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김일성 초상화 그려진 5천원 구권 외면,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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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김일성 초상화가 삽입된 5000원권 구권(舊券)이 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말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신권(新券)에 밀려 사용 빈도가 대폭 줄었다는 건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강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화폐 중 김일성 초상화가 유일하게 남아 있는 5000원권 구권. 이제는 사용을 꺼리는 주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수령님(김일성) 초상화가 있는 구화폐 5000원은 생산이 중단됐기 때문에 이젠 낡거나 찢어진 게 많다”면서 “때문에 장사꾼들은 정치적인 처벌을 우려해 구권을 받길 꺼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구권 교환 만료 기간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가 다 가기 전엔 신권으로 다 바꿔야 하는데, 누가 종잇장으로 전락할 지폐를 갖고 있으려고 하겠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은 지난 2014년 최고액권인 5000원권에서 할아버지 김일성의 초상화를 없애고, 구권의 뒷면에 있던 ‘만경대 고향집’(김일성 생가) 도안을 신권 앞면으로 배치했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 당시 발행된 신권 100원권, 1000원권에서 김일성 초상이 모두 빠졌고, 동시 발행된 신규 2000원권에도 김일성 초상을 넣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제 조만간 북한 모든 화폐에 김일성 초상화는 사라지게 될 전망입니다. 소식통은 “초상화가 그려진 1만원권 지폐가 새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한때 돌았지만, 이제는 그런 말도 쏙 들어갔다”면서 “지폐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운 원수님(김정은)이 선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김정은의 행보에 ‘교묘하다’ 혹은 ‘머리는 잘 쓴다’고 평가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습니다. 일단 주민들의 편의를 봐주는 최고지도자의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고 소식통은 소개합니다. 그는 “아무래도 초상화가 그려진 화폐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했었는데, 최근엔 많이 달라졌다”면서 “북한 시장에서 1달러 가치에도 못 미치는 지폐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애지중지 간수했지만, 신권은 아무렇게나 다룰 수 있어 편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화폐에 대한 주민 불만은 여전합니다. 수시로 화폐 도안을 바꾸는 바람에 헛갈리는 주민들이 많다는 겁니다. 2009년에 100원 지폐에서는 기존의 200원짜리에 있던 목란꽃 이미지로 변경하고 200원 지폐에는 천리마동상을 넣었지만,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아직도 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화폐 그림을 자주 바꾸나’라는 의구심을 표출하는 주민이 많다”면서 “조선(북한) 화폐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게 된 건 이 같은 안일한 정책도 한몫 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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