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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요섭 0 310 2006-05-02 01:55:24
내가 어릴때 큰 어머님이라고 불렀던 분이 한분 게쎴드랬습니다. 그 분은 우리 어머님하고 함께 이북 함경도 단천에서 사시던 그러니까 우리 어머님이 언니라고 부르며 의지하셨던 분이 셨는데 함께 625때 이남으로 피난오셔서 저희 어머님하고는 아주 가깝게 지내셨던 분이셨죠. 저는 그 분을 큰 어머님이라고 부르며 따랐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가끔씩 그 큰어머님이 저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 해주시던 모습이 떠 오릅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불쌍한 요섭이를 늘 기억해주시고" 로 시작하셔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로 끝내 시던 큰 어머님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떠 오릅니다. 그때는 큰 어머님의 기도소리가 어찌나 지루하던지 앞에 맞있는 밥상을 차려 주시고는 10분 이상씩을 기도 하시면 저는 눈을 찔끔찔끔 떳다 감았다 하면서 밥상의 어리굴젖이나 동태 전들을 찍어 먹어 보곤 했죠.

제가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 학생이 되었을때도 언제나 저를 붙드시고 기도 하시던 큰 어머님을 저는 조금씩 거부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을 부르시며 그렇게 늘 저를 불쌍타고 기도하시는 큰 어머님이 이해가 안되었었습니다. 저만 보면 교회에 나가라고 하시던 큰어머님이 셨는데 저는 커가면서 하나님이라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존재 앞에 저를 놓고 그렇게 기도 하시는 그 모습이 너무나 이해도 안가고 해서 큰 어머님 집에는 될수록 안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유방암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참 후에나 가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심한 고통으로 얼굴은 뼈만 앙상하게 남으셨고 일어나 앉지도 못하시는 그런 모습으로 저를 보시는데 사실 저는 무서움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또 저를 위해 나직막하게 짧게 기도하시고 계셨습니다. 불쌍한 우리 요섭이를 하시면서 타들어가는 입술로 저를 위해 기도하시는 것이였습니다.

얼마후 (한 삼년을 그렇게 앓으시다가) 돌아 가셨습니다. 그 만턴 재산을 병으로 다 까먹으시고 아주 조그마한 단칸방 판자집에서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저는 꿈에 가끔 큰어머니를 보면 일어나서 무서워 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억속에서 큰어머님을 잊고 살았습니다. 제가 대학교때부터 갑자기 인간이 왜 사는것일까? 라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것일까? 이 지구위에 흩날리는 한줌의 흙이 되어서 밤이면 바람소리와 함께 이곳 저곳으로 흩날리다가 어느집 지붕위에 내려 앉고 어느 고목 나무 밑 그늘에 묻혀 억만년 망각의 시간속으로 사라지는 것인가? 저는 정말 허무한 마음에 생각하면 할 수록 나를 다스릴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약해지고 사회가 두려워지기 시작 했었습니다.

가끔씩 저는 이문동 그러니까 거기가 망우리였나봅니다. 그 곳을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 저는 얼른 머리를 다른쪽으로 도리곤 했었습니다. 얼마나 죽음이 두렵던지 왜 저만 그렇게 죽음을 두려워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음이 절로 납니다. 죽음을 너무 두려워 하니까 죽음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지다가 영원히 그 다음날 아침을 안볼수 있으까/ 를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저는 그때 가장 깊은 병을 앓았던것 같았습니다. 공부하러 방학이면 이 절간 저절간으로 해매였지만 밤이면 스님의 목탁소리에 화장실도 못가고 두려워서 떨곤 했었습니다. 결국은 암노이로제에 걸려서 오늘은 간암 내일은 위암하면서 곧 죽을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암환자가 되버리고 말더군요. 저의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용하다는 곳은 다 다녔는데 의사가 하는말은 공부를 고만하고 좀 쉬라고 하더군요. 저는 하도 고민을 하다보니까 목에서 피가 났었는데 그게 폐암인줄 알고 그때부터 폐암으로 몇 달을 고생하였습니다. 친구들은 저만 보면 암 환자 왔다고 하는데 정말 슬펐습니다. 이렇게 심각한데 친구들은 놀려대니 미칠 것 같았습니다.

어느 일요일 전날 그러니까 토요일 밤이죠 잠을 못자고 온 밤을 걸리지도 않은 암과 싸우면서 지새다가 새벽 4시가 되었는데 우연히 라디오 다이알을 기독교 방송으로 돌렸었나 봅니다.
"시온에 영광이 빛나는아침" 하면서 찬송가가 나오는데 그 전에는 듣기만 해도 화가나던 찬송가가 어쩌면 그렇게도 마음을 사로 잡았는지 하나님이 어딨냐고 코웃음치던 내가 아! 하나님이 날 부르신다 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는 그 라디오를 품에 앉고 엉엉 울었습니다. 순식간에 그렇게 두렵던 죽음이 싹 사라지고 저는 잠에 떨어 졌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그날이 일요일이였죠. 저는 길건너에 있는 교회당을 찾았습니다. 저는 교회라는 그 의미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그 안으로 들어 갔었습니다. 그때가 대학교 3학년때였습니다. 왠 사람이 -목사님- 단상위에서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저는그게 무슨 소린지는 몰라도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숨을 쉬고는 뒷자리에 앉아서 한없이 울었습니다. 왜 울었는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너무나 편안했었습니다.

눈이 퉁퉁 부어서 교회를 나올때는 여러분이 자유대한 공항에 들어 서는 그 기분과 아마 똑 같앴을 것입니다. 저는 그 길로 집에가서 책 정리도하고 다시 살아난 기분으로 새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가끔씩 생각하면 우리 큰 어머님의 그 기도가 하나님께 전달이 되었나보다 하고 생각합니다. 이젠 그 큰어머님이 늘 감사하고 무서운 생각이 하나도 안 들고 그 분을 생각하면 마냥 즐거웁습니다.

억눌렸던 제 인생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늘 피할려고만 했던 제 인생에서 저는 교회에서 대학부 회장까지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였었습니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해 있던 저를 발견하고는 또 한번 놀랐었습니다. 자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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