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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일..
Korea, Republic o 비둘기야 5 1911 2009-08-09 02:22:12
삼복도 며칠 안남았나부다.
찌는듯이 무더운 태양아래...라는 노랫가사가 무색하게
올 여름은 이외로 더웠다는 기억이 아리송할 정도이기도 하다...

저녘내로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때론 쌀쌀맞기까지 하여서
주섬주섬 윗옷을 찾아 입은적도 있었으니...

그리고...
휴가철이기도 하다.
쫓기는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달래러 푸른 숲이 울창한 계곡으로,
또는 하이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로, 바다로 잠시 일탈을 꿈꾼다.

무척이나 보기 좋은게 있었다.
바로 각자 나름대로의 삶에 충실한 가족들이 이러한 휴가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여서 돈독한 정을 나누는 모습들이다.

콘도나 펜션을 잡아가지고 함께 모여서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으면서 즐거이 웃고 떠드는 모습들...
지극히 평범한 그 모습들이 얼마나 행복한것인지...
그네들은 아마 다 모를것이다.

휴가...나도 동해안으로 다녀왔었다.
갈매기들이 끼룩대면서 날아예고...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푸른 파도에 몸을 맡긴채로...
멍~~하니 서서 붉은 노을이 아름다운 수평선 너머 한참을
지그시 바라보았었다.

눈감으면 삼삼하니 떠오르는 고향의 푸른 바다...
미역주으러 다니느라 그렇게 아름다웠던 경치조차
미처 눈여겨 볼틈이 없었던,
지금 새삼스레 떠올리느라니...비릿한 바다냄새조차
한없이 반가울 따름이다.

잠시나마 고향을 떠올리게 해주었던 경북 동해안...
밤새도록 철썩이던 파도소리가 지금도 귀가에 쟁쟁하다.

오늘 일하는 도중에...잠시 쉬는 시간...
이런 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던 중
가게 사장님이 농담반 진담반 그런 말씀을 하신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노..."
내가 빙그레 웃음을 띄웠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제가 말씀해드릴까요?"

말하란다.
2남2녀의 장남으로써 나름대로의 삶에 충실하시지만...
왜 사는지를 모르시겠단다...

내가 웃으면서 그랫다.
"제가 이십년 가까이 그 해답을 찾느라고 무진장 고민했었는데요,
일단은 부모님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사장님이 살아계셔야 합니다.
설사 타의라 할지라도 부모님 먼저 세상을 버리는것만큼
크나큰 불효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또 한가지...자식으로써 부모님이 늙어가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수 있다는거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르시겠죠...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채로 가슴에 피눈물 뚝뚝 떨구면서도
그 어느땐가는 만날수 있으리라는 희망만을 묻은채로
씩씩하게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거든요..."

넘 의미심장했을까?
이 말을 듣곤...한참을 묵묵히 생각하셨다.
그러시곤 웃으신다...
나의 고향이 어딘지를 아시니까 마음에 와닿았으려나...

맞다고...내 말이 맞단다...자신이 배부른 투정이라고 하신다.

나도 웃었다.

그리고 이 말로써 마무리 지었다.
"가장 평범한게 가장 행복한거랍니다." 라고....


우리 님들도 그 언제인가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경치좋은 고향의
곳곳에서 그리운 혈육의 따뜻한 마음과 마음들을 정겹게
나눌수 있을 그날을 그려보며
늦은 밤 몇자 올려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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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우산 관리자 새큰아씨 루루1004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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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에 2009-08-09 04:43:32
    여기 탈동회에 들어오는 가장큰이유를 잘설명해주셨네요...
    나도 가끔은 왜 사나싶다가도 탈북하신분들을 보면서 배부른투정을 곧 깨닫곤하니까요...
    하지만 남한에서 계속산사람은 그저 그런가보다하고 살지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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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노루 2009-08-09 04:48:04
    오늘도 의미로운 좋은 글에 깊이 공감하며 감사히 보고 갑니다. 님은 행복전도사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네 삶에서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실천일 것이나 스스로의 욕심을 줄이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그리고 가장 평범한 그 삶이 가장 위대한 삻일 수도 있겠지요.
    우리에게 바라 보이는 모든 존재와 현상은 어쩌면 있는 그대로가 아닌 우리 스스로가 빚어낸 것들일 수 있음을 믿습니다. 난관을 남 모를 인내와 희망 그리고 노력으로 극복해 오셨을 수도 있을 님과 님의 가정에 언제나 건강과 행복의 미소가 함께 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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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andman 2009-08-09 18:47:25

    - TheSandman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2009-08-09 22: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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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우산 2009-08-10 11:28:53
    한국에 와서 오랫만에 편안하게 잘 쉬고있어요.

    세계적인 불황으로 회사에 일이 없어서 낸 휴가이기도 하지만,연세드신 부모님께서 찾으시기도 하고 그나마 절 대신해서 자주찾아 봽던 제 여동생도 이번달 말경에 캐나다로 조카들 데리고 떠나게 돼서이기도 하지요.

    탈북동포 여러분들과 저의 경우는 조금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라는 둥 '벌어먹고 살게 없다'는둥 고향친구들에게 최근의 경제사정과 연관됀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오손도손 때로는 아웅다웅 가족끼리,사랑하는 사람끼리 언제든지 볼수있고,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일 겁니다.

    짜증나는 일,화나는 일 많고 많은 인생살이지만...비둘기야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속의 감사하는 마음 조금은 간직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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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 2009-08-11 06:07:04
    비둘기님은 아름답다고 할까요?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면 옆 사람들에게 전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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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기엄마 2009-08-12 22:4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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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복숙 2009-08-13 22:05:05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항상 지금에 만족하면서 더 좋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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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꼴이엄마 2009-08-19 09:23:15
    가슴에 와 닿는 글 정말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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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큰아씨 2009-08-22 11:51:08
    너무 가슴에 와닿는 글입니다..저역시도 고향이 푸른동해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이라 왠지 제가하고 싶어던 말들을 그대로 글로 올려주신것마냥 가슴이 짜릿하네요.그리도 버겁고 힘들던 시절엔 다 느껴볼수 없엇던 것들을 지금에와서야 가슴아프게 돌아보게되네요.살아가는 이유가 어찌 하나같기야 하겟지만 그래도 지금의 생활에 감사해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면서 비둘기야님도 힘내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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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rmaos 2009-08-27 06:45:47
    사람이 사는목적과 살기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아는사람이 과연 몇이나... 좀어처구니 없는 소리인것 같지만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얼마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이준생명이고 옆에사람이 사니까 나도사는것인가? 먹을걱정 입을 걱정없고 모든것이 부렴없으면 사는의미를 느끼지는 못할 것입니다. 고향생각 부모생각 처자식생각 형제생각 함께살던 이웃생각 친척생각... 해본사람만이 진정으로 느낄수있다고 본다. 과연 그리움을 안고 사람들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누가 다알아주랴 이런 고충도 아픔도 그리움도 없을날이과연 그언제면 돌아올것인지 또 살아 그런날을 보게되겠는지. .................................그누가 알아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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