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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변화를 두려워 말라
Korea, Republic o 순한황소 0 229 2011-10-25 05:14:17
北은 변화를 두려워 말라
기사입력 2011.10.24 17:27:21 | 최종수정 2011.10.24 17:50: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시장경제는 치열한 경쟁, 정책 실패 등으로 많은 위기를 겪어왔지만 오히려 변화과정을 거치며 지금까지 성장해왔다. 시장경제는 시장을 이루고 있는 개인,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불완전해 오류를 일으키지만, 오류나 한계를 인정하고 시장 안에서 극복해 나가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반면 계획경제는 시장경제 불완전성을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태어났지만,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완전한 계획을 세우려는 시스템이다. 아무리 뛰어난 엘리트이든 당이든 사람이 세운 계획은 현실세계의 복잡한 이해관계나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 등으로 기대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계획경제를 고집했던 대부분의 국가는 그 한계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이 시장경제의 틀을 받아들였다. 특히 문화혁명의 소용돌이와 이른바 `마오쩌둥(毛澤東)의 정책과 지시라면 모두 따라야만 한다`는 주장 등으로 결코 바뀔 것 같지 않던 중국도 덩샤오핑이 제시한 실사구시(實事求是) 논리에 따라 시장경제를 도입해 G2로서 세계경제의 중심에 섰다.

북한 경제를 분석해 보면 그 침체과정은 `완전한 지도를 하는 수령의 우상화`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수령 우상화`는 소위 1956년 `종파사건`, 1967년 `갑산파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거치며 본격화됐다. 마침내 북한은 수령과 다른 의견을 더 이상 내놓을 수 없는 사회가 돼버렸다. 당연히 북한에서 중공업 혹은 경공업 중시노선이냐, 경제ㆍ국방 병진노선이냐 등 경제정책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 지시와 명령만이 난무하게 된 북한의 경제와 산업은 점차 침체돼갔다. 북한은 지금도 경제문제의 해결방법을 찾기보다는 사상교육 등을 통해 `항일 유격대`의 전설 같은 이야기와 옛 소련의 대규모 경제원조 아래서 이뤄진 성장의 추억을 되뇌이며, 이기적인 반동분자와 제국주의 열강들 때문에 경제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분개한다.

그리고 주체는 `완전한 지도와 결합된 주인의식`이며, 수령만이 `완전한 지도`를 할 수 있다는 그들의 논리에 의하면 `수령 우상화`와 `주체사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주체사상이 현실에서 자력갱생, 주체농업, 주체공업 등으로 나타났고 이는 각 산업과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경제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지만, 북한은 오히려 수령의 `무오류`를 더 강조하면서 주체사상을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사상으로 공고화해 변화를 가로막고 경제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북한은 마오쩌둥이 "나의 판단이 70% 정도는 옳았다고만 평가받아도 좋겠다"고 한 것이나, 덩샤오핑이 언급한 "당이나 사람이 무오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오류에 빠진 것이고, 이미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다"라는 의미를 모른 척 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지도자든, 어느 체제이든 오류를 일으키고 실패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현 북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고, 신뢰회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북한 주민이 스스로 생존방법을 찾아왔다는 것은 `수령도 사람인 이상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된 이상 북한은 변화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변국의 조언이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정책을 수용하고 변화해야 한다. 그러면 주민은 환호할 것이요, 세계는 박수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1992년 남순(南巡)에서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를 가지고 더 이상 논쟁하지 말고…국력 증강과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 말고 담대히 나가자"고 한 덩샤오핑의 선언이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기를 소망하는 평양에서도 나왔으면 한다.

[황진훈 한국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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