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 지도자였던 피델 카스트로〈사진〉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생전에 북한 김일성을 "둘도 없는 벗"이라고 불렀다. 실제 두 사람은 동구 공산권이 몰락할 당시 협력을 강조하며 공산 독재 체제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그러나 사후(死後) 두 사람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 시각) "쿠바가 카스트로 전 의장에 대한 우상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지난달 말 임종을 앞두고 동생이자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나는 불멸의 존재로 숭상되기를 원치 않는다"는 유언을 남겼다.
90세로 사망한 카스트로 전 의장의 유해는 화장돼 지난 4일 고향인 산타 이피헤니아 묘지에 안장됐다. 묘비에는 '피델'이라는 이름만 적힌 명패가 붙었다. 반면 김일성은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방부(防腐) 처리된 상태로 누워 있다. 김일성 동상은 북한 전역에 3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바 국가평의회는 이날 카스트로 전 의장에 대한 우상화 금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호메로 아코스타 국가평의회 서기는 "이 법안은 피델 카스트로의 겸손한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화 금지법 통과로 카스트로 전 의장의 이름과 사진은 상표·로고·인터넷 도메인·상업 문구 등에 사용할 수 없다. 카스트로의 동상을 세우거나 도로·공원·광
<iframe width="250" height="250" src="http://cad.chosun.com/RealMedia/ads/adstream_sx.ads/www.chosun.com/news@x74" frameborder="0" marginwidth="0" marginheight="0" noresize="" scrolling="no"></iframe>장 등 공공장소에 그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금지된다.
그러나 음악·문학·무용·영화 등 예술 영역에서는 '피델 카스트로'를 쓸 수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에 대한 학문적 연구도 가능하다. 은퇴한 쿠바 경제학자 후안 안토니오 곤살레스는 AP통신에 "우리는 모든 곳에 피델의 이름을 새기고 싶지만 (우상화 금지는) 피델의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