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명절 설에 ‘노예노동’ 시달리는 北어린 학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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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맞아 가발·속눈썹 제조 등 수공업 분야에 채용된 북한 평안도 학생들이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한다는 독촉에 끼니도 거르기 일쑤이고, 열악한 작업환경에 화상(火傷)을 입는 등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가발과 속눈썹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무역회사는 중국기업과 계약한 제품 납품 날자(날짜)를 맞추기 위해 일공(日工)을 관리하는 조장들에게 생산을 다그치고 있다”면서 “이런 닦달이 이곳에 채용된 학생에게 그대로 전해져 설 명절에도 밥 먹을 새도 없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가모(假毛)로 속눈썹을 만드는 공정은 세밀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10대 학생들만 채용된다”며 “학생들은 전기도 없는 등잔불 밑에서 일을 하다 눈병에 걸리거나 아무런 안전도구 없이 석탄불 위에서 불 다림질을 하는 바람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무역회사들은 2010년대 들어 가발과 속눈썹 제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 이후 재수출하는 형태로 외화벌이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손재간이 있는 여학생들을 우선순위로 채용한다. 여기에서 생계가 곤란한 학생들이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간주하면서 기본적인 근로수칙이나 보호제도는 깡그리 무시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자금력과 해외 시장 판로를 갖춘 무역회사는 돈을 무기로 쓰고 있다”면서 “설날 같은 명절에는 아이들에게 후불이 아닌 바로 돈을 지급해 주겠다면서 자연스럽게 초과 근무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속눈썹 한 개에 0.05달러를 책정해 준다면서 말 그대로 아이들을 일만 하게 만들어 놓기도 한다”면서 “어떤 지역은 9살 아이도 이런 일에 투입시켰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 사회주의 노동법은 16세 이하 소년들의 노동을 금지한다(제15조)고 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수년간 수공업 노동에 시달린 평안도 학생들은 학습능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손재주만 좋아지고 있다”면서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노동을 하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북한)아동의 처지는 개선의 길조차 보이지 않는 사회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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