 않으면 된다. 창수 아내는 동네가 제 남편을 쇠새끼로 여긴다고 불만이다. 더러운 것들, 못산다고 업신여겨도 분수가 있지, 내 남편이 부림소야? 찾을 때마다 바보처럼 기신기신 가니까 그러지, 여자들이 더 나빠, 쌍간나에미네들 한번 걸리기만 해봐, 대가리가 하얗게 털을 뽑아놓지 않나. 그렇지만 창수는 막무가내다. 외양간에서 끌어내면 달구지 채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미는 소처럼 누가 찾기 바쁘다. 그래야 그 커다란 배에 사료를 채울 수 있으니까. 그러던 창수가 이웃집 과부 금옥이와 함께 구루마꾼이 된 것이 보름 전부터다. 힘쓸 일만 생겼다면 얼씨구 또 얻어먹게 됐네 하고 달려가더니 요즘은 다르다. 구루마꾼으로 돈을 벌고 있다. 국경도시 혜산역은 각지에서 모여드는 보따리장수들로 붐빈다. 열차에서 내린 보따리장수들은 구루마부터 찾는다. 역전광장은 손님을 낚는 구루마꾼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될수록 짐이 많고 먼 거리를 가는 손님을 잡아야 한다. 운 좋으면 한탕에 하루벌이를 다 할 수 있다. 반대로 장사꾼의 입장에선 구루마가 크고 구루마꾼이 힘깨나 쓰게 보여야 좋아한다. 금옥이 창수에게 구루마를 같이 끌자고 한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좋은 짐은 늘 여자의 구루마를 비웃으며 피해갔다. 여자로 태어난 게 죄였다. 그래서 쇠새끼 같은 창수를 부려먹기로 했다. 창수도 구루마 살 돈만 있으면 그 노릇을 하고 싶던 터, 덥석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불평등조약”을 감수해야 했다. 번 돈은 금옥이 7할, 창수는 3할만 가져야 한다. 구루마가 좋고 창수의 힘이 세서 하루 잘 벌면 1킬로짜리 강냉이(옥수수)국수 10사리정도는 벌 수 있다. 그런데 창수 몫이 3할이면 3사리 값밖에 안 된다. 여우같은 년, 세월이 어수선하니 별 같잖은 과부 따위가 자본가행세를 하네, 아무리 순박한 쇠새끼라도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할 절박한 처지라 싫은 대로 응했다. 그야말로 “무산계급의 설음”이다. 창수 아내는 펄쩍 뛰었다. 이런 바보, 그걸 하겠다고? 지금이 어느 땐데, 사회주의제도에 그런 년이 다 있어? 구루마 하나 가진 주제에 누굴 착취하려고 자본가 행세야? 아내는 당장 찾아가 요절을 낼 기세로 악을 빡빡 썼다. 그러는 아내를 창수는 밤새 장작 패듯 두들겨 팼다. 애고고! 애고고! 날 죽여라 죽여! 아내는 매만 싫컷 맞고 그 두꺼운 쇠고집을 꺽지 못했다. 금옥은 창수와 함께 구루마를 끌자 확실히 수익이 올라갔다. 자기는 주로 손님만 붙잡았다. 끄는 것은 창수 몫이다. 금옥은 창수가 힘들든 말든 상관없이 무작정 많은 짐을 붙잡아 왔다. 그저 고삐만 당기면 되는 부림소로 여겼다. 둘이서 수익을 7대3으로 나눈다는 것을 안 다른 구루마꾼들은 기가 막혀 금옥을 비난했다. 금옥이 구루마는 “7대3구루마”라고 별명이 붙었다. 그래도 구루마 덕분에 배라도 불리고 집에 강냉이국수 한두 사리라도 사들고 들어가게 돼 창수는 “피착취계급의 삶”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금옥이 역시 자기의 “노동력착취”를 당연한 이치로 여기기 시작했다. 자기 덕에 창수가 먹고 산다고 생각했다. 대학시절 자본주의 정치경제학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잉여가치법칙”을 시험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 세상은 달라지고 있는 거야, 뭐 날더러 “7대3과부”라고? 웃기지들 마라, 금옥은 사회주의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만큼 멀리 지나간 것만 같았다.
“광철이 아부지~” 날이 밝자 금옥이 딸 순희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창수는 잠에 취해 게슴츠레한 눈을 떴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 “엄마가 오늘은 아파서 나가지 못하겠답니다.” “어디가 아프대?”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프답니다.” 그냥 아프다니 어제 저녁까진 괜찮았는데, 그럼 오늘 벌이는 어떡하고, 창수는 금옥이 앓는 것보다 하루 벌지 못하게 되는 것이 더 아쉬웠다. 안되겠다, 가봐야지. 창수는 눈곱이 말라붙은 채로 금옥이네 집으로 갔다. “아니 어떻게 아프오?” 금옥이 이불속에서 얼굴을 내밀어 보였다. 한쪽 눈두덩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거 어쩌다 이렇게 됐소?” “어제 저녁 백가인지 백정인지 하는 미친 새끼한테 이렇게 됐습니다. 내 가만두는가 봐라. 같은 구루마쟁이 주제에, 하여튼 내가 얼굴 때문에 돈 못 번만큼 값 치를 준비해라, 개시끼 같은 게” 금옥이도 돈 못 버는 걱정이 먼저다. 퍼렇게 멍든 얼굴로 밖에 나갈 수 없으니 낫자면 며칠은 족히 걸릴 것이다. 백가라면 구루마꾼 중에서 제일 성질머리 더러운 인간이다. 다른 사람이 맡아놓은 짐을 가로채는가 하면 다른 구루마가 실수로 자기 구루마와 부딪쳐도 성깔을 부리는 작자다. 그런 놈에게 어제 밤 금옥이가 걸려든 것이다. 금옥이가 강계에서 옥수수를 가져 온 장사꾼을 붙잡았는데 짐이 엄청 많았다. 구루마 3대가 필요한 양이었다. 횡재를 하게 됐다고 쾌재를 부르는 순간 백가의 구루마가 덜컹 대며 달려왔다. 백가는 어울리지 않게 아양을 떨며 강계장사꾼을 반겼다. 백가는 그전부터 강계장사꾼의 짐을 독차지 하는 사이였다. 금옥이 그런 줄 모르고 접근한 것이다. 어쩌다 횡재를 한다 했더니 난데없이 백가가 나타나 옥수수마대를 씽씽 들어 자기 구루마에 싣는 꼴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그나저나 다른 짐을 붙들기도 늦었다. 먹지도 못할 떡을 노리는 사이 역전에 내린 그 많던 짐들이 썰물 빠지듯 어디론가 다 사라졌다. “아저씨, 혼자만 싣지 말고 좀 나눠 실읍시다. 이 짐 때문에 다른 짐 다 놓쳤는데 정말 너무합니다.” 금옥은 이판사판이 되자 백가에게 간청했다. 그러나 백가는 시커먼 눈알을 부라렸다. “이거 말 시키지 마오. 그게 아지미 사정이지 내 사정이요?” 백가는 강계장사꾼에게 제꺽 한탕 갔다 오겠으니 나머지 짐을 다른 구루마에 싣지 말라고 오금을 박고 달아 뺐다. 백가가 사라지자 금옥은 강계 장사꾼에게 매달렸다. 짐을 왜 한 사람한테만 주는가, 장사에선 시간이 돈이라는데 구루마 한 대로 어느 세월에 다 나르겠는가, 여자가 구루마를 끄는 게 불쌍하지 않는가, 오죽하면 남자와 둘이서 구루마 한 대를 끌어먹겠는가, 구슬리는 말이 청산유수다. 강계 장사꾼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긴 내가 왜 이렇게 주구장창 기다려야 하나, 생각해보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광철이 아버지, 뭘 합니까. 빨리 실읍시다.” 어렵사리 허락을 받은 금옥이 창수를 불렀다. 한쪽 구석에서 구루마를 붙잡고 있던 창수가 얼른 다가왔다. 사달은 그 다음에 터졌다. 짐을 싣고 막 떠났을 때 돌아오는 백가와 마주쳤다. 그 사이 자기가 실을 짐 한 구루마 양을 가로채인 것을 알자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어차피 실은 짐을 돌려줄 수는 없다. 금옥이 백가를 물고 늘어져 시간을 버는 동안 창수는 짐을 끌고 달아 뺐다. 화가 꼭뒤까지 치민 백가는 속사포처럼 재잘대는 금옥에게 주먹을 날렸다. 창수와 다시 만났을 때 금옥은 맞았다고 말하기 싫어 아무 일 없었던 듯 딴전을 부렸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어제 밤엔 어두워서 몰랐지만 지금 보니 맞아도 야무지게 얻어맞은 얼굴이다. 거 진짜 미친 새끼구나. 남자새끼가 모자라게 여자를 때려? 창수는 툭하면 아내를 두들겨 패는 제 주제를 생각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 집에 돌아온 창수는 혼자 1킬로그램짜리 국수 한사리를 다 먹어치웠다. 요즘은 벌어들인다는 유세로 아내와 아들 둘이 먹는 양의 곱절이나 배에 집어넣는다. 그나저나 금옥이 저렇게 들어박혀 있을 며칠 동안이 걱정이다. 혼자라도 해볼까? 구루마를 그저 세워둘 수야 없지, 그런데 금옥이가 나 혼자 벌어먹으라고 구루마를 내줄까? 창수는 노동신문 종이로 잎담배를 말아 연기를 피워 올렸다. 돈맛을 보기 시작한 둔한 머리가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7대3이 너무 억울하다. 저년이 나를 쇠새끼로 아는구나, 저렇게 흑심이 많은 게 왜 지금까지 그 꼴로 살아, 그래도 한 때는 연구소에 다녔다는 게 저 꼴이다. 중학교밖에 못나온 나보다 나은 게 뭐야, 구루마 좋은 거 빼면 뭐가 있나, 계집이 공부하면 입방아만 자동화 된다더니, 그러니 저렇게 얻어맞지, 눈깔이 빠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 창수는 생각할수록 점점 “상전”에 대한 불만이 움찔움찔 치솟았다.
다음날 아침, 밤새 마음을 도사려먹은 창수는 금옥이 집으로 갔다. “아지미, 오늘은 좀 어떻소?” “어떻긴요. 얼굴이 더 뵈기 싫게 된 게 안보입니까. 퍼렇던게 뻘건 색깔이 섞이면서 이렇게 됐어요.” “하하, 아동영화에 나오는 너구리 눈깔이 됐구만.” “이거 보구 웃음이 나옵니까, 어제부터 벌지 못해 신경질 나는데” “어째 안 그렇겠소. 나두 같소. 근데 거 생달걀루 좀 문질러보지 그러오.” “어제 생달걀로 종일 문질렀는데 계란 색갈이 거멓게 죽었습니다. 생달걀로 문지르면 죽은피를 빨아들인다는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창수는 이 소리 저 소리 하면서도 구루마를 달라는 말을 못해 안절부절 했다. 이제 한 시간 후면 열차가 들어 올 시간인데 입이 떨어지지 않아 속상해 죽을 지경이다. 밤새 창수는 천천히 작동하는 둔한 뇌로 고안해 낸 방법이 있다. 금옥을 얼리자. 나 혼자라도 하겠으니 내가 벌면 둘이서 5대5로 나누자고 해보자, 아무 일도 안하고 5대5면 그 욕심쟁이가 싫다고 안하겠지, 나 혼자 얼마 벌었는지 알게 뭐야. 벌면 적당히 뜯어먹고 확실히 아지미가 없으니 짐 붙들기 어렵더라, 아지미가 빨리 나아야 나도 많이 벌지 하면서 나머지 돈을 반씩 나누는 거다. 얼굴 문지를 생달걀도 한 알 사다주면서 말이야. 그나저나 이거야 입이 떨어져야 말이지. 창수는 똥마려운 놈처럼 안절부절 못한다. 그 때 불현듯 금옥이 입에서 반가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광철이 아버지, 제 하나 생각한 게 있는데 할 수 있겠습니까?” “?” “우리 둘 다 이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무슨 대책이 있어야지” “!?” “사실 어제는 좀 미안해서 말 못했습니다. 광철이 아버지 혼자라도 구루마 가지구 나가면 안 되겠습니까.” 엉~이게 무슨 소리야. 창수는 잘못 들었나 싶어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우볐다. 지금 금옥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거야. “나가면 짐 붙잡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한 푼이라도 벌어야지. 두 집 다 그날 벌어 그날 먹는 처진데, 버는 것만큼 벌어 둘이 나누면 될게 아닙니까.” 하~ 세상에 별일 다 있다, 일이 저절로 되어간다. “광철이 아버지만 하겠다면 버는 거 상관없이 구루마 빌려준 값인 셈치고 저녁에 강냉이 국수 한 사리만 주시오.” 뭐 강냉이 국수 한 사리? 하~고거야 못해, 5대5로 나누자 해도 할 판인데,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은 게 다행이다. 그랬더라면 낭패 볼 뻔 했다, 거봐라 확실히 여자들은 입이 빨라 화근인걸. 창수는 낄낄 대고 싶은 걸 참았다.
역전에 열차가 들어서고 있었다. 구루마에 걸터앉아 햇볕을 쪼이던 구루마꾼들이 일제히 일어나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손님 쟁취하는 백병전이 벌어질 때가 온 것이다. 창수도 싸움 나가는 소처럼 뿔을 세웠다. 드디어 손님들이 와르르 개찰구로 쓸어 나왔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다. 서로 부르는 소리, 짐을 챙기라고 고아대는 소리, 여행증명서가 잘못됐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 역 안내 방송소리가 마구 섞여 돌아갔다. 창수는 사람들 틈에 커다란 몸뚱이를 비비적거리며 짐이 많은 손님을 찾았다. 다른 구루마꾼들도 극성을 부렸지만 창수가 제일 많은 짐을 붙잡았다. 창수는 신바람이 났다. 이거 한탕만 해도 하루벌이 절반은 한 셈이다. 흥이 저절로 났다. 금옥이 제발 낫지 말고 오래오래 앓아라. 어쨌건 재수 좋은 날이다. 창수는 구루마 채가 부러지도록 잔뜩 싣고 밧줄로 단단히 묶었다. 운반거리도 4킬로미터 남짓 가야 해 짭짤하게 벌게 됐다. 창수는 개선장군인양 의기양양해 도로에 들어섰다. 500킬로도 넘는 짐을 실은 구루마를 행인들이 쳐다본다. 사람이 아니라 황소다. 힘이 세다고 감탄하는 소리도 들리고 사람보다 구루마가 더 좋다고 빈정대는 소리도 들린다. 돈 받으면 장마당에 들려 점심부터 먹어야지. 술은 적당히 한 병만 마시고 안주는 두부 한모, 그리고 값싼 강냉이국수 두 그릇 먹어야지, 이때까지 돈이 아까워 술도 주지 않고 강냉이국수만 먹게 한 금옥이년이 괘씸하다, 내가 부림소냐? 사료만 먹고 짐만 끌면 된다는 거지, 그러고도 나 몰래 월병(중국빵)을 처먹는 걸 내가 몇 번이나 봤는데, 공부한 것들이 돈맛 들면 더 악착하다니까. 창수는 기분이 좋아졌다. 구루마가 제 것이라도 된 것처럼 괜히 으쓱해진다. 그는 돈 받을 생각에 마음이 급해져 눈을 부릅뜨고 궁둥이를 씰룩대며 잘도 끌고 갔다. 따라가는 손님 모습이 꼭 소몰이꾼 같다. 이제 절반은 왔다고 생각할 쯤 손님이 쉬고 가자고 했다. 창수는 길바닥에 마구 퍼더버리고 앉아 담배를 말아 불을 붙였다. 후~ 길게 연기를 뿜어대며 팔소매로 땀을 쓱 훔치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손님, 증명서 좀 확인합시다.” 완장을 두른 보안원(경찰)이 지나가다 오토바이를 멈추고 다가왔다. 손님이 여행증명서를 내밀었다. “자강도 화평이라. 이 짐은 뭡니까.” “네, 화평이레 깡내밖에 가져올게 있갔시오? 이거 다 깡냅니다.” “그건 손님 생각이구, 화평 쪽에서 개구리나 산삼 같은 약초가 얼마나 많이 오는데. 싹 다 중국에 넘기고 말이야.” “글쎄, 그런 사람도 있갔디요. 제래 깡내장사밖에 모르니끼” “그럼 이 짐 들춰봐도 제기될 게 없겠소?” “네네, 들춰 보라요. 제레 하나두 일없습니다.” “그렇다? 하여간 따라오시오.” 보안원은 증명서를 뒷주머니에 쑤셔 넣고 앞서 걸었다. 손님과 창수는 짐을 끌고 따라갔다. 어쩐지 기분이 더럽다. 들어선 곳은 시보안서(경찰서) 마당이었다.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앞에 구루마 10대정도가 짐을 부리고 있었다. 아마 집중단속이 시작된 모양이었다. 창수도 시키는 대로 짐을 풀었다. 짐을 모두 부리자 중위 계급장을 단 보안원이 다가와 구루마를 끌고 따라오라고 지시했다. 구루마꾼들은 모두 속이 한줌만 해졌다. 구루마를 뺏으려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때로 그런 일이 있었다. 구루마꾼이 사회주의 제도의 모습을 흐리게 한다고 단속해 놓고는 몰수하여 국가적으로 중요시하는 건설장들에 보내졌다. 그 때문에 유일한 생계수단을 잃고 빌어먹다 죽은 사람들도 있었다. 창수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머리가 아찔해졌다. 구루마를 뺏기다니. 그것도 남의 구루마를, 금옥이 발톱을 세우고 덤벼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뒷감당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차라리 콱 죽어버리고 싶다. 구루마꾼들은 보안원을 따라 다시 거리로 나왔다. 한참을 가니 역전 보안소(파출소)다. 철문이 열리자 구루마꾼들을 뒷마당으로 데려갔다. 순간, 모두 눈앞의 광경에 몸서리를 쳤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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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생님 재미나게 보아요.
신포에서 신북청 덕성 삼기를 도착해 하루밤묶을때 삼기 사적지 여관에 구루마 300대를 주인이 자동차 찡으로 결박하고 대갈통만한 자물쇠를 잠그고 잠자리에 들던 그 지옥의 여관
후치령 그들을 노리는 강도들
처량하다 가련하다 북한의 노예들아 해방의날 오긴오나
누구 충성기록영화 대사하는것과 같은것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완전대박을 치세요.
조금만 더 가공하면 아주 히트칠것 같습니다.
바보같은 한사람이 아첨기많은 글과는 냄새부터 다르네요.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