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군인연합>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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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께 북한사회에서는 감히 엄두도 못 냈을 일인데, 민주주의라는 자유의 혜택이 배려되는 남한이어서 대통령님께 소신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게 됩니다. 국사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시는 분께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글을 드리는데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국내외 언론서 공개된 바와 같이 우리는 지난 12월 7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을 탈출하여 제3국과 현재 한국에 정착해 있는 북한군특수부대출신들을 주축으로 하는 ‘자유북한군인연합’의 결성을 정식 선포했습니다. 군인연합은 성명서에서 북한정권붕괴를 목표로 하진 않지만 북한정권이 정치범수용소와 같은 도살장을 해체하지 않고 무차별적인 인권탄압을 멈추지 않으면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먹고 싶은 자유, 입고 싶은 자유, 맘대로 노래 부르고 말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북한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 ‘자유북한군인연합’의 출범동기입니다. 최근에 북한인권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북한인권의 실태가 심각성을 넘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증거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북한인권의 참혹한 현실 앞에서 한국정부의 태도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실망스럽다는 것을 말씀올리고 싶습니다. 노무현대통령님, 북한이라는 특정국가를 떠나서 인권은 가치이기 이전에 사람이 사는 이유이고 권리입니다. 북한인민들의 인권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권리가 있는 인권이고 누가 침범해서는 안 될 고유의 인권입니다. 김정일과 같은 포악한 독재자가 군림하고 있다는 하나의 이유로, 인권이라는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다가 죽는 것이 북한주민들의 현실입니다. 그들의 인권도 당당히 사람 취급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인권이라는 뜻입니다. 얼마 전 박경서 인권대사가 서울 성공회대성당 세미나에서 한 발언은 민족을 등지고 사는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망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평화권’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북한인권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도대체 인권과 평화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정부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포악한 독재체제의 희생양으로 죽어가는 주민들을 방치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논해야 된다는 것은, 인권의 주체인 주민들은 죽어도 괜찮으니 평화만 지키면 된다는 궤변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이든, 평화든, 사람을 위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통일과 인권의 자유, 둘 중에 당연히 인권이 먼저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남북한 정치상황을 고려하면서 북한인권문제에 접근해야 된다는 논리는 북한정권이 체제이념을 수정할 의사가 있고 민주주의 통일을 전제로 할 때 그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북한이 독재근성을 버리지 않고 남한의 민주주의까지 압살하려는 정책을 추구하는 시점에서는 상상일 뿐이며, 북한인권을 더 어렵게 만드는 범죄행위에 지나지 않는 일입니다. 북한인권을 당연한 상황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팔자와 숙명’으로 취급하면서, 밥 먹다가 씹힌 돌맹이 뱉어 버리듯 내버리는 것은 같은 동족으로서 한국정부가 할 선택이 아닙니다. 북한이 사람이 살만한 정도면 숱한 사람들이 고문이나 공개총살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남한으로 굳이 오겠다고 고집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님, 건너 본 사람이 물 깊이를 안다는 말은 겪어본 사람이 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북정책에 관한 모든 사안은 남한정부의 소관이지만 북한 내부문제에 한해서는 우리의 경험을 깊이 경청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북한 권력이 반세기가 넘게 인민을 불행하게 만든 현실 앞에서, 남한정부마저 북한에 대한 진단에서 오류를 범하면 북한인민들의 인권은 폐허가 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고 북한문제를 순리대로 풀어가려면 ‘연방제 통일’과 같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유실되고 북한의 대남전략에 일방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에 미련을 둬서는 안 됩니다. 현 단계에서 남북한의 정상적인 통일이 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안은 북한인민들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하루 빨리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곤하고 어려운 방법이지만 그 길을 택해야 남북한 문제를 곡절 없이 풀어갈 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올리자면, 북한인권 실현은 대북전략전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인 양심과 도덕에 관한 문제이며, 비 전쟁에 의한 평화적인 통일을 원하는 우리민족의 염원입니다. 이로 볼 때 북한인권문제는 이유 불문하고 양보와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북한인권이 남북당국의 환각적인 정치놀음에 더 이상 재물이 되는 피해를 당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자유북한군인연합’은 김정일 정권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북한인민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가 나서서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운명을 걸고 세상 앞에 공개한 바 그대로 북한에서의 민주주의 항쟁을 시작할 것입니다. 북한에서의 반독재 항쟁은 정상적인 체제에 대한 불법적인 폭력이 아니라 착취권력에 대한 피착취 대중의 정당한 대응입니다. ‘자유북한군인연합’의 출범에 대해 부분적인 세력들이 '테러세력의 등장'이라고 내려깎는 것은 북한독재의 잔인함에 편승하는 비인간적인 행위입니다. 굳이 테러의 혐의를 받는다 해도 북한의 인권과 자유에 필요한 테러라면 우리는 얼마든지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기회가 기회인 만큼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의 명예를 걸고 당부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의 일에 민주주의 공권력을 발동하지 말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지 못하면서 발목까지 잡으면 양심의 저촉을 떠나서 민족 앞에 죄를 짓는 일입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겠다고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우리인데, 대한민국의 안보와 민생치안을 책임져야 할 공권력이 나서서 알력과 마찰을 조성시키고 사업에 방해를 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서 일하는 단체들이 공권력의 감시와 방해를 받아야 될 사유가 무엇인지 대통령께 솔직하게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오직 있다면 몸과 정신뿐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우리의 일이 정당하다는 것을 이해하시면 부디 공권력의 방해를 말아 주시고, 인권법률가 출신으로서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저희들은 대통령님과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믿을 것이며 최후의 순간까지 맞받아 나가서 북한의 민주주의를 성공시킬 것입니다. 우리들은 노무현 대통령님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2006년 1월 31일 자유북한군인연합 대표 임천용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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