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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단둥 여관에 北노동자 수백 명씩 머물다 러시아行”
데일리NK 2017-03-21 10:02:11 원문보기 관리자 654 2017-03-29 22:56:09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일부 여관에 북한 노동자들 수백 명이 머물다가 지정 날짜에 러시아로 대거 파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약 일주일간 여관에서 대기하다가 러시아로 이동하고, 그 뒤를 이어 비슷한 인원의 노동자들이 이 여관을 찾아 러시아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 등 국경 지역으로 ‘직행’하지 않고 중국을 경유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최근까지 러시아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들은 나진·선봉을 거쳐 러시아 하산-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또는 하바롭스크)로 이동해왔기 때문.

단둥을 경유하는 루트는 한때 러시아 내륙 지역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데 활용됐었다. 비행기로 러시아 국경에 도착한 뒤 다시 열차를 타고 내륙으로 가는 것 보단, 북한과 가까운 단둥에서 국제열차로 러시아 내륙까지 가는 게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루트는 약 10년 전 북한 당국의 갑작스런 지시로 폐쇄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와 관련 김동남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 대표는 21일 데일리NK에 “최근 중국 단둥에 있는 여관 두 곳에 평양과 평안남도 출신 북한 남성 노동자 200여 명이 한가득 묵고 있다”면서 “원래 머물던 노동자들 수백 명이 러시아로 떠났고, 며칠 후 비슷한 규모의 노동자들이 단둥을 찾아 다시 여관을 꽉 채운 상태다.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이 단둥을 거치는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여관 사람들 말에 의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조만간 러시아로 떠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면서 “9일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여관을 찾아 머물다가 일주일 내에 떠났고, 16일 다시 200여 명 노동자들이 찾아와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백 명이 빠져 나가면 다시 수백 명이 찾아와 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여관이 5층 건물인데, 건물이 북한 노동자들로 꽉 찼다”면서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요 근래 러시아로 파견되는 노동자만 거의 수천 명에 육박한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중국 단둥 여관에서 머물던 북한 노동자들은 지정 일자에 기차를 타고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거쳐 러시아 내륙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의 말을 종합해보면, 최근 북한 당국이 저렴한 운송비로 대규모 인력을 송출하기 위해 폐쇄됐던 중국 경유 루트를 재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에 파견돼 일하다가 재작년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민은 “10년 전쯤 중국을 기차로 경유해 러시아로 들어가는 노선이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중국을 지나는 노선을 다 없애라고 지시해 한순간 모두 폐쇄됐었다”면서 “이후 중국을 경유해 러시아로 파견되는 일은 없었는데, 노선을 새로 개통했거나 기존 노선을 재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탈북민은 특히 단둥서 머물던 노동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나 하바롭스크 등 북한과의 국경 지역이 아닌, 모스크바나 쭈멘 등 유럽에 가까운 내륙에 파견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평양에서 출발해 두만강까지 가는 데 닷새, 두만강 건너 모스크바로 가는 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중국을 경유하지 않으면 러시아 내륙까지 가는 데 보름이 걸렸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시엔 평양에서 단둥을 경유해 러시아로 가는 급행열차가 있어 짐이나 인력이 많을 경우 이 루트를 이용했다. 시간도 단축되고 열차 한 번 타면 러시아까지 가니 돈도 절약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외화벌이를 위한 노동자 해외 송출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계획에 적극 호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대북 소식통은 “국제사회가 북한 외화벌이 차단한답시고 노동자 송출을 주시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으로선 값싼 인력을 원하는 러시아가 있는 한 노동자 송출을 계속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서 “오죽 이동 인원이 많았으면 10여 년 만에 폐쇄됐던 루트(단둥 경유)를 다시 활용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20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북러 양국은 지난 17일 평양에서 열린 공동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 속에서도 노동자 파견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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