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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의 열반송
Korea, Republic o namini 0 375 2009-08-16 20:44:50
이보게 친구 !
살아 있는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있는 증표 아니던가 ?

그러다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쉬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데는
티끌 하나도 못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뉘주고
그들의 마음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천가지 만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진흙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같다.

* 이 글은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 께서
세수 85세를 일기로 운명하기 직전에
이 시를 읊고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트시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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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베르 2009-08-17 10:53:30
    서산대사님의 열반송은 부처님의 말씀처럼 쉽고도 분명하며...또한 아름답기까지 하네요...이렇게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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