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역회사의 꼼수…“기름 없이 中 나갔다 가득 채워 귀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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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무역회사들이 할 일 없이 서있는 트럭을 기름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출국시켜 중국에서 가득채운 후 귀국하도록 조치했다”면서 “빈차로 나갔다 들어온다 해도 차에 넣은 기름을 되거리(물건을 사서 곧바로 다른 곳에 넘겨 파는 일)하면 수익이 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아침에 나왔던 트럭들이 요즘에는 초저녁에 나왔다가 늦은 저녁 바로 들어가는 재밌는 상황도 벌어진다”면서 “보조 통을 두 개 정도 부착하고 여기에도 기름을 가득 채워 오는 트럭들도 간혹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9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항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당시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의 대북 수출을 제한하자, 발각되기 쉬운 화물칸에 기름을 싣지 않고 식별이 어려운 기름통을 이용한 유입을 꾀한 것이다. 이에 트럭 운전수(운전사)들은 중국 해관(세관)의 단속에 “자체 자동차에 쓰일 기름인데 무슨 문제냐”라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은 오래 가지 않았다. 중국 해관에서 북한 트럭을 임의로 지정, 입국과 출국 시 기름량을 비교하는 등 통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포기하지 않았다. 신의주 개인 상인과의 협조를 통해 물품을 소량이나마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식품, 의류 등 물품을 몇 가지 싣고 나오게 되면서 중국 측에서 기름을 가득 실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기 어려워졌다. 북한 무역회사들의 꼼수에는 중국 해관원들도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무역회사들은 최근 중국 대방(무역업자)과의 무역 거래보다 (북한) 시장 물주들의 부탁으로 중국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때문에 단둥 물류창고에서는 식품과 가전제품 등 개인들이 부탁한 물품 박스들을 따로 분리해서 싣는 조선(북한) 상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꼼수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올 초에 제시한 외화과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북한 소식통은 “빈차로 연유를 나르며 팔아 떨어지는 몇 푼의 돈이라도 벌기 위해 애를 쓰는 거 보면 궁색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내부 소식통은 또 “대북제재로 (북한)무역회사들이 올해 무역 와크(수출 허가증)로 받았던 석탄·광물량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면서 “연말이 되면 무역량과 충성자금 상납량 기준으로 신년 무역 와크가 정해졌었지만 올해는 그럴 필요도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북한 석탄·광물 수출이 차단되면서 무역회사들의 수출계획은 상당부분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북한 당국은 무역회사들에게 할당했던 석탄·광물 수출허가권을 내년에도 이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무역회사들은 이에 희망을 품지 않고 자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설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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