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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맞는 은희 의 귀여운 푸념,과 넉두리,
UNITED KINGDOM 한은희 1 377 2006-10-31 23:51:53
어제 밤에 밀린 과제를 하느라 세시간밖에 못자서 오늘 아침은 기분이 다운 , 다운 , 또 다운이다. 거뜬해 지려고 찬물로 냉수마찰을 했지만 그래도 몸이 좀처럼 날렵해 지지도 않는다. 허나 그래도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에 갔다. 제법 새벽공기가 쌀쌀 하더니 아침 등교길이 어지러웠다. 풍성하던 나무잎들은 도로위로 떼거지로 곤두 박혀 자전거에 몸을 실은 나의 얼굴을 할퀴며 흩날렸다.
짜식들 날 뭘로 보고 덤비지? 이렇게 되뇌이고 나니 나 자신이 좀 웃겼다.
하기사 내가 뭔데?.... 음산한 늦가을 바람에 날리는 모래알들이 내 얼굴을 조금씩 때리고 지나갔지만 그래도 나는 사랑스럽게 그냥 스친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 아니니까-- 교실에 들어서니 영낙없이 어제 모였던 코크고 눈크고 얼굴작은 학급친구들이 역시 어제와 같은 말을 되뇌인다. 그럼 난 또 속으로 되뇌인다 < 당연히 굳모닝이니 오늘 아침도 너희들 얼굴을 보려 여기 서있지.> 허나 내 입밖으로 내뱉은 인사는 < 하이 굳모닝> 이다 역시 입가에 함박꽃 웃음을 띠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도 하고 속이기도 한다.
때론 이것이 웅변술이 되기도 하고 속임술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젤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하고싶은 넉두리 다 받아주는것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의 언덕길이 있을테니까.
그래서 나는 이곳을 즐겨 찾는다. 주변에선 취미도 특이하다고 한다. 차라리 호프 한잔과 넉두리 안주로 모든 푸념을 와해시키라고 한다. 허나 그 다음날 정신이 맑아지면 그래도 그들은 그것을 푸념이라고 생각할가? 아닐것이다 그들은 나의 생활이고 나의 면모라고 생각할것이다.
때론 베일에 감출줄도 알고 때론 화장할줄도 포장할줄도 그리고 원한다면 환장할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웃는 사람이 매일 웃을수는 없는법. 점잖은 사람이 언제나 점잖은것도 아니며, 오늘 갖고 있는 능력이 내일도 영원할수 있다는 생각을 하시는건 아닌지.
우리는 가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분간하기 싫어할때가 있다.
과거를 추억하면 나의 앞날은 계속 요모양 요꼴인듯 싶어서 삶의 의욕자체가 없어지기도 한다.
현재를 부각시키면 미래에 대한 설계에 지장을 줄수도 있다.
미래를 수학공식으로 계산하듯이 설계하면 우리는 인츰 세상을 자포자기 할수도 있다.
그래서 아름답게 어우러진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우리는 삶속에 수놓는다.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우리의 추억은 아프고 진저리 난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진정 그렇게만 보지 않는다.
나는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아프지만 때로 그 아픈 추억으로 교훈을 삼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금도 탈북자이지만 앞으로도 탈북자일것이다. 이제 더이상 이 앞에 도망가고 싶지 않다. 세상에 떳떳하고 싶다.
ㅎㅎㅎ 이렇게 쓰다보니 아직도 나의 손끝엔 주체사상의 잔여물이 묻어 있는듯 싶기도 하다.
단것은 부르죠아 수정주의라 빼앗고 쓴것은 보약이라 무조건 입에 넣어주고 단것은 태만주의 교만주의라 때리고 부수고 쓴것은 혁명이요 고난의 행군이요 일컬으며 달 달 볶던 교훈!
과연 쓸만한 교훈은 하나도 없었네 ......... 아 더 써야 하는데 학급친구가 할로윈데이라 파티준비하자고 해서...... 아쉽다. 전화한통화 받고나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네요
그래서 제목은 푸념 , 넉두리, 죄송합니다. 아름답게 포장하고 엮어서 그것을 습관화 하다보면 생활이되고 전부가 될수도 있다고 그래서 삶이 변할수도 있다고 쓰고 싶었는데 ..... 여러분, 오늘도 좋은 꿈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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