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이 신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주민들의 옷차림과 무질서 등에 대해 “평안북도가 자본주의 날라리판이 되었다”며 검열을 지시하고 그 아들 김정은도 “주민을 달래던 때는 지났으니 일탈행위는 무조건 법으로 처벌하라”고 지시한 것 등을 보면, 북한사회에도 ‘남한 풍’을 비롯한 외부사조(황색바람)가 유입되어 광범위하게 만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중 국경지역이나 해외파견 근로자들을 통해 이런 외부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외부사조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해 노동당규약 개정시 “제국주의 사상 문화적 침투책동을 짓부수고 온갖 이색적인 사상요소들과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비롯한 부정적인 현상들을 반대하여 투쟁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북,중 국경지대에서는 CCTV와 이중철조망을 보강해 탈북과 외부사조유입 차단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공안기관을 동원해 신의주, 양강도 혜산 등 접경지역에서 탈북자, 행방불명자 가족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여 이들을 오지로 추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휴대전화, TV, 라디오 사용실태 등에 대해서도 이미 검열에 들어갔다. 국경지대에서는 국경경비대의 비리 혐의와 내부간첩색출을 명분으로 ‘푹풍군단’이라는 특수부대까지 배치했다.
이렇게 2중, 3중의 제재와 통제에도 불구하고 국경지대에서 탈북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탈북을 방조하거나 막지 못한 공안요원들은 문책이 두려워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지역에 ‘황색바람’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 흐름에 역행하려고 안간힘을 쓸게 아니라 오히려 자유사조를 수용하여 북한사회를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꾸는 것이 김정일과 김정은이 권좌(權座)에 있을 때 해야 할 소명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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