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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신념에 반해 행동한 적 없다
신념 0 339 2015-10-26 05:27:59

김영환: 신념에 반해 행동한 적 없다

김영환(53). 서울대 법대 82학번. 1986년 팸플릿 ‘강철서신’을 썼다. ‘주사파 대부.’ 운동권에 반미친북 분위기를 확산했다. 1991년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났다. 이듬해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창당했다. 북한의 실제에 환멸을 느껴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다. 지금껏 북한 민주화 및 인권 운동에 천착했다.

 

1980년대 주사파의 상직 격인 인물입니다. 1990년대 말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변신한 것으로 압니다. 전향이다, 변절이다, 노선 전환이다, 말이 많은데요.

 

“기존에 가진 진보관이랄까, 역사 발전에 대한 생각이 사회주의 붕괴를 보면서 흔들렸습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화 과정을 보면서 한국에서 혁명가로 사는 게 옳으냐 하는 회의도 들었고요. 북한 인권 상황이 극단적으로 열악하다는 것을 다양한 경로로 확인, 재확인했습니다.

변절은 확실히 아닌 게, 신념에 반해 행동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은 분명합니다. 북한 문제는 생각이 바뀐 것이 아니라 북한의 진실을 깨달은 것이고요. 민중의 자유와 평등, 해방을 위해 투쟁해온 이들이 민중의 인권을 짓밟는 북한을 지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죠”

 

▼ 민혁당을 건설해 지도했습니다. 함께 활동한 이석기 씨는 내란선동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석기 씨가 헤게모니를 가졌던 통합진보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됐습니다. 종북 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봅니까.

 

“종북 세력이 굉장히 많은 것처럼 알려졌지만 20년에 걸쳐 꾸준히 줄었다고 봅니다.

마지막 종북 세력이 이석기를 중심으로 하는 구조였다고 생각해요. 이석기가 구속되면서 구심점과 동력을 거의 잃었습니다. 종북은 정신문명 발전과정을 보더라도 용납하기가 어렵습니다. 1980년대처럼 정보가 제한돼 있다면 모를까, 인민을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정권을 추종한다는 게…. 지성의 극심한 마비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 종북은 이석기 씨 사태로 실체가 알려지면서 심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친북’이라고 표현할까요. 반미친북적 사고를 갖고 정치·사회활동을 하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 사람들이 더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종북은 북한에 심취해 좌우 가리지 않고 그것에만 매달리거든요. 친북이라는 표현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그 사람들은 좌우를 살펴봅니다.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알면서도 정치적 입지와 이해관계 때문에 그런 스탠스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해요. 정직하지 못하다고나 할까요.

 

▼ 김정은 체제의 붕괴 가능성은 어떻게 봅니까.

 

“김일성, 김정일은 나라는 망쳐놨으나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하는 데는 탁월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이 독재에 탁월한 자질이 있대서 김정은도 그렇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2대에 걸쳐 독재에 자질을 갖는다는 것도 무척 낮은 확률일 겁니다. 김정은이 비슷한 능력을 가졌는지에 의문이 있습니다. 김정일은 공포와 포용을 아울러 균형을 맞췄습니다. 김정은의 행태는 균형에서 크게 벗어나 있어요. 별을 뗐다 붙였다…말은 못해도 속으로 굴욕감을 얼마나 느끼겠습니까.

장담하긴 어렵지만 북한 체제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일반 주민이 가진 불만이나 반체제 의식은 약합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호전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 한반도 통일 전략은 어떠해야 할까요.

 

“김정은 정권이나 김정은 정권에 준하는 대체 정권과 협상해 통일을 이루는 것은 1%의 가능성도 없다고 봅니다. 북한 체제 붕괴가 통일의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어요.

 내용적으로는 흡수 통일적인 요소가 많겠으나 100% 흡수 통일을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 체제 붕괴 직후 시차 없이 통일을 이뤄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 중국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고요. 북한의 엘리트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주도로 통일을 이뤄내는 형태일 수밖에 없지만 북한의 시스템과 엘리트를 존중해야 합니다. 완전히 흡수된다는 의식을 북한 주민들이 가져서는 안 돼요. 

동·서독의 예에서 보듯 사회주의, 자본주의라는 다른 체제에서 산 것은 길지 않은 시간에 극복할 수 있으나 문명적인 차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문명 발전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남북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치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 20~30년은 시스템이 분리돼야 해요. 연방제 형식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통일 과정을 연방제 형식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남북 협상으로 이뤄지는 통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통일 이후 국가 운영은 연방제가 합리적입니다. 중국-홍콩식 2체제 형식도 장점이 많으나 북한 주민의 주권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고요. 법률적인 측면에서는 남북한이 같은 권리를 갖는 형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통일 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문명의 격차이고, 통일 한반도는 연방체제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 기사는 신동아 2015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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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림일작가 ip1 2015-10-26 09:04:43
    김영환 선생이 북한의 진실을 깨달은 것은 1991년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하여 김일성을 마난 후 그에 대한 해이감도 있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굶주림과 추위에 못이겨 목숨 걸고 탈북하여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민들을 보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안명철, 강철환 등 북한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청년들의 증언을 듣고 북한은 말로만 인민이 주인된 사회주의사회이지 실제는 김 씨 일가 개인독재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2천만 인민을 모두 동물로 만들어 놓은 잔인한 독재깡패 집단임을 깨달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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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는척하는자 ip2 2015-10-26 09:27:36
    현명한 자는 간접경험만으로도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사람은 자신이 직접 보거나 경험한 것으로 부터 교훈을 얻는 다고 합니다. 근데 직접 보고 듣고 경험했음에도 진리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왜일까요? 자는 척 하는 사람은 역시나 깨우기 힘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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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림일작가 ip1 2015-10-26 09:45:05
    몸이 깨기 전에 정신부터 깨어나야겠죠. 최근 3년 사이에 50명 가까이 입국한 해외주재관 출신의 탈북엘리트들 대부분 입다물고 조용히 살겠다고 하는 뉴스를 보고 조금은 실망했습니다.

    북한에 남겨진 가족의 안위 때문이라는데... 가족의 생명보다 민족의 생명이 귀중하고 민족의 생명보다 인류의 생명이 귀중하다고 하신 고 황장엽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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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는 ip2 2015-10-26 11:19:20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자유를 얻기 위해 목숨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의 희생이 따라야 하는 말인거 같습니다. 국민의 의무와 권리 모두 소중한 가치이므로 둘의 가치가 상호 충돌하는 경우 정말 현명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을 보면 북한인권운동하는 탈북민들의 용기와 헌신이 더욱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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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희망 ip3 2015-10-26 11:41:39
    국내에서 활동중인 용감한 북한인권운동가로는
    김성민 대표, 림일 작가, 안명철 대표, 이민복 단장, 강철환 대표 등을 꼽을 수 이죠.
    어느정도 남한의 경력도 20년 가까이 쌓았고 또 자기분야에서 꾸준하고...
    이런 분들 중에서 다음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고 희망이겠죠.
    펜대들고 책상 머리에서 입만 까지 조, 안, 강 같은 속물단지들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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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냄새나는 ip4 2015-10-26 12:55:28
    본론이 뭐요?
    누구덜 띄우는척 하면서 탈북사회 분열 시키려는것은 아닌지?
    위에 요런 자들이 제일 악랄하고 위험한자들이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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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선구자 ip5 2015-10-26 15:18:59
    언젠가 림일작가님이 이창에 김영환 선생을 소개하는 칼럼을 써주었지요. 그 글을 읽고 그분이 누군가하고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는데 참 대단한 분이시더라구요. 저런분도 분명히 통일의 선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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