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지원물자는 어디로?…北군인 “구경도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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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북한 주민들이 한국전쟁 정전협정일(북한에서는 전승절이라고 주장)을 맞아 인민군에 토끼곰과 닭곰 등 지원물자를 보냈지만, 정작 군인들은 구경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삼수군 주둔 42여단. 군인들은 전승절 당일날인 어제(27일)도, 오늘 아침에도 제대로 된 밥상을 마주하지 못했습니다. ‘인민군 원호(援護)물자 보장’이라는 당국의 강요에 북한 주민들이 토끼곰과 닭곰을 비롯해 각종 음식을 보내줬지만, 병사들에게는 물품이 전달되지 못한 겁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들은 생계가 어려운데도 3만 원 가격의 토끼곰과 닭곰을 두 세대 당 한 마리씩 마련해서 상납했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후방물자는 군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행처가 불분명해 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제대로 먹지 못해 허약한 군인들을 위해 정성들여 마련한 음식인데 당사자들은 그림자도 보지 못한 것”이라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주민들은 ‘인민군 지원사업 지시는 왜 하는가’ ‘누가 다 먹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달 초 전국에 군 후방물자 지원에 대한 지시를 하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장 기업소 노동자 및 가두 여성(전업주부)들은 당국이 지정한 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합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학생들까지 후방물자 사업에 동원시킵니다. 달래 2kg을 과제로 부여하고, 위문편지를 쓰라는 강요를 당하는 겁니다. 소식통은 “삼수군 내 한 중학교에서는 달래를 바치지 못한 학생들이 현금 1만 2000원(북한 돈)을 냈다”면서 “이처럼 어떤 가족은 3중, 4중으로 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같이 아이들까지 돈을 바쳐 군 지원금이 모아졌지만, 정작 그 혜택이 군인들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얼마 전 강연회에서 원수님(김정은)이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로 군인들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코웃음 치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 전승절은 당(黨)에서 책임지고 성대하게 해주자’는 방침은 군인들과 주민에게는 오히려 고단함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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