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낙태허용’ 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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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낙태허용’ 인가? 촌철유감 기분나쁜 질문에도 그저 조용한 웃음을 짓던 이명박의 트레이드마크가 소이부답(笑而不答) 인 줄 알았다. 검증얘기만 나오면 측근들만 팔닥팔닥 뛰었지 정작 미소만 보내는 이명박의 호가 소이부답인줄 알았다. 이불속의 가시바늘은 숨길 수 없는 법, 낙태허용의 발언이 가시바늘이 되어 장애인의 분노를 사고 있다. ‘불구로 태어날 경우’를 전제로 했지만 장애인에 대한 생명경시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이 발언내용을 분석해 보면 그의 내면세계에는 불구로 태어난 사람은 더불어 살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애초부터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대단히 위험한 사고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다. 17대 총선당시 ‘노인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정동영의 막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생명의 존중, 자유, 평등을 모체로 한 인권은 하늘이 내려준 권리이다. 사랑, 자비 등 종교가 내세우는 궁극의 목표도 모두 여기에서 시작된다. 정치인의 말, 적어도 다음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는 이명박의 이번 발언에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 대선주자의 의식은 가감이 없이 투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보태거나 뺄 경우 거짓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낙태는 반대한다.”가 발언파문에 대한 해명인데 아이들 말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쩨쩨하게 슬쩍 몇 마디로 발뺌해 보겠다는 것은 치사 옹졸로 가는 지름길이다. 두 번째, 그간의 몇몇 사례를 보면 단순한 말실수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실수일 경우 떳떳하게 인정해야지 이러저러한 수식어를 붙여 호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물에 대한 관점,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가 만약 여기에 있다면, 아이들이 어른옷을 입고 싶어하는,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에 욕심을 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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