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김정은 신변 우려로 수해복구 현장방문 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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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정은 입장에선 수해 복구가 마무리 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주택 입주가 시작된 시점에 함경북도 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기회일 수 있다. 북한이 수해 복구를 ‘2016년의 최절정이며 세계사적 기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처럼, 수해 복구 현장이 김정은이 애민지도자임을 강조하는 선전무대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5월 자신의 대관식이나 다름없었던 36년 만의 당 대회 개회(7차)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체제 공고화를 과시했던 김정은에게 함경북도 수해복구 현장은 올해 대미를 장식할 행선지가 될 수 있다. 국제사회의 유례없이 강경한 대북제재 속에 ‘해방 후 대재앙’이란 수해까지 겹치면서 국경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시점에 김정은의 방문은 체제 불안에 대한 동요·민심 이반을 동시에 잠재우는 효과를 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24일 데일리NK에 “김정은이 워낙 생명의 위협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호위사령부의 역할은 단순히 경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사 전반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 뒤에는 김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부소장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모든 동선을 짠다고 보면 된다. 동선 뿐 아니라 수행원까지 결정한다”면서 “방문할 때가 아닌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역시 “과거 김정일도 김일성의 모든 행선지를 결정했다. 사례를 비춰 볼 때, 김여정이 김정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수해지역인 함북도가 국경지대인데다가 두만강 국경경비대의 총기 및 무기고의 유실 등이 김정은 신변안전 문제를 제기, 방문에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23일 “겉모양은 다 완공됐지만 내부 공사는 완료되지 않은 곳이 많다”면서 “사람들이 우선 완공된 집에 가서 얹혀살고 있다. 집 주인도 짜증나고 얹혀사는 사람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런 곳에서 ‘1호 행사’(김정은 시찰)가 이뤄진다면 주민들의 반발과 비난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김정은이 올해가 가기 전에 방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존재한다. 김여정이 ‘김정은 방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017년 1월 1일 발표될 ‘휘황한 신년사’를 위해, 김정은의 수해복구 현장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셈법이란 것. 정영태 동양대 군사연구소장은 “북한 입장에서 이번 수해현장 복구는 단순한 복구사업이 아니었다”면서 “이는 사회주의 성경(이상향), 즉 소위 ‘행복도시 촌락 건설’이라는 개념으로 집중적으로 투자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자랑하고 선전하기 위해서라도 김정은이 조만간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이어 “정상적인 국가라면 수해가 났을 때 해당 지역에 최고지도자가 방문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라면서도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 지도자는 수해 복구 후 자신의 실적 등을 과시하기 위해 방문한다. 살립집 완공을 자축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김정은이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북한 호위총국에서 복무했던 탈북작가 장해성 씨 역시 “김정은 관련된 행사, 즉 ‘1호 행사’를 관리하는 곳은 호위사령부 내 ‘행사 1부’”라면서 “즉, 이들을 총괄하고 있는 김여정이 김정은 방문 시점을 타진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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