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섬/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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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섬 시리도록 푸른 물길 가르며 떠나가는 드넓은 바다에 스쳐 지나온 모든 것은 희미한 점으로 남는다 등 굽은 허리를 꺾어 들썩이는 잔기침 쏟아내며 더 많이 먹으라고 한사코 성화를 부리던 인정 많은 늙은 아낙네 비틀거리며, 넘어지며 모진 풍파를 견뎌온 부둣가를 서성거리며 절반은 흙으로 돌아 간 가랑잎 같은 손 흔들며 안녕을 빌어준다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토악질하는 갈매기도 요란한 뱃고동소리도 먼 바다에서 달려온 허기진 파도가 삼켜버렸다 언제인 듯 흘린 눈물은 한낮의 햇살을 물고 영롱한 무지갯빛을 띄운다 조개잡이와 고기잡이로 흥겨웠던 섬 친구들을 찰랑대는 한 잔 술에 담아 불그스레 달아오른 수평선 넘어 두고두고 그리워해야 할 옛 이야기로 묻어 둔 채 어둠에 쌓인 회색도시를 향해 닻을 올렸다 그 언젠가 훌훌 벗어 던졌던 잿빛삶의 허물을 찾아 비릿한 일상을 걸쳐 입어야 한다 글/이 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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