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뼈속까지 슬픔에 젖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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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게시판에 글을 남겨 봅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배달을 다녔습니다. 찬바람에 종일 시달리려서 달아오르는 얼굴을 내리는 비에 식히고, 아파트 층계를 오르내리느라 지친다리를 무겁게 끌며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밤비속에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을 들으며 걷노라니 추억의 파도가 사정없이 밀려 옵니다. 학교에 간 자식이 비에 젖어 행여 감기에라도 걸릴까봐 우산을 챙겨들고 현관에서 기다리시던 어머니... 심양에서 버스를 타고 주야로 내달려 청도에 도착한 날, 억수로 쏟아지는 비에 갈곳이 없어 정한곳도 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도시를 방황하던 일이며... 우박이 간간이 섞여 내리는 마가을의 찬비를 맞으며 중국과 몽골국경의 고비사막을 한밤중에 숨막힐듯한 긴장과 공포에 잠겨 걸어서 넘던 일이며... 어제런 듯 주마등처럼 무수한 환영이 눈앞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비와 연관된 기쁜일들도 분명 있었을텐데 슬픈 추억만 떠오르는건 왜서일까요... 왜서인지 오늘은 슬픔에 마냥 잠겨들고 싶습니다. 아주 뼈속까지 슬픔에 젖고 싶습니다. 고향을 떠날 때 외로움이니 그리움이니 하는 것들은 사치로 여기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싸구려 자기연민에 빠져들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고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추석엔 때아닌 감기로 고열에 떨면서도 독수공방 책과 씨름하며 추호도 흔들리지 않았었습니다. 신정날 남들이 다 쉴때에 배달알바를 나가면서도 슬픈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오늘만은 슬퍼지고 싶네요. 거리에는 벌써부터 내일 발렌타인데이에 연인에게 줄 초콜렛이며 꽃을 챙겨들고 다니는 행복한 얼굴들이 흘러갑니다. 구정을 맞아 가족들과 친지들 사이에 주고받는 선물을 배달하느라 벌써부터 택배차들이 분주히 지나다닙니다. 그리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온 사람들에겐 이런날 밤비는 슬플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 ... 그동안 가슴속깊이 꽁꽁 숨겨두었던 것들을 글로 토해내니 마음을 다잡기가 한결 쉬워 지는군요. 내일도 다시 씩씩하게 알바를 하러 나갈겁니다. 잠시 쏟아냈던 슬픔과 그리움은 밤새 회초리가 되여 비온뒤의 땅처럼 의지를 더욱 굳게 해줄것입니다. 하면서도 오늘밤엔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네요. 문득 떠오르는 글귀를 두서없이 엮어 봅니다. 비가 옵니다 지금 창밖에는 밤비가 옵니다 울엄마 울아빠 계신곳에도 내리고 있겠지요 비소리에 놀란 우리집 복슬이는 예전처럼 끙끙 거릴거에요 오늘같은 날엔 부지런한 농부님들껜 기쁨이겠지요 우산을 맞잡고 달콤한 얘기 나누는 연인들도 아마 있을거에요 그런데 난 왜...왜... 이런 밤이면 잠이 오지 않네요 나는 지금 창을 열고 비소리를 들어 봅니다 쭈룩 쭈룩... 쭈루룩... 아마도 밤비는 추억인가 봅니다 향수의 눈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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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좋은 날이 올겁니다.
때아닌 겨울비에 동안의 아픔을 너무도 실감있게 담아서인지 님의 그 외롭고 슬퍼지려는 감정에 자신도 푹 빠져들고 싶네요
힘 내세요
아직은 님 에게도 하소연하고 아픈 뒤를 바라볼 여유보다는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은 듯 싶네요
사랑과 용기가 항상 님을 외로움과 아픔에서 벗어나게 할수있기를 바래요
창밖에 내리는 비 이내마음까지 적셔주는데
오늘엔 어느누굴 기어이 울리고야 갈려나~~
흘러내리는비에 이내마음의 쓸쓸함이 더욱 깊어만가고
그곳에서 헤여나오기도 힘이든데...
기어이나를 울리고야 마네...
절제하고 절제하여 표현하였을 님의 정갈한 글을 읽으며, 어려운 여건들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은 채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오셨을 님의 모습이 익히 짐작됩니다.
가슴 속에 숨긴 사연들은 감상이라 여기며 애써 누르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여 추스리며, 오로지 내일을 위해 매진하고 계실 님께 가만히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비록 체질적으로 술을 하지 못하나 기회가 오면 님과 함께 소주 한잔 나누며 님의 그 마음을 나누고도 싶고요.
다만 분명히 밝아올 보다 밝은 님의 내일을 위해서라도 현재는 언제나 유념하여 스스로의 건강을 챙겨주시길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님의 마음 절대 공감 느끼는 30세의 새터민 청년입니다.
홀로 빈방에 있는 밤이면 창밖에 바라보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지나간 날들을 추억하며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을때가 빈번한 접니다.
우리의 아픈 마음, 우리의 강하면서도 여린 마음, 우리의 울컥하면서도 감싸주고 싶은 마음, 잘해주지 못한 과거땜에 잘해보려고 하는 현재를 외면당할때의 상실감...
어차피 우리가 딛고 가야 할 운명이라면 님이나 나나 지금 겪는 것이 어쩌면 행운이라고 봐야 하겠죠...
찢겨진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이들이 있을 때조차 그것을 심심한 나의 생활에 간을 맞추어 준다고 여기며 살아가 보려고 합니다.
쉽지만은 않아 오늘 밤도 울적하고 쓸쓸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가르켜주는 샘으로부터 발렌타인데이라고 쵸클릿을 받았고 교회 친구들에게서도 쵸클릿선물을 받으니 감사한 맘으로 다른 것을 위안하면서..
암튼 우리 함께 인터넷상으로라도 서로가 힘이 되고 위안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된다면 만나 같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청년의 열을 토해보기도 바래봅니다.
뒤를 보며 울지 말고 앞을 보며 웃자요^^
실은 내가 울보거든요 ㅋㅋ
님뿐만이 아닌 우리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어머님계시는 저멀리 가고파도 갈수없는 고향하늘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서로 위로하고 서로 서로 외롭고 힘들때 기댈수 있는 어깨를 내어 주는 아름다운 이들이 됩시다.
오늘 오랜 만에 자겸님의 글을 보고 연속 댓글을 두번 달게 되는 군요.
발렌타인데이라서인가?
헤어진 여친 생각땜인가? ㅋㅋ
암튼 우리 우울 모드를 떨쳐버립시다^^
어깨 겯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