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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죽어야사는일본…북핵위기로SONY↑삼성↓
REPUBLIC OF KOREA 고뉴스 3 301 2006-10-18 17:36:39
한반도가 죽어야 사는 일본…북핵위기로 ‘SONY ↑’ ‘삼성 ↓’
[고뉴스] 2006-10-18 14:54

(고뉴스=김성덕 기자) 사람들은 진실에 맞서기를 주저한다. 왜냐하면 그 진실로 인해 자신의 어리석음과 초라함이 여지없이 세상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을 애써 보려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대북제재결의안’이 통과됐다. 미국은 유엔을 앞장세워 대북제재의 첨병으로 나섰다. 한국에게는 유엔결의에 동조하라며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참여와 대북경협사업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미국은 불과 얼마 전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이라크 전쟁’을 감행했던 그 미국이다. 지금 보수 언론과 한나라당은 북한의 ‘악행’을 찾기에 여념이 없지만, 우리는 현재의 미국을 똑바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 미국을 등에 업고 한술 더 뜨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 ‘대북 선제공격’까지 주장했었다. 일본은 ‘촐랑댄다’는 표현이 그다지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북한 사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일본 북부의 지진발생을 “북한이 2차 핵실험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오보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일본의 속내는 도대체 무엇일까?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작년 SCM(한미연례안보협의회)에서 (한국정부가) 미국측에 ‘핵우산 제공’ 삭제를 요구하고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표현하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태식 주미대사는 “SCM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잠재적으로 위협이 상당한’, ‘적국’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보자면, 일본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거쳐 80년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세계를 휩쓸었다. 그러나 90년대 버블 붕괴와 함께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지면서 탈출구를 쉽사리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놀라운 비약과 기술발전은 일본의 강력한 경쟁 대상으로 떠올랐다. 삼성, 현대, LG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자, 자동차, 조선 산업은 거의 일본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에 왔거나, 일부에서는 이미 일본을 제쳤다.

일본으로서는 한국의 추격이 숨 막힐 정도로 힘겨운 상황이다. 하지만 분단된 한반도의 한국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이 이번 ‘북한 핵실험’을 그냥 넘어갈리 만무하다.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킬수록 한국경제의 예측가능성은 떨어지고, 불확실성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남북한 간에 국지전이라고 벌어지는 요량에는 한국의 국가신용도 추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설사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해도 일본으로서는 나쁠 것이 전혀 없다.

나카무라 마사노리 전 히토츠바시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전후는 언뜻 보면 평화로워 보이지만,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전쟁에 일본이 끊임없이 관여해 왔다”며 “그것은 일본의 정치, 경제, 외교의 상태를 규정하고 장래 일본의 ‘국가형태’까지도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하면, 일본은 전쟁을 통해 먹고산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경제 특수를 누렸다. 미국 정치학자 찰머스 존슨(Chalmers Johnson)은 한국전쟁은 일본에게 ‘마샬플랜(Marshall Plan)'에 필적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의 전쟁에 끊임없이 개입해 온 일본. 그리고 이를 통해 경제적 도약을 이룩해온 ‘탈아입구(脫亞入歐)’의 나라.

‘할 수 있는 한’ 북한을 ‘불량국가’로 남겨두고, 이를 이용해 ‘일본의 전쟁 포기’와 ‘침략을 위한 군대 보유 포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노림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왜 일본이 우리에게 ‘미래의 가상적국’이 될 수밖에 없는지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일본의 속내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다. kimsd@g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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