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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REPUBLIC OF KOREA 예은 16 706 2007-12-22 14:25:25
어렸을때우리엄마는 나를 끔찍히 사랑해주셨다.
항상 맛있는거 있으면 나먼저 챙겨주시기도하고 내가 해달라는것이면 다들어주신자상한 분이였다.
아버지가 결핵으로 돌아가시자 그날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엄마가 우리 형제 다버리구 집을나가들어오지 않게되였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이였었고 그날부터 나는 동생과함께굶었다.
배에서는 자꾸만 쪼르륵 소리가 나건만 집안에는 먹을 것이란 하나도 없었다.
그리하여 10일 정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우리는 장마당으로 나갔다.
꼬제비들이 수없이 많았고 나도 이제는 거지가 되고 꼬제비가 되였다.
남들이 밟고 지나간 옥수수알을과 국수 부스레기.
그리고 생선뼈다귀.등 먹을수만 있는 것이라면 더럽던 상관없이 다 주어먹었다.
밤이되면 집으로 가고 싶었으나 반겨주는 사람도 따뜻한 구들목도 없었기에 역전에서 신발을 벗어 베고 쪽잠을 자기를 그 몇번.
어떤날은 역전에서 자자못하게 하여 쫓겨날때가있어 추운밖에서 부들부들 떨면서하룻밤을 지새워야 했다.
세수는 언제 하였는지.얼굴에때가끼고 터갈라져있었고 머리는 또 언제 빗어보았는지 제멋대로 엉켜 있었다.
그러던 어는날 그날도 허기진배를 이끌고 국수 사먹는 사람들 뒤에 서서 행여 국수물이라도 주지않을까 하여 기다리고있었다.
한참국수를 먹고있던 아줌마가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울엄마였다.
내주제도 말이 아니였지만 엄마 역시 꼬제비가다돼있었다.
예전에 그렇게 이쁘던 우리엄마가 아니였다.
반갑기도 했지만 엄마는 나를보더니 조금 당황한척 하더니.
국수물 한모금도 남겨주지 않고 그자리를 떠났다.
아마도 다른집 엄마들은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그순간 내가슴속에는 울컥 참을수 없는분노가올라왔다.
아무리 내가 미워도 그래도 제자식인데 이럴수도 있나싶었고 그날 나는 아무용기도 주워먹을 기운도 못내고 어느 구석에 가서 실컷 울었다.
그후로부터 나는 동생과 함께 어떤 남자의 도움으로 중국을 오게 되였고 누군가 물으면 난 엄마가 죽었다고 했다.
엄마얘기만 나오면 내마음은 한없이 힘들었고 슬펐다.
2004년 드디여 한국행을 밟게 되였고 모든것이 희안하기만했다.
어느날 티비에서 꼭 한번 보고싶다 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거기서도 사람들은 엄마를 용서해주었다.
나는 중국이나 한국에있으면서 엄마를 그리워하지도 보고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티비를 본 그날 저녁 나는 나도 모르게 엄마가 갑자기 보고싶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이불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엄마를 용서하고싶다.
지나온 일은 못견디도록 가슴 아프지만 그 모든걸 다 잊고 나는 엄마를 용서하고싶다.
넘넘 보고싶다 울엄마가.
북한에 있는 우리엄마 이제 년세도 많으시고 사시면 얼마나 더 사시겠는가하는 생각으로 너무 마음이 아파온다.
이 좋은 한국땅에서 내가 만든 흰쌀밥도 실컷 지어드리고싶은데.
이제 만날수도 없으니.
나는 어쩌면좋을까요?
혹시 돌아가시기라도 했다면 평생 가슴속에아픔을 지고 살아야한다니..
엄마를 용서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내마음은 아직도 엄마를 사랑하고싶다.
돌아가시기 전에라도 엄마 사랑해 하고 말해주구 싶지만 어떻게하면 좋을까.
좋으나 나쁘나 그래도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시길래 오늘의 용서가 있는가싶다.
아!! 오늘따라 더욱 그리워진다.
죄송합니다. 이런글 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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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요 2007-12-22 16:28:10
    그래요 엄마 용서해요 우리
    예은씨 마음이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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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통일만 2007-12-22 16:53:00
    예은님! 이름이 너무 이뻐요..전 그 이름의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그 이름의 뜻에 맞게 엄마를 용서해주는 그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아서..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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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 2007-12-23 14:29:15
    "꼭 한번 만나고 싶다"란 프로그램 저도 보면서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어요...예은 님 뜻이 꼭 이루어 지길 빕니다. 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할 것 같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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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소천사 2007-12-24 12:51:17
    그래요 ...정말 그때 .....그때의 상황속에서 자식을 알아 보셨는지 알수 없지만 제정신이였다면 이상할정도의 세월이였죠
    예은씨 엄마를 용서할 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찾으신 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그 고운맘 지니시고 계시면 꿈을 이루실날 반드시 올겄이라 기도 드릴게요 ...참좋은 글을 올리 셨어요 ....님의 맘이 곧우리모두의 맘 아니겠어요 ...어느것하나 비정상이 아닌것이없는 북한!... 지금이라도 돌아서서 국민의 이익을 잠시라도 둘러본다면 그때는 그렇게 원망했던 많은 이들도 예은씨처럼 김정일에게 조차도 관대 해질수 있는 좋은 국민임을 모르고 있는 북한 정부가 불쌍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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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님 2007-12-24 14:51:29
    예은님 북한의 모진세월이 부모형제따뜻한 정마저 나누지 못하게 하였다고 생각되요.
    이세상에는 당신을 낳아주신 어머님 단 한사람뿐입니다.
    그래도 용서의 맘을 가지셨다니 정말로기쁩니다.
    있을때 잘해라는 말이있듯이 조금만 좀더 ... 따뜻한 맘으로 어머님을 감싸주세요. 어머님도 그때일을 두고두고 후회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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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공주 2007-12-31 23:29:18
    참 맘이 넘 예쁘네요 복받으실거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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