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南대통령 탄핵 소식 연일 화제…“남조선 인민들 대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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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지속적으로 전하면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 사건이 연일 화제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우리의 헌법재판소가 탄핵인용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2시간 20분 만에 신속하게 소개했고, 이후 연일 노동신문 등 내부 주민들도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대규모 촛불집회와 박 전 대통령의 파면 과정을 자세히 서술, 남조선(한국) 국민이 역사적 승리를 성취했다고 추켜세웠다. 주민들의 관심사는 바로 ‘인민 승리’ 부분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인민들의 힘으로 남조선(한국) 대통령이 탄핵됐다는 소식에 놀라움을 표하는 주민들이 많았다”면서 “어려서부터 수령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요당해온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수령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대로 북한의 전체 주민들도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10개 조항의 생활원칙인 ‘당의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다. 당이 법과 인민 위에 있고, 수령이 당 위에 군림하는 북한 체제에서 10대원칙은 모든 북한 사회를 움직이는 지침으로 활용된다. 수령의 말(語)을 관철하지 않는 행위를 철저히 탄압해 왔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선 수령님의 말씀을 어기면 목숨을 잃어야 하는데, (한국은) 인민들이 시위를 통해 대통령을 끌어내렸다는 것 자체에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박근혜 탄핵 소식을 방송과 노동신문을 통해 접한 주민들은 처음엔 믿지 않았다. 중국과 한국에 살고 있는 친인척들과 통화하던 중 사실관계를 물을 정도”라면서 “이후 사실을 확인한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도 남조선(한국)처럼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공장기업소들에서 아침 조회시간에 ‘썩고 병든 남조선 사회의 실태가 이번에 낱낱이 밝혀졌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지만,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탄핵사건 이후 남조선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소식통은 “‘대통령을 탄핵시킨 남조선 인민들이 대단하다’ ‘살맛나는 세상이 바로 남쪽’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주민들도 많다고 한다. 북한 매체가 사태의 본질을 자세히 전하기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악녀’ ‘특등 주구’ ‘매국과 반역자’라고 비난하는 데 집중하면서 “신문이 또 비슷한 이야기를 떠들어 댄다”면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하루 밥벌이에 급급한 일반 주민들은 탄핵에도 관심 없고, 현재는 인테리(지식인)들 중심으로 이 문제를 토론하고 있다”면서 “같은 민족 국가에서 대형 정치 사건이 터졌는데도 조선(한)반도 미래를 함께 걱정하지 못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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