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140일만에 풀려난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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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북한에 억류됐다 140일만에 풀려난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가 1일(현지시간) 지난 3월 17일 북한군에 붙잡히게 된 경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들은 이날 커런트 TV 웹사이트에 올린 \'은둔의 왕국에서 보낸 인질생활\'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순전히 실수로 북한 국경을 잠시 넘어갔다가 곧바로 중국쪽으로 되돌아왔지만 뒤쫓아온 2명의 북한군 병사에게 강제로 끌려갔다(violently dragged)\"고 밝혔다. 즉, 자신들이 실수로 북한 땅을 잠시 밟긴 했지만 체포 당시 분명히 중국 땅에 있었고, 북한군이 국경을 넘어와 자신들을 끌고 갔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북한에 있었던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가장 후회스러운 1분이었다\"고 적었다. 이들은 지난 3월 17일 새벽 5시에 북중 국경에 도착하기에 앞서 배고픔과 억압을 견디지 못해 중국으로 건너온 많은 탈북 여성들을 만났으며, 이들은 대부분 온라인 섹스산업(화상채팅)에 종사하거나 중국인과 강제결혼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美여기자들, 30초 정도 북한 땅..북한 억류 여기자 로라 링 언니, 북..美백악관 \"여기자 석방 불구, 대북제.. 이들은 이어 \"처음 출발할 때 중국을 떠날 의도가 없었지만, 길 안내를 맡았던 조선족 안내인(김성철)이 두만강 중간 지점을 넘어서 불법이민자들이 거주하는 마을을 손으로 가리키며 따라오라고 해 따라갔고, 결국 북한 쪽 강둑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두 여기자는 국경을 넘을 당시 표지판은 없었으며, 다만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갈 때 국경을 향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불안한 마음이 들어 곧바로 되돌아오기 시작했으며, \"강을 절반쯤 건넜을 때 뒤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북한군 2명이 소총을 들고 쫓아오고 있어서 본능적으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북한 군인들에 붙잡혔을 때 우리는 분명히 다시 중국 땅에 들어와 있었다\"며 \"어떻게든 끌려가지 않으려 작은 나무 풀과 땅바닥 등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잡고 버텼지만 군인들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조선족 안내인과 커런트 TV의 프로듀서 미치 코스는 북한군에 붙잡히지 않았다. 두 여기자는 \"북한군들은 얼어붙은 강을 넘어 우리를 북한 땅으로 끌고 간 후 가까운 군부대에 감금했으며, 이후 140일의 억류 기간동안 서로 격리돼 반복적으로 신문을 받았고 결국 재판에 회부돼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두 여기자는 체포 당시 조선족 안내인에 대한 의심스런 감정도 털어놓았다. 이들은 \"우리가 그날 함정에 빠졌는지도 모를 일\"이라며 \"돌이켜보면 안내인이 마지막 순간에 출발 장소를 바꾸고, 중국 공안의 외투를 입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지만, 우리는 안전을 위한 사전조치로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그를 따라가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결정이었고, 결국 북한에 억류된 어두운 기억들로 대가를 치른 셈이 됐다\"고 덧붙였다. 두 여기자는 또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가 (인터뷰 등에서) 우리에게 강을 건너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는 우리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천 목사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북한으로 끌려가 신문을 받을 당시 천 목사를 비롯해 중국과 한국의 연락책 이름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으며, 취재원 보호를 위해 취재노트를 찢어 삼키거나 비디오테이프를 훼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자신들로 말미암아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활동해온 탈북지원단체와 수많은 탈북자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될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 기자는 \"많은 사람이 고통을 이겨낸 우리의 강인함을 물어오지만 우리의 경험은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중국에서 탈북자로 사는 이들에 비하면초라한 것\"이라면서 \"이들의 고난이 잊혀지지 않기를 소망한다\"며 글을 끝맺었다. 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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