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김정은 수림화 독려에 뿌리없는 나무 파묻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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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제7차 당(黨) 대회에서 내세울 성과를 만들어낼 목적으로 전 주민을 고강도 산림화 작업에 동원하고 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성과도 없을 나무심기 때문에 5월 초까지 들볶이게 생겼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겨우내 얼었던 땅이 채 녹지도 않은 시기(3월 2일)에 식수절(식목일)을 진행하는데, 제 아무리 열심히 심는다 한들 뿌리라도 제대로 내리겠느냐”면서 “언 땅을 깊이 파낼 인력도 부족하고 묘목을 제대로 관리해야 할 묘목사업소나 원림사업소도 허울뿐이라서, 식수 작업 단계부터 건강한 묘목을 구해다가 심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한술 더 떠 위(당국)에서는 70일 전투에 맞춰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라고 독촉을 하니 일부 주민들은 뿌리도 없는 나무를 구해다가 흙으로 간신히 덮어놓고선 실적 보고를 하기도 한다”면서 “심지어 묘목을 구할 돈이 없는 주민들은 지난 달 다른 지역에 심었던 나무를 밤에 몰래 뽑아다가 이달 식수 과제가 내려진 지역에 옮겨심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매년 봄철 나무심기 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해 봄철 심은 전체 나무들 중 50% 이상이 토양과 묘목 상태가 열악한 탓에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는 데다, 그나마 심어둔 나무들도 관리 부실로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소식통은 “종종 산림순시원(산림보호원)들이 지난번에 심어둔 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한답시고 나무뿌리가 뽑힐 정도로 들썩거려놓고 가 더 빨리 썩는다”면서 “심은 나무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주민들이 단속을 피해 땔감용으로 나무를 베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30% 정도는 소토지(산을 개간해 만든 개인 텃밭)에 심어둔 나무들이라 소토지 소유자들이 미리 심어둔 나무를 뒤집고 자기네들이 먹을 옥수수를 심는다”면서 “결국 녹지도 않은 땅을 죽기 살기로 파내 나무를 심어 둬도 다음해까지 살아있는 나무는 몇 그루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매년 성과 없는 나무심기에 마지못해 동원되는 주민들은 식수 과제가 내려졌을 당시의 책임만 모면하려고 할 뿐, 누구 하나 나서서 제대로 된 나무를 키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만 하더라도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라고 선전했지만, 그 중에서 1만 그루라도 제대로 자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나무심기 운동을 30년 이상 참여했다는 한 탈북민은 이와 관련 “북한 주민들의 먹는 문제, 난방 문제 등 일상생활이 개선되지 않으면 나무심기 운동은 전혀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선 평양을 제외하고 가스로 난방이 안 되니 전부 석탄이나 땔감을 찾게 되는데, 농촌에는 석탄마저 공급이 잘 안 되니 주민들이 전부 산에 가서 나무를 구해올 수밖에 없다”면서 “또 국가가 식량을 배급하지 않으니 주민들이 산에 옥수수라도 심으려고 그나마 있던 나무들까지 파헤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탈북민은 “한국에서 한때 북한 산림 환경을 개선하는 걸 돕겠다면서 나무심기 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지만, 사실 그때 지원했던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들은 전부 간부들 아궁이로 들어갔을 것”이라면서 “당장 굶어죽게 생긴 사람들을 불러놓고는 언 땅 위에 나무를 심으라고 하는 북한이다. 김정은은 이런 걸 ‘애국 사업’이라 포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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