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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인과 등산을 하고
Korea, Republic of 림일작가 0 722 2015-06-11 08:51:00

언젠가 함경도출신의 중년여인과 북한산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이마의 땀방울을 닦은 그녀가 산 중턱에서 “작가님은 평양에서 살았으니 이렇게 험한 산은 못 올랐겠죠?” 하며 자신이 체험한 고향 산행이야기를 들려주네요.

북한에서 1년 내내 주민들이 빈 배낭을 메고 산으로 오릅니다. 1990년대부터 식량배급이 끊겼으니 산에서 나오는 어떤 풀이며 열매도 사람이 먹죠. 당의 외화벌이계획을 하려면 약초를 캐서 상납해야 하며, 추운 겨울을 나려고 화목을 준비합니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다양하죠. 약초수집 과제를 받은 아이들이 학교수업이 끝나면 산으로 향하고, 한 끼 가족식사가 걱정인 주부들은 나물을 캐고 도토리를 주우러, 남자들은 공장에 갖다 바칠 땔감을 마련하려고 오릅니다.

이런 모습만 보던 그녀가 서울에 와서 등산객들을 보며 “남한 사람들은 음식이 넘치고, 1년 내내 가스와 전기가 들어오는 집에서 사는데 왜 산에 가지?” 하며 놀랐대요. 어떤 등산객들은 소형라디오와 망원경도 갖고 있었으니 말이죠.

알고 보니 그들은 다사다난한 일상에서 벗어나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물 맑고 공기 좋은 아름다운 산을 찾는 것이었죠.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단란한 모습을 보이는 등산객들에게서 한없는 부러움을 느꼈답니다.

그녀는 “목숨과도 바꾼 소중한 자유를 오래도록 누리려면 건강이 우선” 이라며 대번에 ‘등산마니아’가 되었다며 자랑스러운 ‘등산찬가’를 늘어놨죠.

돈도 안들이고 어떤 기술도 필요 없고... 땀을 쭉 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이 최고랍니다. 노동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등산에서 배웠다고 하네요.

서울에서 한 가정의 주부로, 두 아들의 엄마로, 그리고 대통령도 비판하는 민주국가시민으로 사는 자신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그녀가 바로 제 아내입니다.

지옥 같은 북한에서 1년 내내 산에 갈 걱정으로 살면서 온갖 정치행사에 포로가 되어 수령을 비판하면 총살되는 끔찍한 현실이 옛말이 되었다는 사랑하는 아내의 수다 속에 어느덧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올랐습니다.

날씨가 맑아 북녘의 개성 송악산도 보였죠. 그 속에서 김정은 독재정치를 받으며 짐승처럼 사는 우리 부모형제들 생각이 납니다. 하루빨리 민족의 숙원인 ‘대박통일’이 이루어져 고향에 있는 동포들이 배고픔을 잊고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평양시민들이 서울 북한산으로 등산오고, 서울시민들이 평양 대성산으로 등산가면... 그때의 심정은 정말이지 산삼 캐러가는 기분이 아닐까요?

 

- 림 일 작가 (미모의 여인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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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림일작가 ip1 2015-06-11 08:55:04
    제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들어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Cago1V1UEgg&feature=player_embed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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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림일작가 ip1 2015-06-11 09:03:28
    저에게는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물 중의 보물인 두 아들을 낳아준 사랑하는 제 아내가 남과 북 통틀어 3500만 여성 중에 가장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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