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 기자협회 항의 방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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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납북어부 4명과 납북자가족모임 단체들이 6일 한국기자협회 정일용(鄭日鎔·45) 회장을 항의 방문, 사과와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정 회장은 지난 1일 KBS ‘미디어포커스’에 출연해 지난달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의 남측 취재단 전원 철수 사태와 관련, ‘납북’과 ‘국군포로’란 용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현재 북쪽에는 남쪽 출신자로서 거주하는 분이 꽤 있다. 우리는 대개 이런 분들이 납북돼서 강제 억류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진 월북자도 있다”며 “북쪽에 납북된 어부들 중에는 스스로 머무르기로 결정한 사례도 있다”고 말한 것이 시비의 발단이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崔成龍·54) 대표는 “정 회장이 1일 KBS ‘미디어포커스’에 출연해 지난달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벌어진 북한측의 취재 방해 사태에는 입을 다물고, 대신 납북자를 자진 월북자로 표현했다”며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월북자도 있다고 했을 뿐 납북자를 월북자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맞섰다. 그러자 1975년 동해상에서 납북됐다가 지난해 귀환한 고명섭(62)씨가 “30년 동안 억압과 착취 속에서 입도 한마디 뻥끗 못하고 살다가 정신적·육체적으로 다 늙어서 돌아왔다. 아직도 북에서 굶어 죽고 맞아 죽는 납북자들이 많은데 ‘자진 월북’이라니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정 회장과 몸싸움을 벌였다. 정 회장은 “어떤 근거로 내가 납북자를 자진 월북자라고 했는지 근거를 대라”며 “북쪽엔 스스로 남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의 고성(高聲)에 이번에는 납북자 이재근(66)씨가 나서서 “북쪽에 끌려가 모진 간첩훈련을 받고 북한 사회에 나올 때는 ‘납북됐다는 말을 절대 하지 말라’는 각서를 쓰고 열 손가락에 지장을 찍고 나왔는데 스스로 북한에 남았다고 하다니 북한 노동당과 하는 말이 똑같다”며 책상을 내려쳤다. 이씨는 1970년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납북됐다가 30년 만인 2000년 귀환했다. 이날 양측은 고성과 욕설이 오가면서 서로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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