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우님] 한국 정치는 한국 사람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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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우님. 님의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저는 성향이 우파, 시장주의, 개인주의, 다원주의적 민주주의(Pluralism-Democracy)이니 영/미에서 발전된 가치체계(value system)가 뼈 속에 박힌 사람입니다. 게다가 가방끈은 짧지만 경험주의적 논리 형식주의 (empirical-logical formalism)를 믿습니다. 한마디로 실체, 본질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요.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경험하면서 논리적 일관성을 지켜나가는 것 -- 이 것만이 우리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나침반이라고 믿습니다. 이 역시 영/미에서 발전한 철학입니다. 프란시스 베이컨, 흄, 듀이. 러셀, 화이트헤드 같은 사람이 발전시킨 철학이지요. 정치적 친미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 가치체계가 영미에서 발전된 것을 따르고 있고 그 인생을 사는 방법이 영미에서 발전된 철학을 따르고 있으니... 좌파 시레기들이 보면 반동 제국주의 꼭둑각시(reactionay impirialist puppet/scum)입니다. 저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영미 역사나 영미 문학을 공부하겠다고 하면, (제 학업성적이 받쳐 주고, 또한 제 나이가 젊다면) Ivy 리그 대학에서 서로 나서서 장학금을 주겠다고 할 것입니다. 영미의 철학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소화해서 한국에 퍼뜨리는 사람이 될테니까요... 그런 장학금 받은적 없고, 학력이 미천하지만, 저 스스로 그 결론에 도달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각설하고, 님의 이번 노무현 방미 건에 관해 부시에게 띄우는 편지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 우파를 도와주십시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시의 도움을 받아야 좌파를 간신히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우파라면 그냥 망하는게 좋습니다. 85년에 서울 미 문화원 점거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학생운동권이 좌파로 완전히 기운 때 였습니다. 북한과 연계하지 않고 좌파운동을 하는 진영(PD)과 김일성의 꼬붕이 되겠다는 진영(NL)으로 뚜렷이 분화된 시기였지요. 점거 농성이 끝나고 글라이스틴 주미대사가 짧은 기자회견을 했다고 합니다. 영어로 회견이 이루어졌고, 외신 기자들이 활발한 질문을 했지요. 주로 "한국의 민주화를 미국이 지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당시는 레이건 독트린이 나와서, 필리핀과 한국의 민주화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 입장을 막 표방하려고 하던 시점입니다. 그 이전에 미국의 후진국에 대한 정책의 1 순위는 민주화가 아니라 반공이었지요..) 그 때 한 한국의 젊은 기자가 일어나서 떠듬거리면서 말한 내용을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해 듣고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I apologize for my poor English.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미안합니다) I regret that here we do not have an interpreter. (여기에 통역이 없어서 유감스럽군요.) Korea will be a democratic country no matter what the US policy is. (한국은 미국이 무슨 정책을 취하든 민주화될 것입니다.--> 이점이 다른 외국인 외신기자들과의 핵심적 차이입니다) The ball now seems to be in the UC court. (이제 공은 미국 측 코트에 있습니다.) Are you ready for the domocracy in Korea, even though a democratic Korea might take anti-American stance sometimes? (민주화된 한국이 가끔 반미적 태도를 취할 텐데, 그에 대해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이게 이십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전두환이 사람 때려잡던 시절의 이야기이지요. 지금 이십년 지나서 그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우파가 승리합니다. 어느 정도 배짱과 식견이 있는 우파이냐, 그것이 문제일 뿐이지요. 그러니 부시는 한국의 우파를 지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한국 우파에게 오히려 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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