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시 영생탑 어떻게 할거냐’ 묻고 싶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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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북한) 강원도 마식령에서 하룻밤을 묵고난 그 다음날 아침, 어제 저녁에는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마식령 스키장의 전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말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다 문득 ‘과연 일반 조선 사람들도 이 곳으로 스키를 타러 올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여행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그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겨울이 되면 조선인 누구나 이곳에 와서 스키를 즐깁니다”고 답했다. 명백한 거짓말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처럼 이 나라는 어딜 가든 거짓으로 가득 차있었다. 정확하게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침 일찍부터 군인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조선의 군인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그렇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국방의 의무를 책임지는 것만이 아니다. 각종 일에 동원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물이나 도로 공사도 전부 군인들의 몫이다. 조선은 또한 국방비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여행 가이드는 김정은 체제가 국가 예산의 70%를 군대건설(?) 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0%를 경제발전에 사용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공터의 다른 쪽에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한조가 20~30제곱미터의 땅을 관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은 하지 않았고 대부분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침식사 이후 원산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대부분 무거운 짐을 싣고 가는 장사꾼들이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원산 주민들의 모습이다. 사진의 왼쪽에 높은 탑 하나(영생탑)가 있는데, 이 탑은 모든 도시마다 설치되어 있었다. 탑에는 빨간 글씨로 원래 “위대한 김일성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써져있었다. 그러다 김정일 사망이후, ‘김정일동지’라는 말을 추가했다고 한다. 가이드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만약 김정은이 죽는다면 탑에 그의 이름을 쓸 공간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항구와 접해있는 원산의 한 광장에서 한 선박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일본과 원산 사이를 오고가던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 1990년대만해도 일본을 통해 들어오는 물자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 보였다. 조선의 여성들은 머리에 물건을 이고 다니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 같았다. 원산은 조선의 동쪽 해안에 있는 항구 도시이다. 그리고 평양에서 금강산으로 향하는 길의 필수 경유지이기도 하다. 원산혁명사적관이다. 김일성이 생전에, 원산지역의 배와 기차를 애용했다고 한다. 이 사적관에는 당시에 김일성이 직접 탔었던 열차 칸이 전시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보지는 못했다. 왠지 흥미가 일지 않아 그냥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산혁명사적관 내부를 둘러보는 대신, 그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혼자 갔다면 무서웠겠지만, 다행히 따라 와준 사람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조선 가이드를 따라 움직였었는데, 처음으로 이를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사실, 조선에서는 아무리 조선 사람인 척 연기해보려고 해도, 외국인이라는 점이 들통난다. 오직 가이드와 함께 다닐 수밖에 없었다. 듣자하니, 어떤 가이드는 관광과 함께 저녁에 평양 시내에서 같이 술먹고 논다고 하던데, 우리 가이드는 그렇지 않아서 아쉬웠다. 조선의 모든 혁명사적관에는 한복을 입고서 해설을 해주는 가이드가 있었다. 중국어는 할 줄 몰라 여행 가이드가 통역을 해줬다. 관광지를 돌다가 세 장의 큰 그림이 그려져 있는 선전화를 발견했다. 가이드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왼쪽부터 김일성, 길정일 그리고 '영원한 국모'인 김정숙이라고 말해줬다. 아직 김정은의 사진이 없다는 게 신기했다. 아주 구식의 버스였다. 우리들은 버스 안에 있던 주민들은 보고싶어 했고, 버스 안 승객들은 우리들을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바라봤다. 양쪽 다 경험해보지 못한 서로의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해안가의 한 광장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 사진은 원래 있는 긴 줄의 일부분일 뿐이다. 이는 곧 있을 조선의 노동당 당건 7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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