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광장

토론게시판

상세
실향민 기업가
United States 뉴스 0 297 2014-10-14 09:57:16
오늘의 경제소사/6월16일] 정주영 소떼 방북



권홍우 편집위원


1998 년 6월16일 오전10시, 판문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500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넘었다.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그의 방북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 외환위기 직후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남북관계가 풀리고 민간차원의 경제협력과 교류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다.

실향민들의 감회는 더 컸다. ‘소떼가 부럽다’며 눈물을 적시는 사람도 있었다. 정 회장 자신도 18세에 아버지가 소 판 돈 70원 갖고 집을 뛰어나온 실향민 출신. 청운의 뜻을 품고 상경한 소년이 세계적인 기업군을 일구고 고향을 찾았으니 금의환향도 이만한 금의환향이 없었다.

현대그룹은 소떼 방북을 위해 트럭과 사료 포함, 41억7,700만원이라는 비용을 부담했지만 국내외 신문과 방송의 보도로 직접지출보다 훨씬 큰 광고효과를 얻었다. 현대가 얻는 간접 광고효과가 최소 675억원에서 최대 6조5,7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83 세의 나이로 소떼 방북을 결행한 정 회장이 이제는 고인(2001년 작고)이 되고 대북사업을 이어받은 정몽헌 회장도 자살이라는 비운을 맞았지만 당시에 뿌려진 씨앗은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켰다. 잇따른 남북정상회담과 개선공단사업, 남북철도 연결 등이 그 성과물이다.

고 정 회장이 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여전히 남북관계와 신뢰의 버팀목이다. 올 들어 남북관계가 냉각되고 개성공단 사업도 위축되는 와중에서도 2차 소떼방북 직후 합의된 금강산 관광은 올해 안에 누적관광객 2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이 ‘가장 아름답고 충격적인 전위예술 작품’이라고 평했던 정 회장의 소떼 방북으로부터 꼭 10년. 나라가 소 때문에 혼란스럽기 그지 없다. ‘진짜 실용’의 정신이 아쉽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http://economy.hankooki.com/lpage/economy/200806/e2008061518451297490.htm

좋아하는 회원 : 0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실향민 정주영 이승만
다음글
북한서 온 우리도 모르는 지상낙원 북한의 진면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