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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장님 ^^
Korea, Republic o 대구시민 2 458 2007-12-27 17:35:25
점심을 먹고 난 후 사무실에 앉아 잠시 인터넷을 하는데 여성 경리분이 빼꼼히 쳐다본다.
"뭐하세요 ?? "
계속 물어볼꺼 같아서 급히 창을 내렸다.
그런데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완전 가까이 온다.
그러고보니 창을 내려도 "탈북자동지회"라는 글자는 없어지질 않는다는걸 까먹었구나.ㅠ
"탈북자동지회 ??"
"그거 뭐하는거에요 ?? "
선진씨 밥도 마이 뭈는데 커피 한잔할까요 ?? ^^ 라고 로비로 나가자 캤따..^^
"좀전에 마시고 올라왔어요"
"벌써 ??"
"근데 탈북자동지회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
"대리님 혹시 이북에서 왔어예 ?????? "
"엥..?이게 이북말툽니꺼 ??" "요새 점심때 혹은 저녁때 가끔 들러요."
"아. 대리님 요새 점심먹고 나서 쉬는시간인데도 일하시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 "호호호"
"아니 그 일도 하면서 보는거지 ..왜 그래요?? " "성실맨 닉네임 빼면 시체 아인거 몰라요??^^ "
"에이 그거는 아인거 같은데예 ^^ 큭큭큭 "
.
"부장님 언제 나가셨어요? "
"오후 2시쯤에 온다고 하던데 잘 모르겠어요"
"바깥에 은행갔다가 2시 반 정도에 들어올게요. 부장님 오면 그래 전해줘요"
"네 "
오늘 부장님 들어오면 작정한듯이 말씀드리려 했습니다 ^^
우리 사무실은 점심 때 한번(1시간10분), 오후 3시 반에 30분동안(요때는 소리 최대한 낮춰서 틈)음악을 트는데 부장님 맘대로 틀거든요.
부장님 나이가 50줄이 넘어서 맨날 트로트와 뽕짝만 틀고 그래서 접때 회식때 얘기를 했는데도 고집이 대단하시거든요^^(근데 점심때는 직접 제시간에 자기가 손수 틀고 오후에는 경리분께서 틈. )
사무실에 저를 포함해서 20대가 4명 , 30대가 2명 , 40대 1명 , 50대 1명인데요.
30대중에 한명은 우리쪽 편인데 나머지 한명과 40대 50대 총 3명의 걸빨이 너무 쎄서 ^^
왕고집통분이라서 아무리 말씀드려도 ㅠ ^^
그거 점심때 1시간 10분 정도 산뜻발랄하고도 분위기 있는 음악이라도 좀 틀어주시면 되는데 맨날 트로트 틀고 , 트로트도 좋은거 틀면 되는데^^
요새꺼가 아이고 전국노래자랑 사회하시는분(송해할배꺼 ^^)그거만 올해 반년동안 맨날 틀어요.
이제는 송해할배 노래가사 싹 다 외웠네요 ㅠ
근데 트로트는 좀 괜찮는데 뽕짝 이거 ㅠ
트로트 틀고 뽕짝이 뒤이어 나오믄 사무실에서 쉴라카던가 잠시 눈 좀 붙일라카믄 잠이 확 깨뿌서 사무실의 젊은 사람들은 쉬는 시간만 되믄 다 튀어나가뿌고 한명도 없거든요.

(부장님 오면 말할라꼬 작정중 ~~~~ )

다시 이어서 쓰겠습니다.^^

부장님 조금 늦게 도착.
부장님이 화장실 가는 틈을 타서 나도 쉬는 제스처를 취하며 재빨리 뒤따라 갔습니다.
"저 부장님 커피 한잔 드릴까요??
"그러자 "
로비로 온 부장님과 나는 일상적 업무 얘기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는 온통 트로트 그 생각뿐이었어요 ^^
그러던 찰나.
"부장님 저.."
"와 ?? "...."뭐꼬?? "
"저 ..접때 회식때 말한거 있잖습니까...점심시간때 트는 음악.. 그거 쪼매만 바깠으면 하는데예 ..사무실에서 트로트 틀고 뽕짝 나오믄 사람들 새우잠이라도 좀 잘라카다가 잠이 다 깨뿌거든예. 겨울도 되고 로비에서 쉴라캐도 시끄럽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자기 차로 가서 히타 틀어놓고 자고오고 그캐예. 올 겨울만이라도 트로트 말고 요새 음악중에서도 발라드 이런거 한번 틀면 안될까예?? "
.
.
"허허..한번 생각해볼께.."
"헐 ㅠㅠ" (생각해볼 문제ㅠ )(그래도 나름 기대 잔뜩 함 ^^ )
.
3시 반이 되고 음악이 나올차례인데 안나온다..
다들 제각각 업무에 바쁘고 약간 분주한 마당에 나도 뭐 좀 이따가 나오겠지 하고 생각하고 일을 보고있었따.
근데 왠일. 3시 45분인데 안나온다.
부장님 자리에는 부장님도 없고 이상하다.(오후엔 경리분이 틀 차례인데.. 보니 오후에 말씀드린것땜에 바꾸시러 간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주변에선 "음악 안나오네 . 스피커 고장났나 ??"라는 수근거림.
보던 문서 좀 보다가 이상해서 옆방 아주 작은 기계실로 달려갔습니다.
가보니 부장님이 계시네요.
"이거 와 안되노 ??"
" ^^ "
기계실 모퉁이에 기타용(작은컴퓨터를 말함)컴퓨터에서 음악 검색을 해서 mp3용 파일을 용케도 블로그에서 따운받아 실행을 했는데 자꾸 안나오고 뭐가 띵띵띵하면서 뜬다는겁니다..
알고보니 악성코드 혹은 바이러스먹은 파일인것 같았습니다. ^^
그런데 부장님은 에러먹은거 자꾸 실행하고 그카면서 안되면 스위치 끄고 키고 끄고 키고만 반복하면서 검퓨터 시동만 몇번째를 하며 시간만 보내고 계셨던거에요 (ㅋㅋㅋㅋ)
컴에 약해서 민망하셨는지 고마 가자고 하십니다 ^^
부장님이 집에가서 해올라캐서 우린 그렇게 나왔는데 나오고보니 부장님은 퇴근시간이 아닌데도 안보이네요.
아마 일찍 퇴근하신듯 ^^
사무실로 들어와서 그 얘길 하니 한바탕 폭소가 터졌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우려스러운게 있는데요.
아까전에 다운받은 음악 2개 중 하나는 트로트였다는거...
내일 아침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 드는 아침일거 같습니다. ^^
저녁 맛있게 드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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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향기 천국의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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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향기 2007-12-27 18:38:41
    시민님 글을 잼있게 읽었어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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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민 2007-12-27 21:34:52
    향기님도 복 많이 받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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